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솔바우마을, 공간재생 지원사업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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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솔바우마을, 공간재생 지원사업 효과 '톡톡'
  •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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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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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맞춤형 청년창업 지원
최지혜 대표, 10년 교직생활 접고 목수일 시작
사북면 솔바우마을서 복합문화공간‧공방 창업
“한옥 소비자‧시공사 가교역할…공간디자이너”
솔바우하우스 최지혜 대표. (사진=최지혜 대표)
솔바우하우스 최지혜 대표. (사진=최지혜 대표)

“버려진 정미소를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인 ‘솔바우하우스’와 나무 공방인 ‘나무방앗간’을 만들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시골 문화가 얼마나 세련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소규모 한옥을 건축하는 사업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입니다.”

춘천 사북면 솔바우마을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최지혜(39) 대표는 지역에서 인정하는 한옥 전문가다. 2018년 강릉 초당동에 그가 건축한 한옥은 강원건축문화상 장려상을 받았다. 드라마 ‘포레스트’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16년 최 대표가 사북면 솔바우마을에 세운 또 다른 한옥도 춘천시가 지정하는 경관 우수 건축물에 선정됐다. 설계한 한옥마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사실 최 대표는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10년간 교단에 섰던 교사였다.  

어린 시절부터 건축가를 꿈꿨다는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공간과 건축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한옥 건축 전문가 신영훈 전 한옥문화원장의 강의를 듣게 됐고, 목수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됐다.

현장을 쫓아다니며 바닥에서부터 일을 시작한 최 대표는 한국문화재기능협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소속돼 전국 각지의 문화재를 보수하고 사찰을 건설했다.

 

최지혜 대표가 설계한 사북면 솔마우마을 한옥. (사진=최지혜 대표)
최지혜 대표가 설계한 사북면 솔마우마을 한옥. (사진=최지혜 대표)

대규모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작은 한옥을 설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솔바우마을에 버려진 가옥을 매입해 숙소를 만들어 이를 현실화했다. 최 대표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두 번의 건축과 두 번의 수상을 통해 창업해도 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라고 했다.

회사를 떠난 최 대표는 2019년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강원혁신센터)가 추진한 지역 맞춤형 청년 창업 공간재생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지원금에 자본금을 더해 춘천 사북면 솔바우마을에 솔바우하우스와 나무방앗간을 창업했다.

솔바우하우스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도시락을 들고 사람들과 함께 마을 길을 걷기도 하고, 춘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한다. 다만 코로나19로 지금은 프로그램 대부분이 중단된 상태다.

나무방앗간에서는 나무로 제작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 목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운영한다. 지난해부터는 솔바우마을에서 생산하는 쌀을 보관하는 쌀통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을 쌀을 홍보하는 계기가 돼 주민들도 반겼다.

 

춘천 사북면 솔바우하우스 리모델링 전후 모습. (사진=최지혜 대표)
춘천 사북면 솔바우하우스 리모델링 전후 모습. (사진=최지혜 대표)

최 대표는 이 공간을 통해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한옥에 관심 있는 이들과 시공사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원하는 한옥을 듣고 설계한 후 시공사에 전달하는 공간디자이너”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한 번은 제가 만든 한옥을 보고 부부가 한옥 설계를 맡기고 싶다며 찾아왔지만 한 분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한옥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결단이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제가 하는 일에 확신이 있다. 더디더라도 꾸준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데 강원혁신센터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강원혁신센터의 지원받은 이들 중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숲 레시피’라는 모임을 만들었다”며 “지역에서 나는 칡넝쿨로 크리스마스 리스를 만들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등 함께 코로나19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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