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도시에 문화를 입히다] 2. 중도의 숲에서…반짝인 ‘문화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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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도시에 문화를 입히다] 2. 중도의 숲에서…반짝인 ‘문화 춘천’

    문화 고리 ‘도시가 살롱’, 작년 300여명 문화네트워크
    ‘어바웃타임 중도’, 마지막 남은 숲에서 예술제

    • 입력 2021.03.18 00:02
    • 수정 2021.05.12 11:20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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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의 도시, 호반의 도시, 축제의 도시 등 춘천을 둘러싼 수식어는 세대를 불문하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만남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 속에도 춘천에서는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 결과 법정 문화도시에 선정되며 선조 때부터 이어져오던 문화예술 저력을 인정받게 됐다. 문화와 예술이 동반하는 낭만도시 춘천에서 벌어질 문화도시 주요 사업들을 소개한다. 

    ◇ 작은 공간에서 모아지는 심리적 연결망…‘도시가살롱’

     

    ‘도시가살롱’ 활동 모습 (사진=춘천문화재단)
    ‘도시가살롱’ 활동 모습 (사진=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도시가살롱’은 도시에 집, 학교, 회사 외에도 갈 공간이 많다면 정말 즐거울 것 같다는 단순하면서도 희망찬 생각에서 시작됐다. 책방, 카페, 공방, 작업실 등 작은 공간에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취향을 나누는 활동을 통해 도시가 연결되는 것을 꿈꿨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집밖을 자유롭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시가살롱’은 생활권 안에서의 안전한 만남을 통해 취향 기반의 문화적 활동이 지속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생활권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실시된 ‘도시가살롱’은 심리적 연결망을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간동안 총 346명(주인장 25명·커뮤니티 참여자 321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카페, 책방 뿐만 아니라 바, 레스토랑, 박물관, 게스트하우스 등 일반 영업 공간까지 확대해 18개의 공간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채식라이프 공유, 문구용품에 대한 추억 소환, 방구석 커피 여행, 김유정 소설 읽기 등 다양한 내용의 커뮤니티가 선정됐다. 총 지원금액은 4000만원이며, 프로젝트별 17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1기 모임은 오는 17일부터 5월 25일까지 18개 공간에서 펼쳐진다. (사진=춘천문화재단)
    1기 모임은 오는 17일부터 5월 25일까지 18개 공간에서 펼쳐진다. (사진=춘천문화재단)

    올해 ‘도시가살롱’ 1기 선정공간은 △고양이책방 파피루스(고양이랑 함께 살자옹) △더블린(소소한 요즘살롱) △보나커피집(나와 지구를 살리는 채식 맛보기) △서툰책방(좋아서 쓰는 글씨) △소양하다(쓸;데 있는 쓸;얘기들) △시골하루(시골하루) △실레책방(김유정 책읽기 모임) △올림짬뽕(면 대 면-후루룩 먹고 문화를 논하자) △원테이블 요싸롱(아날로그 음악모임 ‘뮤지끄 살롱’) △점말촌(취미가 있소?) △책과인쇄박물관 북카페(준비는 내가할게, 문구덕후는 누가 할래) △책 즐겨찾기(언제나 그 자리에) △카페 키리엘(방구석 커피 트래블) △카페춘심(수상한 단골, 그들이 알고 싶다) △클랑포레스트(어른들을 위한 숲놀이터) △터무니창작소(앞마당 캠핑클럽) △한올스타일(낭만 메이커) △화양연화커피(나도 DJ-나의 플레이리스트)다. 모임은 오는 17일부터 5월 25일까지 18개 공간에서 펼쳐지며 추후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도시가살롱’ 주인장으로 참여했던 화양연화커피 최대식 대표는 지난달 22일 진행된 문화도시 사업설명회 ‘2021 문화도시 해설사:전(傳‘)’에서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안겨줬던 게 예비도시 사업들이었다”며 “저야말로 벽을 치고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사람이었는데 ‘도시가살롱’을 통해 전환문화를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예비도시 사업들을 통해 문화재단 식구들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노력에는 생활문화인들이 어떻게 놀아야 하고 즐겨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담겨있었다”며 “거기에 가장 많은 박수를 보냈던 사람으로서 일단 참여해보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 치유의 숲 프로젝트 ‘어바웃타임 중도’

     

    어바웃타임 중도 '치유의 숲' 참여 예술가 발레리나 김지희 씨 (사진=춘천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어바웃타임 중도 '치유의 숲' 참여 예술가 발레리나 김지희 씨 (사진=춘천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중도는 학창시절 단골 소풍 장소로 꼽히는 명소였다. 춘천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중도가 2022년 레고랜드 착공으로 인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어바웃타임 중도’는 개발의 경계선 앞에 놓인 지금, 조금 더 일찍 중도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옛 모습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지역의 문화예술축제가 주체가 돼 중도의 과거를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자는 뜻이 모아졌다.

    시민들의 추억과 아름다웠던 자연 속의 축제 가치를 되살려보기 위해 중도의 마지막 남은 숲을 배경으로 새로운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필드로서 공간의 전환을 시도한 축제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하중도 생태공원에서 4시간 30분가량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형태로 진행됐다. 올해는 오는 9월 하중도 생태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옛 추억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중도에서 벌어진 ‘어바웃타임 중도’에서는 11인의 예술가(강충만, 이종화, 안형국, 황석용, 백형민, 김상나, 김지희, 이은경, 이준철, 최혜선)들의 퍼포먼스 영상과 중도 현장에서 펼쳐지는 예술인 공연 라이브를 스트리밍으로 공개됐다. 

    발레리나 김지희씨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반드시 찾아 올 희망을 놓지 말자는 생각을 하며 이 작품을 구상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확신과 소망을 결합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다시 힘차게 도약할 자신들의 모습과 희망을 놓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대무용가 이은경씨는 “애써 긍정의 말을 내뱉지만 그 안에서는 수많은 감정선들이 존재할 것이고 그 상황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주 자연스럽고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며 “분노, 걱정, 불안, 슬픈, 두려움, 미안함, 간절한, 감사한,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등 복합적인 감정선들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강승진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은 “당초에 중도를 우리가 더 사랑했고 뭔가 이곳에서 많은 일들을 만들어냈더라면 그렇게 됐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며 “문화예술인들이 현재 남아있는 이 공간만큼이라도 어떻게든 문화예술의 중요한 거점으로 쓰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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