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필수 vs 학력 저하…퇴계초·중 '자율학교' 논란
  • 스크롤 이동 상태바

    통합 필수 vs 학력 저하…퇴계초·중 '자율학교' 논란

    • 입력 2021.01.14 00:01
    • 수정 2021.05.12 11:05
    • 기자명 윤왕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3월 개교하는 춘천 퇴계초·중학교 부지.(사진=MS투데이 DB)
    오는 3월 개교하는 춘천 퇴계초·중학교 부지.(사진=MS투데이 DB)

    오는 3월 개교예정인 춘천 퇴계초·중학교의 통합형 자율학교 지정 운영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예비 학부모들이 자율학교 운영으로 인한 학력저하와 통합 운영에 따른 문제점 등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은 해당학교의 통합형 자율학교 운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었다는 입장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1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퇴계초·중학교를 자율학교로 운영한다는 방침에 어떠한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 교육감과 집행부는 퇴계초·중학교가 자율학교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민 교육감은 "당초 퇴계초와 퇴계중을 분리·설립하려던 계획은 2016년 중앙투자심사(이하 중투심)에서 부결됐다"며 "2017년 중투심에서 재도전, 초·중학교 통합 운영과 도내 4개 학교 통폐합을 조건으로 통과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학교는 효율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지역 실정에 따라 초·중, 중·고 또는 초·중·고 등 학교급이 다른 2개 이상의 학교에서 시설·설비, 교원 등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통합 활용하는 학교를 말한다.

    이 같은 통합학교를 '자율학교'로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민 교육감은 "초중등교육법 상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각각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해서 초중 연계 교육과정 운영에 제약을 받는다"며 "교육과정과 인사에서 부분 자율성이 보장되는 자율학교로 이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학군이 절실한 해당지역에 학교를 신설하기 위해선 통합학교가 절대적 조건이었고, 이 통합학교의 운영을 위해선 자율학교 지정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도교육청이 퇴계초·중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운영할 것이라는 계획이 알려지자 해당지역 예비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초·중등 학생이 한 데 모여 생활하게 되면 학교폭력 등에 노출될 수 있고 교실과 조리실 부족 문제 등 학업 인프라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특히 강원도교육청이 해당학교를 당초 '혁신학교'로 지정하려다 학부모 반대 등에 부딪혀 취소한 사례가 있어 도교육청의 '자율학교' 추진계획이 '위장 혁신학교'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 자율학교는 혁신학교와 동일하게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취할 수 있게 돼 학부모들은 이 같은 운영방식이 학력 저하 등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전경. (사진=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도교육청 전경. (사진=강원도교육청 제공)

    혁신학교는 학생의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기르기 위해 기존의 교사의 일방향식 지식 제공 교육과정에서 탈피, 실험적으로 운영하는 공교육 학교를 말한다. 성적 중심의 교육보다 전인 교육을 중시해야한다는 주장에서 나온 개념으로 진보 교육감의 상징적 정책처럼 여겨지는 모델이다.

    학생이 자기학습을 주도하는 방법을 배운다거나 탐구, 토론형 수업 등 장점도 있지만 입시의 비중이 큰 한국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이처럼 퇴계초·중의 통합형 자율학교 운영은 학교 신설을 위해선 필수적인 조건이지만 도교육청이 이와 관련해 예비 학부모를 상대로 설명회나 의견수렴 과정이 없었다는 것은 도교육청 스스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의 교직원 인사발령을 마치는 다음 달 초 예비 학부모들을 만나 학교 운영 방향에 관해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민병희 교육감은 "퇴계초·중 예비학부모님들은 잘못된 소문으로 걱정하지 마시고 믿고 아이들을 맡겨달라"며 "설립 조건에 맞게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퇴계 초·중학교는 2019년 하반기 입주가 시작된 e편한세상 한숲시티 주민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입학수요가 급증, 학교 신설 요구에 따라 추진돼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