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산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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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산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첩첩산중’

    유바이오로직스 백신 1‧2상 임상 승인
    3상 3000명 필요한데 모집 난항 예상
    1인당 1억원 넘나드는 비용도 부담↑

    • 입력 2021.02.01 00:01
    • 수정 2021.02.02 08:02
    • 기자명 배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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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춘천 유바이오로직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 1‧2상을 승인받으면서 춘천산(産) 백신 탄생을 예고했지만, 상용화까지는 길이 멀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 시험계획을 허가받으면 3000명에 달하는 임상 대상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백신 안전성 대한 불신 때문에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임상 대상자 1인당 1억원을 넘나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식약처, ‘유코박-19’ 1‧2상 시험계획 승인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인 ‘유코박-19’의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유코박-19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 일부를 이용해 유전자재조합으로 항원을 만들고 여기에 면역증강제를 조합한 백신이다.

    저온에서 보관‧운송해야 하는 대부분의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냉장 보관이 가능한 액상 주사제 형태로, 일반 유통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코박-19 임상 1‧2상은 서울 은평성모병원에서 담당하며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하게 된다. 임상 1상은 30명, 임상 2상은 230명 규모로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임상 1‧2상 결과가 나오면 바로 임상 3상에 돌입해 연내 백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백신 불신 걸림돌…“해외서도 대상자 모집”

    문제는 임상 3상을 수행하기 위해선 임상 대상자 3000명을 모집해야 하는데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기준 식약처가 승인한 제약사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환자 모집 목표는 5326명이었지만, 실제로 모집한 환자는 12%(650명)에 불과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유바이오로직스. (사진=유바이오로직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부광약품의 경우 지난해 4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지만 9개월 만인 지난 28일에야 임상 대상자 60명 모집을 마쳤다.

    신풍제약 역시 지난해 5월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후 고려대병원, 경북대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한림성심병원 등 10개 병원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원을 모으지 못했다.

    한 명의 임상 대상자가 다른 연구에 중복으로 참여할 수 없는 점도 모집을 어렵게 만든다.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의약품은 백신 7개, 치료제 15개(13개 성분) 등 22개 제품에 달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신이 높아진 상황도 걸림돌이다.

    이와 관련해 최석근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임상 대상자 3000명을 모집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정부도 알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임상 대상자를 모집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인당 1억원 비용도 부담…“정부 전액지원”

    임상에 들어가는 비용도 부담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의 경우 대상자 1인당 1억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백신 상용화까지 긴 여정에서 만만치 않은 임상 비용은 중소기업에 부담”이라고 전했다.

    임상 3상이 3000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000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대해 최석근 대표는 “기존에 출시된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면 1인당 1000만원가량 들어갈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에 대한 비용을 전액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배상철 기자 bsc@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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