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렌즈웨어’ 이재경·김현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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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렌즈웨어’ 이재경·김현기 대표

    • 입력 2021.03.22 00:01
    • 수정 2023.09.07 12:44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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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지금이 창업 적기’라는 말이 돈다. 창업지원 제도들이 쏟아지는 탓이다. 그러나 준비 없는 창업은 실패를 부른다. 창업은 독특한 아이디어, 지속해서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는 사업 모델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청년 창업가들의 톡톡 튀는 생각과 생생한 창업 이야기를 듣기 위해 강원대학교의 춘천캠퍼스를 방문했다.

    교내 KNU스타트업큐브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렌즈웨어’는 대학생 창업동아리로 시작해 2018년 10월 문을 연 콘택트렌즈 액세서리 기업이다. 이재경(27) 대표는 강원대학교 재학 당시 눈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렌즈를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김현기(29) 공동대표의 합류 이후 2018년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주관하는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렌즈웨어는 지난해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5202%의 펀딩률을 달성, 가능성을 인정받고 지난해 10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했다. ‘렌즈’와 ‘액세서리’라는 익숙한 두 단어의 생소한 조합을 만든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렌즈웨어' 이재경·김현기 대표(왼쪽부터). (사진=배지인 기자)
    '렌즈웨어' 이재경·김현기 대표(왼쪽부터). (사진=배지인 기자)

    다음은 이재경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기업명과 제품명이 같다. ‘렌즈웨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렌즈웨어’라는 이름은 렌즈를 옷 입는 것처럼 편하게 입혀준다는 뜻으로 지었다. 현재 시중에 렌즈 액세서리라는 게 거의 없다. 스테이플러를 호치키스(스테이플러 제조 기업)라고 부르는 것처럼 앞으로 다른 렌즈 착용 도구나 렌즈 액세서리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그걸 렌즈웨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

    Q. 어떻게 창업에 뛰어들게 됐는지.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필요하다고 느끼는 서비스나 제품을 만들어 보는 기회로 생각해 창업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다. 창업동아리에서 사업계획서나 제품 IR(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발표하면서 들은 많은 평가가 “너네는 안 될 거다”, “렌즈를 끼는 제품이 이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는 말이었다. 그 말에 오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했다. 예비창업가를 지원해주는 정부 과제에 선정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Q. 렌즈라는 아이템을 선정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대학교에 입학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렌즈를 처음 사봤다. 렌즈 한쪽을 끼는데 빠르면 5분, 오래 걸리면 30분 동안도 눈에 넣지 못한 채 무리하다가 눈이 빨개졌다. 첫 렌즈는 서너 번 끼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두 번째 렌즈는 제대 후 꾸미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예전보다 나았지만, 쉽게 끼지는 못했다. 어느 날 방문했던 안과에서 눈에 렌즈를 억지로 넣다 보니 각막에 상처가 많이 났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렌즈가 발명된 후부터 손으로만 착용하는데 과연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 의문이 들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불편함을 느끼리라 생각해서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됐다.

    Q. 공동대표인 김현기 대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나는 발명하고 개발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능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만든 제품을 꾸미고 홍보하는 데는 재주가 없다. 형(김 대표)은 공모전에서 처음 만났는데, 나한테 “너 아이템 구려”, “구려서 안 돼”라고 말했다. (웃음) 그때 형이 “아무리 대단한 거라도 브랜딩이 잘못되면 하찮은 아이템이나 사업이 될 수 있고, 작은 사업도 브랜딩이 잘 되면 명품기업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기당한 것 같다. (웃음) 형은 제품 콘셉트나 기업 슬로건을 만들고 홍보하기에 딱 맞는 사람이었다. 아이템을 더 개발한 후에 같이 창업하자고 계속 설득했고, 결국 함께하게 됐다.

     

    이재경·김현기 대표가 '렌즈웨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배지인 기자)
    이재경·김현기 대표가 '렌즈웨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배지인 기자)
    '렌즈웨어' 제품. (사진='렌즈웨어' 제공)
    '렌즈웨어' 제품. (사진='렌즈웨어' 제공)

    Q. 제품 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논문도 찾아보고 인체나 안구 구조를 공부하면서 제품을 설계한다. 3D프린터로 뽑은 제품으로 테스트를 해보며 불편한 점들을 잡아나간다. 제일 처음 개발한 제품은 이 세상에서 딱 나만 렌즈를 낄 수 있는 제품이었다. (웃음) 계속 설계를 바꿔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테스트도 부탁하고 안과나 안경원에 시장조사를 다니며 조언을 구해 불편한 점들을 잡아나가고 있다. 처음에 만든 제품과 지금 판매하는 제품은 많은 차이가 있다. 또 현재 기획 중인 업그레이드 버전의 제품도 많이 달라졌다.

    Q. 크라우드펀딩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지.
    렌즈 액세서리라는 게 생소하다 보니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을 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았다. 그때 펀딩 사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펀딩 사이트에 있는 소비자들은 일반 소비자와는 달리 새로운 것, 도전적인 것, 기업이나 제품의 가치를 보고 구매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시 전에 펀딩을 해보기로 했지만 두렵기도 했다. 펀딩이 잘 안되면 의욕이 떨어질까 걱정됐다. 어떻게 보면 그 당시에는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결국 한달간 펀딩을 진행하고 예상 목표치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모였다. 이전에는 그게 꼭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우리가 아예 필요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기뻤다. 냉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은 하나의 제품만 판매 중인데 신제품과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렌즈 관련 제품을 계속 출시하는 게 목표다. 단순히 렌즈 액세서리에서 그치고 싶지 않다. 나중에는 콘택트렌즈나 컬러렌즈 사업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렌즈를 옷 입는 것처럼 편하게 입혀준다는 슬로건 그대로 누구나 렌즈를 쉽게 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우스갯소리로 70~8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고 말한다. 그게 실현되기를 바란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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