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36. 디자인 회사, '불개미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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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크리에이터] 36. 디자인 회사, '불개미커뮤니케이션'
  • 조혜진 기자
  • 댓글 0
  • 승인 2021.02.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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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할 때부터 퇴사 준비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퇴사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직장 생활의 부조리, 상사에 대한 불만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공유하거나 조직을 벗어나 개인의 자아실현을 이루는 일들이 하나의 문화가 된 것이다. 

이렇듯 직장인에게는 급여와 직위가 보장되는 대신 감내할 어려움이 많다. 희한하게도 다양한 회사와 직종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직장 생활에서 같은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춘천 디자인회사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은 이를 반영한 직장인 만화를 제작해 인기를 얻고 있다.

 

'불개미커뮤니케이션' 임직원 단체사진
'불개미커뮤니케이션' 임직원 단체사진

직장인 만화는 2017년 6월부터 ‘불개미상회’ 이름으로 연재됐다. 직장 에피소드를 만화화해 회사 페이스북 계정에 주 1회 간격으로 올렸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형태가 아닌 한 컷 만화로 구성했는데 이는 독자의 피로도를 없애고 한눈에 띄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통해 독자의 뜨거운 반응과 더불어 여타 회사와 협업하는 기회가 끊임없이 찾아왔다. 시작한 지 2달 만에 ‘조광페인트 도료교육센터’에서 직장인 교육 콘텐츠 제작 의뢰가 왔고 이를 시초로 우리은행, 쏘카 등 굵직한 기업과 대한적십자사, 환경부 등 관공서와의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박은수 대표는 만화의 인기 이유로 ‘공감 능력’을 언급했다. “야근이 잦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디자인 직종에서 일하다 보니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며 “우리 팀원들이 비극적인 일도 재밌게 풀어내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SNS에 연재한 직장만화 중 한 컷, 대한적십자사와 협업한 만화 중 한 컷

만화 한 컷을 기획·제작하는 데는 보통 7~10일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박 대표는 “기획을 할 때 ‘언어유희’를 가장 많이 신경쓴다”며 우리가 풍자와 해학에 강한 민족이니만큼 한글의 특성과 한국적인 표현을 많이 가미했음을 얘기했다. 예를 들어 ‘죽’을 ‘죽이 잘 맞는다’는 긍정적인 의미와 ‘죽을 쑨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병행해 활용하고 캐릭터 의상을 한복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총 8명의 인물과 2마리의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불개미상회는 흑백 디자인을 기초로 한다. 이는 오랜 디자인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만 담아내는 것의 중요성’을 간파해 내린 결정이다. 박 대표는 “단순한 디자인이 오래간다”, “더 뺄 게 없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라고 얘기했다.

평소에는 흑백으로 표현되는 만화들이 여러 브랜드와 협업할 때는 해당 브랜드의 포인트 색상이 덧입혀진다. 이는 더 효과적인 브랜딩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적십자 만화에서는 빨간색, 쏘카 만화에서는 파란색을 써 브랜드의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왼쪽부터) 텐바이텐과 협업해 만든 문구류, 네이버그라폴리오 서바이벌에서 우승해 출판된 책

불개미상회 만화는 텐바이텐과 협업해 노트, 메모지, 스티커 등 문구류로 제작·판매됐다.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도 출시됐으며 네이버 그라폴리오 출판 서바이벌에서 우승해 책으로도 출판됐다. 작년부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불개미상회 유튜브를 통해 게재되고 있다. 

이렇듯 분야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펼치게 된 이유로 박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얘기했다. 불개미커뮤니케이션은 2012년 설립 이후 춘천의 문화예술 행사 홍보물을 주로 제작해왔다. 여기에 항상 새롭고 예술적인 디자인을 가미하려 노력하다 보니 정형화되지 않은 개성과 표현력이 갖춰진 것이다.

박 대표는 “불개미상회 만화를 만들면서 지방 디자인회사로서 가졌던 한계를 깰 수 있었다”며 수도권에만 집중돼 있는 자원들이 지방으로 퍼지는 탈중앙화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또 “비대면 화상채팅이나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되는 등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허물어지는 만큼 청년들이 지방으로 이주해서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혜진 기자 jjin176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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