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읽기] 이익공유제를 위한 ‘설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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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의 경제읽기] 이익공유제를 위한 ‘설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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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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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 언론인
차기태 언론인

지난해 국민 신한 하나 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역대최고 수준의 이익을 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몇몇 대기업도 큰 이익을 냈다. 온나라가 코로나19 전염병 사태에 시달렸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들 금융사와 대기업들은 성과급 잔치도 벌였다.

반면 필자가 여러 번 지적했듯이 자영업자와 노동자 등은 코로나19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마도 이런 사업장이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재개하고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어쩌면 아예 회복하지 못하고 빈곤층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K자형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이 나온다. 번영하는 사업장이나 계층과 몰락한 사업장과 계층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그럴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양분화되는 경제상황을 배경으로 ‘이익공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1일 제기한 이후 논의에 불이 붙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재계와 금융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다. 

이익공유제는 한마디로 코로나로 많은 이익을 얻는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의 일부를 내놓아 피해가 큰 쪽을 돕자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양극화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사회안정과 찌속적인 경제발전에도 해롭기 때문이다.

양극화의 골을 메우는 것을 우선 정부의 책임이다. 한국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이후 지금까지 3차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해고되거나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생활안정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방책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양극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일부 대기업이나 은행에서 지난해 거둔 막대한 이익의 일부를 흡수해 피해계층과 업종을 위해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게 됐다. 게다가 은행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의 이익은 정부의 ‘비호’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은행의 경우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 정부가 ‘보증’ 형태로 지원했고 대기업은 회사채나 기업어음의 인수 등을 통해 파산을 막아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는 예상대로 이익공유제에 반대한다. 주주이익을 침해한다거나 민간기업의 이익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논리이다. 

사실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한국에서 그 누구도 함부로 민간 대기업과 은행의 이익을 내놓으라고 강요할 수 없다. 그것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익공유제를 적극 추진하기 어렵게 하는 결정적인 제약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추진될 무렵에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수출대기업의 이익 가운데 일부를 농민 등 피해업종이나 계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흐지부지됐다.
 
그래서 지금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정부여당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것이 ‘연대’와 ‘협력’이다. 이를테면 민간의 기부와 정부지원금을 묶어 상생연대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기금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세제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된 법안들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거부감은 여전하다. 과거 진보 계열의 정당이 부르짖던 부유세와 마찬가지로 명칭 자체가 거부감을 유발하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깊어지는 양극화를 더 이상 두고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익공유제를 어떤 형태로든 시행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렇지만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민간 기업과 금융사들 사이에 자발적으로 이익을 함께 나누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은 기업과 금융사가 적극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정부가 성의있게 설득에 힘쓸 때 설득의 여신이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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