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읽기] 현실로 다가오는 인구절벽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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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의 경제읽기] 현실로 다가오는 인구절벽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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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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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 언론인
차기태 언론인

한국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그동안 설마설마해 오던 우려가 그야말로 현실이 된 것이다. 지난달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3만3000명 줄어들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넘어서는 말하자면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출생자가 사망자보다 20만명 웃돌았다. 그렇지만 그 폭은 계속 줄어들더니 끝내 뒤집어지고 말았다.

그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돈을 쏟아부으며 저출산 현상을 막아보겠다고 했지만, 모두 헛수고가 되었다. 국민의 아까운 혈세만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한국사회의 풍토를 개선하고 우애있는 공동체로 탈바꿈시키지 않으면 인구감소를 조만간 돌이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따라서 이제는 인구감소로 인한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 시급해 보인다.

앞으로 인구감소가 진행된다면 그 영향은 다방면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를테면 당장 대학가의 위기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신입생 선발인원이 정원에 미달하는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다. 올해 만 18세 학령인구가 47만6000명으로 대학 입학정원인 49만2000명보다 1만6000명 적었기 때문이다. 요즘 지방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할 것”이라는 우울한 말까지 나돈다.

대학정원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미달폭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중고 학생의 감소현상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601만여명으로, 2019년보다 12만여명 줄어들었다. 1990년 996만6954명과 비교하면 학생이 40%나 감소했다.

인구감소는 한국의 경제와 사회 전반에 많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대학가 주변의 상권이 위축된다. 지방의 경우 대학 상권마저 침체되면 수도권과의 경제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지방 소도시와 농촌에서는 공동화 현상도 빚어질 것이다.

나아가서 한국 경제의 내수기반과 성장잠재력이 점차 약화될 우려가 작지 않다. 우선 소비재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종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부동산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처럼 빈집이 늘어나고 집값하락으로 인해 침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령화로 인한 복지수요의 증가와 이로 인한 국가재정 부담의 증가도 우려된다. 정말로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내수기반 약화로 인한 경제침체 우려를 해외수출의 확대로 보완할 수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의 고급화와 기술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강도높게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만 그것도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더 힘을 받는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내수위축이 우려될 때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볼 수도 있다. 남북한을 더하면 인구가 8000만명 가깝다. 북한은 말하자면 작지 않은 잠재시장이다. 내수시장 위축 가능성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저임금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의 수익성도 높아진다.

통일이야 먼 후일의 이야기이다. 우선 중국과 대만처럼 사업이나 관광 등을 위해 남북한이 자유롭게 오갈 수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의치 않다면 과거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나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경우처럼 경제인들만이라도 북한을 오가면서 사업을 진행해도 좋을 것이다. 이는 결국 정부의 외교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북정책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 1월 인구감소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관련 부처 합동회의를 열고 인구정책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도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가까운 시일 안에 역전되기는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다면 당장 인구절벽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앞으로 어떤 창의적인 정책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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