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 게시판, 있으나 마나” 강원대 학생들 뿔났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묵묵부답 게시판, 있으나 마나” 강원대 학생들 뿔났다

    2010년 개설됐지만 11년째 골머리
    학생들 “등록금과 세금으로 뭐하나?”

    • 입력 2021.02.26 00:01
    • 수정 2021.05.12 10:43
    • 기자명 김은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대가 대학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겠다며 홈페이지에 개설한 민원게시판이 되려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수강 신청부터 장학금에 관한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올라오고 있지만 답변이 거의 달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해당 시스템에 관한 문제마저도 답변을 외면하면서 학생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25일 강원대 홈페이지 내 민원상담실을 살펴본 결과, 올해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 37개 가운데 83%에 해당하는 31개 질문에 답변이 달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도 359개 질문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8개가 강원대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민원상담실이 처음 개설된 2010년에도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글이 84건이나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의 불만은 폭발하고 있다. 

    강원대 19개 부서 가운데 학생과와 정보화본부가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학생과에는 총 36개의 질문이 올라왔지만 답변은 5건에 불과했다. 정보화본부 역시 49개 질문 가운데 2건에 대해서만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학생들의 민원글이 꾸준하게 게재되고 있으나 답변이 없는 상태. (사진=강원대학교 홈페이지 내 정보화본부 민원상담실 캡처)
    학생들의 민원글이 꾸준하게 게재되고 있으나 답변이 없는 상태. (사진=강원대학교 홈페이지 내 정보화본부 민원상담실 캡처)

    학생들이 특히 반발한 부분은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강원대 사이트 ‘이루리’에 대한 문제였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강의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들을 해소해주지 않으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4월13일 강원대 학생 A씨는 정보화본부 민원상담실에 “옆 대학인 한림대의 경우 서버를 확충하고 관리해서 버퍼링이 안 걸린다고 한다”며 “공무원들이 일을 안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한다. 2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데 학습권을 지켜달라”고 비판했다. 

    전화 민원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1월4일 강원대 학생 B씨는 산학연구지원과 민원상담실에 ‘산학협력단 전화예절 및 업무에 대한 민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B씨는 “연구물품 구매과정에서 관세가 발생해 담당 선생님께 문의를 드렸다”며 “‘그쪽이 담당자에게 문의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선생님 업무다”고 했더니 “‘담당자에게 연결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담당자는 부재중이었다”고 밝혔다. B씨는 “전화예절과 업무에 대해 방만한 태도는 최악이다. 답변이 없으면 추가 민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2010년부터 제기됐던 강원대 담당자들의 민원처리 행태가 2021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대 재학생 C씨는 민원상담실에 대해 “있으나 마나 한 게시판이다”며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의 운영행태가 이리 방만해도 되는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무답변으로 민원인들을 기만하는 행태에 너무나도 화가난다”고 비판했다. 

    민원이 폭주했던 정보화본부 민원게시판에 대해 김동회 강원대 정보화본부장은 “이루리 서버 문제는 민원게시판이 아닌 공지사항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했다”며 “미답변으로 학생들과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원게시판을 확인하고 담당 업무가 아니어도 관련 부서를 안내해주는 등 답변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은혜 기자 keh1130@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