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항암 보조제 ‘잎새버섯’, 춘천 발산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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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항암 보조제 ‘잎새버섯’, 춘천 발산농장

    • 입력 2021.02.28 00:01
    • 수정 2023.09.07 12:31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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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은행잎을 여러 장 겹쳐 놓은 듯한 모습의 ‘잎새버섯’은 아직 국내에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항암·혈당 저하 등의 좋은 효능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버섯이다. 특히 잎새버섯 최대 생산국인 일본에서는 고급버섯으로 분류돼 발견하면 기뻐서 춤을 춘다고 해 ‘춤추는 버섯’이라는 뜻의 ‘마이다케(マイタケ·舞茸)’로 불린다.

    춘천 신동면에 있는 발산농장(소양강버섯 영농조합법인)은 잎새버섯의 효능을 일찍이 알고 2010년도 중순부터 재배를 시작했다. 발산농장의 유연광 대표는 1978년부터 버섯 재배를 시작해 느타리버섯, 영지버섯, 상황버섯 등 다양한 버섯을 생산한 ‘버섯 1세대’로 약용과 식용 모두 뛰어난 잎새버섯을 버섯 산업을 이끌 차세대 아이템으로 택했다. 

     

    노지와 봉지에서 모두 재배가 가능한 잎새버섯. (사진=발산농장 제공)
    노지와 봉지에서 모두 재배가 가능한 잎새버섯. (사진=발산농장 제공)

    1982년 설립된 발산농장은 유 대표가 작목반으로 운영했던 고추재배에서 시작됐다. 이후 농한기에도 작물 재배의 필요성을 느끼고 10개 농가를 모아 느타리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인들이 느타리버섯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고 판로 확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확한 버섯을 다 버리는 쓰라린 경험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기술 개발과 판로 확보에 주력했고 강원도와 춘천에서 가장 큰 버섯 농가로 자리 잡았다.

    유 대표는 “당시에 서울 상인들을 찾아가 직접 느타리버섯을 구워 먹이며 홍보하는 등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다”며 “1986년 느타리버섯이 시장에 완전히 정착했고 이후에는 강원도와 춘천에 버섯을 전파하는 데 힘썼다”고 전했다.

    현재 발산농장의 주력 재배 버섯인 잎새버섯은 베타글루칸 1.3과 1.6을 모두 함유해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일본식품센터 연구에 따르면 100g 기준 베타글루칸 함유량이 잎새버섯은 20g, 영지버섯 15g, 느타리버섯 12g, 송이버섯 11.6g이다. 그 결과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서 잎새버섯 추출물을 항암 보조제로 시판을 승인했다.

     

    춘천 신동면에 있는 '발산농장' 유연광 대표. (사진=서충식 기자)
    춘천 신동면에 있는 '발산농장' 유연광 대표. (사진=서충식 기자)

    약용으로도 뛰어나지만 식용으로도 주목받는 버섯이다. 보통의 버섯은 특유의 강한 향과 맛을 지녀 다른 음식과 함께 조리하려면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고 쓴맛으로 인해 젊은 층이 선호하지 않는 등 식용으로는 여러 제한이 있다. 하지만 잎새버섯은 효능은 뛰어나면서도 향과 맛이 진하지 않아 요리에 활용하기 좋다.

    유 대표는 “세종실록에 ‘잎새버섯은 씹는 맛이 아작아작하고 감칠맛이 나며 마치 무를 씹는 것과 같다’고 기록돼 있다”며 “‘향은 송이요, 맛은 잎새라 하였다’는 소개와 함께 ‘약용과 식용을 겸한 버섯 중에 최고’라고 적혀있다”고 전했다.

    2014년 잎새버섯 봉지재배에 성공한 발산농장은 시식행사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잎새버섯을 알리는 데 노력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찾는 사람이 늘어 납품 물량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올해부터는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춘천 예비군훈련장 앞에 50평짜리 재배동 12개를 지어 버섯을 재배할 수 있도록 설비를 마쳤고 1년 내내 매달 21t의 잎새버섯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발산농장은 버섯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잎새버섯 가공상품 판매와 함께 6차산업으로 눈을 돌려 시민이 직접 재배·수확하는 ‘주말농장’을 진행하고 있다. 유 대표는 “4~5월은 느타리버섯, 6~7월은 표고버섯, 8월은 영지버섯, 9월은 잎새버섯, 10월은 느타리버섯, 이렇게 매월 다른 버섯을 키우는 주말농장을 계획했다”며 “아이들이 버섯을 직접 키우고 수확하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며 약 3000명 정도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어 “춘천지역에 버섯테마단지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며 “춘천이 버섯의 도시가 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고 이야기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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