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년 앞둔 레고랜드] 3. 강원도·중도개발공사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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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장 1년 앞둔 레고랜드] 3. 강원도·중도개발공사 '혈세 낭비' 논란

    • 입력 2021.03.25 00:00
    • 수정 2021.04.12 14:39
    • 기자명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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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이하 레고랜드)를 건립하는데 드는 총 사업비는 2600억원이다. 이 중 멀린엔터테인먼트가 1800억원, 중도개발공사가 800억원을 부담한다.

    이밖에 △호텔 △휴양형리조트 △복합테마파크 △상가시설 등의 기반공사를 포함한 주변부지 개발 비용은 1조 359억원으로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를 유치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처럼 개발 사업에 투입된 예산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강원중도개발공사(전 엘엘개발, 이하 중도개발공사)의 지분 구조 문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더구나 중도개발공사는 회사 설립 이후 줄곧 여러 방면에서 레고랜드 관련 사업에 참여하며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중도개발공사는 2012년 강원도가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강원도가 2018년 멀린엔터테인먼트(이하 멀린)와 총괄개발협약(MDA)을 체결하며 사업 주체가 변경되기 전까지 시행사로서 레고랜드 사업의 대부분을 도맡았다.

    지분 구조를 봐도 마찬가지다. 중도개발공사의 최대주주는 강원도로 4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도개발공사가 보유한 자기주식 또한 19.64%에 달해 사실상 63.66%의 지분이 강원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됐다. 

    ◇ 강원도·중도개발공사, '재정 부담' 어쩌나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개발 과정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의 형태로 약 10년의 세월을 함께하고 있다. 그 둘 사이에서 멀린이 MDA 체결 이후 레고랜드 개발사업의 주축이 됐으며 테마파크 개발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는 레고랜드 및 주변부지 개발로 인해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의 재정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MDA에 따르면 레고랜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다양한 변수들의 책임 소재 또한 강원도로 향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개장 직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레고랜드 건립에 돌입한 이후 계속해서 강원도의 골치를 썩이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주차장'이다.

    MDA 체결 당시 강원도는 중도 내 주차장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부담하고 운영까지 도맡기로 약속했다. 해당 조약에 따르면 강원도는 멀린의 설계 관련 요청을 반영한 4000대 이상 규모의 주차장을 레고랜드 개장 90일 전까지 완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시 레고랜드가 입은 손해를 강원도가 전액 배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강원국제컨벤션센터 건립을 통해 2200대 규모의 주차장을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18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또한 마련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를 통해 강원국제컨벤션센터의 주차 가능 대수가 500대로 축소됨에 따라 주차장의 증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강원도는 중도개발공사가 진행 중인 주차장 조성사업을 1층 1800대에서 2층 3500대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차장 증축 과정에 필요한 자금은 650억원으로 강원도는 도비 지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레고랜드 주변부지 개발 사업의 일환인 '강원국제컨벤션센터' 건립에 투입되는 도비 또한 어마어마하다. 

    강원국제컨벤션센터의 사업비는 1490억원으로 강원도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중 건축비 894억원의 경우 전액 지방채를 발행해야 충당이 가능한 상황이다. 나머지 596억원에 달하는 부지매입비는 레고랜드 건설 과정에서 도유지였던 중도를 중도개발공사 소유로 넘긴 뒤 재매입할 수밖에 없는 탓에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25.5%로 전국 평균인 45.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도 레고랜드 개장 전까지 확보하기로 약속한 4000대 규모의 주차장 때문에 강원국제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진=박지영 기자)
    (사진=박지영 기자)

    ◇ 멀린 추가 투자 '회의적' vs 10년간 5억 달러 투자

    강원도 재정 부담에 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멀린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지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개장 이후 레고랜드의 성장세에 따라 투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멀린은 레고랜드에 관한 추가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금액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까지 멀린은 직접 투입한 건설비 1800억원을 포함해 향후 10년간 레고랜드에 투자할 예산으로 총 5억 달러(약 5660억원)를 배정했다.

    오윤경 레고랜드 코리아 마케팅 이사는 MS투데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5억 달러 수준의 예산을 배정했지만 사업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투자금이 2배 이상으로 늘 수도, 역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며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알 수 없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멀린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중도개발공사 투자금 800억원 먹튀 의혹에 관해서는 기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MDA 체결 당시 강원도가 레고랜드를 2023년 말까지 준공하지 못하거나 테마파크 개장 후 5년 이내에 사업을 중단할 경우 멀린사가 중도개발공사의 투자금 800억원을 운영 햇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항목을 삽입했다. 이에 레고랜드 개장을 반대하는 측에선 "5년만 사업을 해보고 원하는 만큼의 실적이 나오지 않을 시 멀린이 떠나버릴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오 이사는 "개장 전까지 멀린이 레고랜드에 확실하게 투자할 자금만 3850억원에 달하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큰 데 이를 회수하지 않고 한국을 떠날 생각을 하겠다는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라며 "50년간의 부지 임대기간 동안 어떻게든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자 하는 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5년, 10년뒤 발생할 사업 성과를 예측해 씨라이프, 워터파크, 호텔 등의 시설 투자를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확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kimgiza@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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