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이 옛날에 이랬다고?”...‘춘천인’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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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이 옛날에 이랬다고?”...‘춘천인’ 창간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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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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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춘천학연구소)
(사진=춘천학연구소)

시민들이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는 삶을 모아 엮은 매거진이 창간돼 지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춘천학연구소는 최근 춘천의 문화와 역사·이야기를 함께 기록한 구술채록 매거진 ‘춘천인’ 창간호를 발간했다. 춘천의 역사와 함께해 온 시민들이 갖고 있는 옛 기억을 시민이 인터뷰했다. 시민이 인터뷰어(Interviewer)이자 인터뷰이(Interviewee)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5월부터 가을까지 활동한 시민기록단 16명은 춘천 곳곳을 다니며 21명의 산실을 만났다. 그때 그 시절의 생생한 추억을 현장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인터뷰이가 썼던 사투리나 어투를 그대로 반영했다.

매거진에는 내 집 장만을 목표로 살아오고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하며 강원대 정문 앞에서 원룸을 운영하는 효자2동 권현순씨, 하루 한 번 남편과 함께 집 앞 공원으로 운동을 가고 중앙시장에서 물 좋은 생선이나 싱싱한 채소 장보기를 간간이 하며 주말이면 자식, 손주와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기를 즐기는 소양동 김남순씨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60세에 수묵화를 시작해 한국화 강사를 하는 등 다양한 직업의 소유자인 소양동 이해승씨의 재밌는 삶도 엿볼 수 있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후평동 한 건물의 주인장인 이씨는 슈퍼마켓을 정리한 돈으로 건물을 세웠다. 당시 주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이 건물에 삼성전자서비스센터가 입점 계약을 하면서 삼성야구단이 방문해 주변을 들썩이기도 했다. 강원도 공인중개사 1호 타이틀도 갖고 있는 이씨는 여전히 변화무쌍한 삶을 지향한다.

이외에도 대한민국 최초 여성동장 유연경씨, 춘천시 최초로 파지줍기를 한 퇴계동 통장 이정부씨, 동네에서 최초로 표고버섯 재배를 시작한 아버지의 아들 유인규씨, 대한민국의 양복 명장으로서 50년간 많은 세계 대회와 기능 대회에 출전하고 현재까지도 양장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제남씨, 친구의 손에 이끌려 미용을 배워 1988년 미스코리아 강원 진을 배출해 미스국제페리로 당선시킨 적 있는 80대 미용사 성성희씨, 30년간 춘천세무서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의 끼니를 책임졌던 주상희·최기란씨 부부 등의 삶도 만날 수 있다.

시민기록단 1기로 활약한 이은경씨는 “춘천이 좋아서, 춘천을 더 알고 싶어 구술담을 채록하게 됐다. 구술자 두 분은 건강이 안 좋으신데도 불구하고 당신들의 이야기를 기꺼이 풀어놨다”며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들으면서 함께 울고 웃었다.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났는데 이 이야기가 내 부모의 삶 같았다. 그래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에 부모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은 “시민들이 살아온 삶을 기록하고 정리하면서 춘천이 지나온 길을 차곡차곡 모으고자 한다”며 “창간호 ‘춘천인’은 춘천 시민의 삶의 표정을 오롯이 담아냈다고 자부하고 성글게 첫발을 내디딘 ‘춘천인’의 이야기가 앞으로 더 촘촘해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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