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피플] 3. 서예가 이정(怡庭) 이한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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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피플] 3. 서예가 이정(怡庭) 이한나 씨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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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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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도에서 전업 서예가로 인생 전환점 맞아
좌우명은 ‘우공이산’…“언젠가는 목적을 달성”
“춘천은 평온함과 영감 줘, 나답게 살게 돼”
이정(怡庭) 이한나 작가. (사진=신초롱 기자)
이정(怡庭) 이한나 작가. (사진=신초롱 기자)

‘서예(書藝)’는 글씨를 붓으로 쓰는 예술을 뜻한다. 흔히 화선지에 붓으로 쓴 전통서예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근래에는 전각, 캘리그라피, 회화 등 현대미술과 접목한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1993년부터 춘천에 살며 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한 서예가 이정(怡庭) 이한나(41) 씨는 전통예술의 갈래인 서예와 전각을 해오고 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은 국문학과로 진학했던 그는 취미로 시작한 서예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스승인 황재국·황선희 서예가의 가르침을 토대로 전업 서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생물학도에서 서예가로 인생 전환점을 맞은 이 작가가 서예에 입문하게 된 건 대학 졸업 후의 일이다. 이공계열의 학문들에 공허함이 들기 시작했고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찾기 위해 대학 3~4학년 무렵에는 다른 학과의 전공과목을 교양수업으로 선택해 들었다. 이때 국문학과 전공과목 중에서도 조선후기 한글소설에 큰 재미를 느꼈다.

이 작가는 좋은 스승을 만난 덕분에 서예를 지속해올 수 있었고 일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되면서 서예가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취미로 했던 시절을 포함해 그가 서예와 함께한 시간은 어느덧 10년이다.

 

작가의 좌우명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사진=신초롱 기자)
작가의 좌우명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다. (사진=신초롱 기자)

작업실 벽면에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적힌 작품이 시선을 빼앗는다. 좌우명이 ‘우공이산’이라는 작가는 “사람의 능력이라는 건 비슷비슷하지 않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살다보면 누군가의 도움으로 뜻하지 않은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한문서예 중에서도 전서, 그중에서도 최초의 글자 형태인 ‘대전’에 꽂혀있다. 상형문자에 가까운 대전(大篆) 위주의 작품을 해나가려다 보니 자연을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끊임 없이 영감을 받기 위해 독서와 산책을 즐긴다. 한자의 대부분이 상형문자로 이뤄졌기 때문에 산이나 강, 자연 속의 선이나 모양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강산이 변한다는 세월 속에서 이제는 본인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잡혔을 것 같다는 말에 “잡아가고 있다”며 “서예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서 이제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정도다”고 말했다.

작가는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를 어떻게 보냈냐는 질문에 “저의 작품들은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 데다 소비를 줄여야 할 때 가장 먼저 줄일 수 있어서인지 타격을 입었다”고 털어놨다. 요즘은 슬픔을 뒤로하고 오는 9월에 예정된 개인전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수의 작품들. (사진=신초롱 기자)
작업실에 걸려있는 다수의 작품들. (사진=신초롱 기자)

개인전에서 ‘명심보감’에 등장하는 좋은 문구들을 주로 선보일 예정이라는 그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우울하고 화가 나 있는 상황인데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명심보감을 저만의 스타일로 해석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작가에게 춘천은 어떤 도시일까. 그는 “춘천은 저에게 평온함을 주는 도시다. 내가 나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며 “저한테는 평온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른 것에 휘둘리지 않고 갖고 있는 생각들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살았다면 마음이 조급하고 주위의 영향에 휘둘려 서예를 하지 못하게 됐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털어놨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작가는 “전통예술을 팝아트적으로 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서예가 누군가에게는 고리타분하고 발전없이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보여지기도 하는데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해 옛날 것을 답습하는 게 아니라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곳곳에서 서예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면 그림처럼 감상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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