카페로 본 코로나19 이후 춘천 내 상권 흥망성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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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로 본 코로나19 이후 춘천 내 상권 흥망성쇠

    도심 카페는 줄줄이 ‘눈물’…외곽지역 카페는 ‘미소’

    • 입력 2021.04.02 00:02
    • 수정 2021.05.12 14:3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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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구제금융 위기도 몰랐던' 춘천지역 상권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례없는 경제적 충격을 겪고 있다. 유동인구와 구매력 감소로 자영업자의 휴·폐업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지역 내 상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원지역 상업용부동산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4.2%로 전년동분기(11.6%) 대비 2.6%p 증가했다. 부동산 임대시장의 수요자인 자영업자가 위축되면서 그만큼 빈 상가가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신용데이터에서 공개한 소상공인 매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해 1월3일 주간 춘천지역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동기간 대비 36.3% 감소, ‘연말연시 특수 실종’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결과에서는 4월 강원지역 경기동향지수(BSI) 전망치가 72.3으로 전년동월(74.8) 보다 2.5p 감소하는 등 향후 경기 판단도 어둡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그 양상은 상권의 특성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세청 월별 사업자현황 기준 지난해 연말 춘천지역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476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12월(389명) 당시보다 87명(22.4%) 증가했다. 강원도내 전체 커피음료점 사업자가 같은 기간 2191곳에서 2568곳으로 377곳(17.2%) 늘어난 것과 비교해 더 가파른 성장세다.

    도내 시·군별로는 화천(58.3%), 속초(23.4%), 횡성(22.7%), 고성(22.6%) 다음으로 카페 사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도심지 내 주요 상권에서는 폐업으로 인해 카페 점포 수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간신히 규모를 유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외곽지역에서 자연과 호흡할 수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카페들이 부상한 까닭이다. 이로 인해 춘천지역 전체를 놓고 보면 카페 업종이 부흥하고 있는 듯한 착시 효과가 나타난다.

    주로 외지 방문객의 구매력에 의존하는 근교 카페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실수요자인 커피전문점을 척도로 상권을 분석하기 위해 춘천 내 전체 사업자 수 규모의 증감이 아니라 카페 업종을 기준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업종별·상권별 분석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중심가와 구도심에 입지한 카페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를 보이며 점포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또 주거지와 가까운 근린상권의 부상으로 정주인구가 많은 상권은 상대적으로 업체 수 감소 현상이 적었다. 카페 업종의 흥망성쇠를 통해 지역 내 상권 흐름을 진단한다.

    ■명동 상권

    브랜드 옷가게와 음식점 등이 밀집해있는 명동 상권은 도청, 시청과 인접하고 중앙시장이 입지해 유동인구가 많은 춘천의 대표 상권이다. 각종 오피스 빌딩이 입지해 직장인들의 외식 수요도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도심지 상권은 유동인구의 감소로 눈에 띄게 침체됐다.

    올해 1월 기준 명동 상권 내 카페는 61곳으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12월(79곳)과 비교해 18곳(22.8%) 감소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해당 상권의 카페는 78곳으로 유사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해를 넘기자 소상공인들이 버티지 못하고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춘천지역 전체 카페 수는 627곳에서 672곳으로 45곳(7.2%)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갖춰 거리두기가 가능한 ‘신상 카페’가 다수 생겨났지만, 명동은 넓은 부지 확보가 힘든 구도심 상권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다.

    유동인구 변화폭에 비해 매출액의 타격이 더 컸다. 춘천지역 중심 상권인 명동은 2019년12월 유동인구 3만710명, 지난해 연말에는 2만6543명으로 4167명(13.6%)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유동인구 자체보다는 구매력 감소 요인이 더 크게 작동했다.

    명동 상권 내 카페의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8월 1029만원을 기록했으나 최근 6개월 새 급격한 추락 곡선을 보이고 있다. 9월 들어 월 매출 1000만원선이 붕괴돼 964만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12월에는 연말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775만원, 올해 1월은 696만원에 그쳤다. 5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월평균 매출은 333만원(32.4%) 감소했다. 카페 이용건수(매출에 대한 결제건수) 역시 지난 8월 1261건에서 올해 1월 829건으로 432건(34.3%)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동인구 및 구매력 감소를 겪고 있는 명동 상권(사진=MS투데이 DB)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동인구 및 구매력 감소를 겪고 있는 명동 상권. (사진=MS투데이 DB)

     

    ■팔호광장 상권

    전통시장이 인접해있고 주거 구역과 이어지며 교통량이 많은 팔호광장 상권은 명동 상권보다는 코로나19의 충격이 덜했다. 2019년 12월 8곳이었던 상권 내 카페는 지난해 6월, 올해 1월 각 9곳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오히려 1곳(12.5%)이 증가했다.

    상권 내 카페의 월평균 매출액 규모는 지난해 8월 1432만원과 비교해 올해 1월 1026만원으로 406만원(28.4%) 감소하며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는 못했으나 평균 매출이 1000만원을 웃돌며 명동상권에 비해서는 사정이 나았다. 같은 기간 춘천시 전체 음식점의 월평균 매출이 567만원(50.0%) 감소하면서 반토막 난 것과 비교하면 구도심이지만 정주 인구 규모가 꾸준하고 지역 내 교통 중심지로 통행량이 많은 상권 특성이 반영돼 침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팔호광장 상권의 유동인구는 2019년 12월 5200명에서 지난해 12월 6267명으로 오히려 1067명(20.5%)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카페업종 이용건수에서도 지난해 8월 1566건에서 올해 1월 1108건으로 458건(29.2%) 감소했지만, 하락폭은 지역 내 타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거두리 상권

    다수의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거두리는 춘천지역 내 대표적인 근린상권이다. 이 상권 내 카페는 2019년 12월 및 올해 1월 각 15곳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간신히 업체 수 규모만 유지할 뿐 매출 및 결제건수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8월 1825만원에서 지난해 12월 961만원으로 반토막났고, 올해 1월 1066만원으로 간신히 월매출 1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결제건수는 같은 기간 1824건에서 1113건으로 39.0%(711건) 줄었다. 상권 내 유동인구는 올해 1월 6260명 수준으로 전년동월(7027명) 보다 767명(10.9%) 감소했다.

    ■남춘천역 상권

    유동인구가 많은 남춘천역 근처 카페는 올해 1월 기준 14곳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3곳)과 비교해 1곳(7.7%) 증가했다. 이 상권의 전체 음식점 및 주점업종은 같은 기간 173곳에서 137곳으로 36곳(20.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카페 업종이 겪은 여파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남춘천역 상권의 유동인구는 2019년 12월 4342명과 비교해 지난해 12월에는 5692명으로 1350명(32.1%) 증가하는 등 오히려 오가는 사람이 늘었다.

    카페 매출액은 지난해 8월 2024만원에서 지난해 연말 1256만원으로 768만원(37.9%) 급감했으나 올들어 1월 1303만원을 기록하면서 회복세로 나타났다. 남춘천역 상권 카페의 월평균 매출액은 최소 400만원대에서 1000만원대인 춘천 내 타 상권과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결제건수는 지난해 8월 2212건, 지난해 연말 1279건, 올해 1월 1333건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스무숲 상권

    배후 대형 주거단지가 있고 대형 영화관이 인접한 스무숲 상권에서도 카페 수 점포 규모는 소폭 증가했다. 2019년 12월 10곳이었던 상권 내 카페는 올해 1월 11곳으로 1곳(10.0%) 늘었다. 카페의 상위 업종인 전체 음식점 및 주점업 점포수는 같은 기간 166곳에서 119곳으로 47곳(28.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카페업종의 폐업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상권의 유동인구는 2019년 12월 1348명에서 지난해 12월 1328명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쳤으나 전반적인 구매력이 크게 위축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상권의 중심인 영화관의 집객력이 줄면서 카페 월매출 규모는 지난해 8월 775만원에서 올해 1월 470만원으로 305만원(39.4), 같은 기간 결제건수는 503건에서 320건으로 183건(36.4%) 각각 감소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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