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대수 분석] 30년 묵은 규정에…춘천 새 아파트도 ‘주차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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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대수 분석] 30년 묵은 규정에…춘천 새 아파트도 ‘주차 지옥’

    2대 이상 가구 늘며 갈등 커져
    ‘주차대수’ 추첨제까지 거론
    “시 조례 바꿔 기준 강화” 목소리

    • 입력 2021.03.12 00:02
    • 수정 2021.05.12 11:29
    • 기자명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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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서는 오후 7시경임에도 이면 주차를 한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사진=김대영 기자)
    춘천지역 한 아파트 옥외 주차장의 경우 초저녁임에도 불구, 이면 주차한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김대영 기자)

    춘천지역 신규 아파트 대부분 세대당 주차대수 부족으로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고 곳곳에서 주민간 갈등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시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춘천지역에 등록된 자동차는 지난해 말 기준 총 13만9153대였다. 춘천지역 세대수가 12만6685세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차량 보유대수는 1.1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당 0.7대 수준의 차량을 보유한 서울보다 0.4대나 많은 수치다.

    1991년 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도 '세대당 주차대수가 1대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건설사 대부분이 1대 이상의 주차대수만 유지한 채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러나 아파트의 주차대수가 한정돼 있는데다 2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입주민들이 많다보니 주차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2014년 이후 2632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가 춘천지역에 들어섰지만 대부분 세대당 주차대수는 1.1~1.5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춘천내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주차가 만연하고 출입구나 코너 부분에 주차하는 일도 있어 입주민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주차대란과 관련해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사진=김대영 기자) 
    주차 대란과 관련해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주차 대수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으며 한 세대에서 2대 이상 주차하는 경우 더 많은 주차비를 물려야 한다는 주장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내 A아파트는 이미 이같은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세대에서 2대의 차량을 주차할 경우 5000원, 3대는 1만원, 4대는 2만원의 월간 주차비를 차등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또한 외부 차량 단속을 강화하는 등 해법 마련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파트들은 주차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에 유입되는 차량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공간 자체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뾰족한 해법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것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이모(66)씨는 “마땅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아 입주민들이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정 주차제도나 추첨을 통한 주차대수 확대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부작용 또한 심각할 것으로 우려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춘천시가 아파트 주차대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주택건설기준규정엔 지역별 차량보유율 등을 고려해 세대당 주차대수를 주차장 설치기준의 5분의 1의 범위에서 시·군 또는 자치구의 조례로 강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운기 춘천시의원은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에서 주차 문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춘천시가 조례 개정을 통해 주차대수 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 kimgiza@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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