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에서 만난 중국의 맛, '따봉마라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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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동에서 만난 중국의 맛, '따봉마라탕'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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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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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인연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됐다. 학습지로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중국 중학교와 자매결연한 학교로 진학해 방학 때마다 중국에 가기도 했다. 귀가 시리도록 추웠던 시안의 겨울, 영하의 날씨에 길거리에 놓인 간이 의자에 앉아 덜덜 떨면서 밥을 먹었다. 그 요리가 바로 마라샹궈다.

꽁꽁 언 손을 따뜻한 밥그릇에 대고 매운 양념과 고추기름이 잔뜩 묻은 양고기와 야채들을 후후 불어 먹으면 금세 몸이 따뜻해졌다. 이마에는 땀이 맺혔고 얼얼해진 입안을 차가운 홍차로 식히곤 했다.

그 맛이 유독 생각나는 어느 날 퇴계동에 있는 따봉마라탕을 찾아갔다. 아담한 내부에 마라탕, 마라샹궈 재료들이 잘 진열돼 있었다.

 

따봉마라탕 한 켠에 진열된 마라탕, 마라샹궈 재료들. (사진=박기연 객원기자)
따봉마라탕 한 켠에 진열된 마라탕, 마라샹궈 재료들. (사진=박기연 객원기자)

우리에게 익숙한 마라탕은 중국 쓰촨에서 유래한 중국음식으로 맵고 얼얼한 탕 요리다. ‘마라’라는 얼얼한 맛을 내는 중국 향신료로 만들고 주로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혀가 마비되는 느낌이 드는 건 육수에 들어간 ‘화자오’ 향신료 때문이다.

마라샹궈는 마라탕에서 국물은 없앤 것이라 보면 된다. 소고기 육수대신 진한 야채육수를 사용해 점성이 있다. 매운 양념과 야채육수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다음 재료를 한번 튀겨준다. 기름에 살짝 튀긴 재료들을 양념과 섞어 밥과 반찬식으로 먹거나 마지막에 면을 볶아 먹는다.

 

각종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 마라샹궈. (사진=박기연 객원기자)
각종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 마라샹궈. (사진=박기연 객원기자)

따봉마라탕에서는 건두부와 각종 야채, 떡, 꼬치 등을 담아 저울에 달면 무게에 따라 가격이 측정된다. 양고기나 소고기는 그램 기준으로 측정된다. 필자는 마라샹궈에 옥수수면과 라면을 넣어 먹었다. 옥수수면은 밀가루 대신 찹쌀과 옥수수 가루를 섞어 뽑은 면인데 전분이 들어가 일반 면보다 부드럽고 점성이 좋다.

계산을 마친 후 맵기를 조절했다. 맵기 정도는 1단계부터 4단계로 구분돼 있는데 보통의 매운맛은 1단계, 매운 라면 수준의 매운맛은 2단계, 매운 떡볶이 수준은 3단계라고 한다. 자리에 앉기 전 땅콩소스와 중국식초, 산초가루를 섞어 소스를 만들었다. 

학창시절 함께 중국에 갔던 친구들과 나란히 둘러앉아 땀을 흘리며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먹으니 그 시절 사귀었던 중국인 친구들이 생각났다. 메신저나 SNS가 없던 그때는 오로지 이메일로만 안부를 묻곤 했다. 시간이 흘러 연락이 끊어졌지만 중국음식을 먹을 때마다 곧잘 생각나곤 한다.

아무래도 중국 친구들과 나눈 소중한 추억 덕분에 마라 음식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중국에 관한 추억을 가지고 있거나 향신료 가득한 마라 요리를 맛보길 원하는 이들에게 따봉마라탕을 추천하고 싶다. 

/박기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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