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타고 갤러리로! 남춘천역에서 즐기는 ‘역’발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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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 타고 갤러리로! 남춘천역에서 즐기는 ‘역’발상전

    개성 강한 작가 16인의 작품 한 곳에서
    남춘천역, 생활 속에 녹아든 문화 공간 발돋움

    • 입력 2021.03.10 00:00
    • 수정 2021.03.11 06:50
    • 기자명 조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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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역은 ‘문화공간 역’입니다. ‘역’발상전으로 가실 분은 이번 역에서 하차해주시기 바랍니다.”

    남춘천역 1층 통유리로 꾸며진 갤러리 ‘문화공간 역’에서 중진 작가 16명의 개성 강한 작품들이 이달 25일까지 전시된다. ‘역발상전’은 문화공간 역이라는 갤러리 명과 남춘천역에 위치한 지리적 요소, 예술가에게 필요한 발상의 전환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춘천 '문화공간 역' 갤러리 내부(사진=조아서)
    춘천 '문화공간 역' 갤러리 내부(사진=조아서)

    역발상전은 춘천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지역 작가 8명과 춘천에 소개되지 않은 전국구 활동 작가 8명의 40여 작품을 한 공간에 모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춘천시민에게 전국 유명작가의 작품을 경험할 기회를, 춘천에서 활동하는 작가에겐 외부 작가를 통한 영감과 자극을 선사한다. 또 외부 작가에겐 작품 활동의 영역을 문화도시 춘천까지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춘일 작가 작품 '상어', '다이버' (사진=문화공간 역)
    정춘일 작가 작품 '상어', '다이버' (사진=문화공간 역)

    이번 전시를 기획한 민족미술인협회(이하 민미협) 춘천지부장 정춘일(51) 작가는 작품 ‘상어’와 ‘다이버’를 출품했다. 춘천 출신인 정춘일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한 뒤 약 20여 년간 차가운 철 조각을 통해 따뜻한 그림을 그리며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그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주로 고물상, 폐차장에서 생명을 다해 버려진 것들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예술이라는 생명을 불어넣어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완숙 작가 작품 '날아오르다', '동심', '대화' (사진=문화공간 역, 조아서 기자)
    이완숙 작가 작품 '날아오르다', '동심', '대화' (사진=문화공간 역, 조아서 기자)

    춘천에서 태어난 이완숙(56) 작가는 꾸준히 춘천에서 활동하는 지역 작가로 코로나19 이후 즐거움을 잃은 춘천 시민을 위해 이번 전시 참여를 결정했다. 그는 ‘날아오르다’, ‘동심’, ‘대화’ 등 총 3점을 출품했다.

    ‘날아오르다’는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희생을 강요받는 중년여성의 의무 탈피와 자유로운 비상을 담은 작품이다. ‘동심’은 나이가 들수록 유년 시절의 추억이 그리워지는 어른을 모티브로 자유로운 교감이 가능하던 코로나19 이전 시대에 대한 향수와 중년의 마음 속 자리 잡은 동심을 표현했다. 얼룩말 세 마리의 얼굴을 빚은 작품 ‘대화’는 코로나 19 이후 마스크를 쓰며 자유로운 소통과 교감이 막힌 일상을 안타까워하며 코로나 19 종식에 대한 희망과 마스크를 벗고 대화할 날을 기원하는 작품이다.

     

    신대엽 작가 작품 'One More Beer', '물고기를 잡으려는 사람들' (사진=조아서 기자)
    신대엽 작가 작품 'One More Beer', '물고기를 잡으려는 사람들' (사진=조아서 기자)

    일상을 소재로 하는 ‘물고기를 잡으려는 사람들’, ‘One More Beer’는 코로나19로 빼앗긴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신대엽(61) 작가는 리넨(실로 짠 얇은 직물) 위에 먹으로 그림을 그려 스며들 듯 자연스러운 채색과 차분한 톤의 색감이 돋보인다. 단조롭고 평화로운 장면에 옅은 채색으로 디테일한 관찰력 더해 자연스러운 일상을 그려낸다.

     

    서숙희 작가 작품 6점과 '그림자와 빛-대나무' (사진=조아서 기자, 문화공간 역)
    서숙희 작가 작품 6점과 '그림자와 빛-대나무' (사진=조아서 기자, 문화공간 역)

    서숙희(58) 작가는 아크릴판에 날카로운 끌로 홈을 파 물감을 여러 번 덧입혀 밝지만 은은한 발색을 연출한다. 서 작가는 아크릴판의 투명함과 빛 반사가 거슬려 사포질로 재료의 변형을 시도했다. 이후 사포질한 아크릴판에 그림을 그리며 특유의 은은한 발색에 반해 아크릴 작품을 발전시켰다. 끌로 아크릴판에 상처를 내 물감을 밀어 넣는 과정을 반복해 색의 밝기와 진하기를 조절한다.

    작품 ‘그림자와 빛-대나무’는 서 작가의 집 마당에서 구한 재료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안정을 주는 장소와 소재로 작품을 구성해 관람객에게도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을 선물하고자 했다.

     

    역발상전을 기획한 민족미술인협회 춘천지부장 정춘일 작가 (사진=조아서 기자)
    역발상전을 기획한 민족미술인협회 춘천지부장 정춘일 작가 (사진=조아서 기자)

    정춘일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장르, 소재, 재료의 다양성을 특히 신경 썼다”며 “새롭게 떠오르는 신진 작가도 아닌 이름이 곧 명함인 원로 작가도 아닌, 매번 찾아오는 어려운 시기마다 예술을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이어온 중진 작가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또 정 작가는 “문화공간 역을 춘천 시민뿐만 아니라 타지 여행객들도 찾는 춘천의 명소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조아서 기자 choccho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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