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레코드샵 '명곡사' 이석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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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레코드샵 '명곡사' 이석범 대표

    • 입력 2021.01.24 00:01
    • 수정 2023.09.07 12:31
    • 기자명 조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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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춘천 명동에 있는 레코드샵 '명곡사' (사진=조혜진 기자)
    춘천 명동에 있는 레코드샵 '명곡사' (사진=조혜진 기자)

    1980년대 우리나라에는 댄스, 발라드, 트로트, 록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했다. 이러한 흐름으로 전국적으로 음악감상실과 레코드샵이 성행했다. 춘천에는 벽면을 가득 채운 LP판과 음악을 사랑하는 DJ 등 추억 어린 그 시절 음악 문화를 지키는 이가 있다. 춘천 레코드샵 ‘명곡사’를 운영하는 이석범 대표다. 

     

    춘천 '명곡사' 이석범 대표 (사진=조혜진 객원기자)
    춘천 '명곡사' 이석범 대표 (사진=조혜진 객원기자)

    이 대표는 20대 초반에 춘천에 있는 전축회사에서 일했다. 8년간 일한 후 퇴사를 결심하게 된 그는 오디오와 LP를 같이 판매했던 경험을 되살려 1981년 명곡사를 열었다. “당시 춘천에 17~18곳의 레코드샵이 있었다"는 그는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문을 닫아 명곡사가 춘천 유일의 레코드샵이 됐다”고 했다.

    명곡사는 LP, 카세트테이프와 같은 아날로그 음반부터 CD 음반까지 다룬다. 취급하는 음악 종류는 클래식, 가요, 팝, 재즈 등 다양하다. 1980년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송창식, 임용규, 이장희 등 가수들의 음반, 스모키, 아바, 보니엠 등 팝 가수 음반이 있으며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며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BTS 음반까지 판매하고 있다. 몇 장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음반이 벽면을 빼곡히 메우고 있다.

    이렇듯 많은 음반을 취급하는데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요청받는 음반들을 척척 찾아낸다. 손님들에게 좋은 음악을 선별·추천하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는 노력 덕분이다. 그는 “모든 분의 개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음반을 들여오고 있고 손님의 요청을 반영해 아름다운 음악을 추천해드린다”고 했다.

     

    각종 음반들이 가득한 '명곡사' 내부. (사진=조혜진 기자) 
    각종 음반들이 가득한 '명곡사' 내부. (사진=조혜진 기자) 

    이 대표는 “정서적으로 세월에 따라 맞는 음악이 있다”며 “학생 때는 팝 음악을 주로 찾다가 중년이 되자 트로트 음반을 찾는다는 단골손님의 일화를 얘기했다. 명곡사를 찾아주는 손님과 손님이 좋아하는 음악을 기억하는 그는 음악에 어린 그들의 추억을 되새겨주는 역할도 한다. 

    기억나는 손님으로 그는 춘천 출신의 가수 ‘소보’를 얘기했다. 소보는 소양보리밥의 줄임말이다. 소보는 중학생일 때부터 명곡사를 줄곧 찾아왔던 손님이다. 당시 힙합 음악을 좋아했던 소년이 멋진 가수가 된 것도 놀라웠는데 명곡사를 노래한 음반을 선물해 줘 더욱 감명깊었다고. 춘천을 소재로 한 소보의 2집 ‘춘천歌’에 ‘명곡사’ 노래가 자리해 있다.

     

    ​이석범 대표가 추천한 소보, 앙드레리비, 사라브라이트만 음반. (사진=조혜진 기자)
    ​이석범 대표가 추천한 소보, 앙드레리비, 사라브라이트만 음반. (사진=조혜진 기자)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으로 인해 명곡사는 전국 각지 손님들이 찾아오는 춘천 명물이 됐다. 최근 '아날로그', '레트로'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젊은 세대들도 주로 찾고 있다. 오랜 역사로 인해 지금은 찾기 힘든 음반들도 보유하고 있어 마치 ‘음악의 보물창고’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가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다. 음악이 삶의 전부라는 그는 “레코드샵을 하면서 가족을 돌볼 수 있었고 춘천의 음악 팬들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어 보람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춘천의 음악 사랑방을 계속해서 운영할 것”이라 강조했다.

    [조혜진 기자 jjin176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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