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변유정 연출 “연극은 나를 변화시키는 매력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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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변유정 연출 “연극은 나를 변화시키는 매력이 있죠”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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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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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출생, 초교 시절 스피드스케이팅 전종목 우승
무작정 응시한 오디션 계기로 뮤지컬 ‘명성황후’ 데뷔
64편 작품 참여·24편 연출…“스며드는 연극 하고파”
희곡 ‘그날, 그날에’로 대상과 베스트작품상 수상 영예를 안은 변유정 연출
희곡 ‘그날, 그날에’로 대상과 베스트작품상 수상 영예를 안은 변유정 연출

“오늘도 젊은 예술가로 살아가고 싶어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된 지금도 여전히 연극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변유정 연출은 최근 희곡 ‘그날, 그날에’로 ‘제1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베스트작품상을 수상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MS투데이는 연극이 인생의 ‘중심’이자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변 연출을 만나 대면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서면 인터뷰로 만남을 대신했다.

변 연출은 춘천 효자동에서 태어나 춘천교대부설초교와 춘천여중, 춘천여고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종목 우승을 이끈 유망주였다. 그는 얼음이 얼지 않는 봄, 여름, 가을에는 지상훈련으로 체력의 기반을 다지고 겨울이 되면 얼음이 일찍 어는 신동 지내리의 연못에서 훈련을 받았다. 뛰어난 실력으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잦은 부상으로 관절 건강이 악화되고 어린 나이라는 판단에 선수생활을 접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온 변 연출은 방송반과 연극반 활동을 시작, 지역 극단에서 운영하는 학생 연극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연극’의 재미를 맛봤다. 지역에서 연극을 하다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간 그는 “무대에서 꼭 필요한 기능인 춤과 연기, 노래를 익히고 싶었는데 90년대 초반에는 춘천에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을 잘 몰랐을 때였지만 신문에 난 오디션 공고를 보고 무작정 응시한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뮤지컬 ‘명성황후’ 코러스로 데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 연출은 연극을 시작한 1993년부터 총 64편의 작품에 참여했고 24편을 연출했다. 주요 경력은 일본 SCOT(Suzuki  Company Of Toga) 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한 것과 강원도립극단 뮤지컬 ‘샤우팅’ 연출, ‘DMZ동화’ 협력연출 및 배우술을 진행한 것이다. 2017년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한 1시·군 1문화예술 육성사업으로 ‘꿈꾸는 사자, 속초를 거닐다’를 연출했으며 현재는 극단 파·람·불 객원연출로 활동하고 있다.

 

‘그날, 그날에’로 호흡을 맞춘 변유정 연출과 극단 파·람·불 단원들의 모습.

화려한 경력처럼 수상 이력이 화려한 변 연출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상복 많은 그는 “혼자 이룬 건 없다. 함께 했기에 많은 수상을 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뗀 뒤 “지난해에는 27년간의 연극 인생에서 응원을 특히 많이 받는 해가 됐다”며 “다시 한 번 함께 해주신 배우·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극배우와 연출을 오가고 있는 그에게 이름 석 자 앞에 붙었으면 하는 수식어가 무엇이냐고 묻자 “‘변유정’ 하나로 설명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부르고 싶어하는 상대의 선택에 맡기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배우, 연출이 가진 각각의 매력에 대해 “배우로서는 개인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점이 좋고 연출로서는 많은 예술가들과의 조율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는 것이 매력이다”고 답했다. 이어 “연극작업의 모든 것은 공부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반성하면서 나를 조금이라도 변화시켜 살아가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 파·람·불 객원연출로 활동 중인 변유정 연출
극단 파·람·불 객원연출로 활동 중인 변유정 연출

변 연출은 직접 무대에 오른 작품과 연출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뜻 깊었던 공연에 대해 “‘엘렉트라’(연출 스즈키 타다시)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공연에 초청된 것과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전명출 평전’, 이번 대상 수상작인 ‘그날, 그날에’를 비롯해 ‘카운터 포인트’와 ‘고래’, 그리고 첫 극작/연출작 ‘금 따는 콩밭’, 프로 데뷔작 ‘명성황후’가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이어 대한민국 연극대상 수상작이자 2018년 작고한 이반 작가가 1979년 창작한 희곡인 ‘그날, 그날에’를 언급했다.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희곡상을 수상할 정도로 완성도와 예술적 성취를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 이 작품은 북쪽의 고향을 잊지 못하는 실향민을 통해 통일과 분단의 성찰을 담아냈다.

변 연출은 “작가는 우리들에게 희곡을 남긴 채 떠나갔다. 작가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작품을 남기고 우리는 그를 그리워하며 연극을 남긴다”며 “작품을 준비하며 나는 오도 가도 못하는 섬에서 살아나간 북녘 나그네였던 이반 선생님이 그립다”고 밝힌 바 있다.

 

극단 파·람·불 단원들이 ‘그날, 그날에’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그는 ‘그날, 그날에’ 공연을 이어오면서 겪은 안타까운 사연을 떠올리기도 했다. “강원도에서 대상을 받고 전국대회를 준비하던 중 최문복 배우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문복 배우님의 빈자리는 김성호 배우, 신오일 배우가 대신 채웠으며 저희는 무대에 등장하는 배 이름을 ‘문복호’로 바꾸고 공연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비대면 상태로 공연을 해보기도 하고 영상으로 공연을 촬영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관객과 만나게 된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주어지는 대로 해결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변 연출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올해 계획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날, 그날에’를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 같다”며 “이번에도 저에게는 연극이 주어지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SNS , 유튜브, 방송 등 영상 미디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생산되고 소비되고 강요되는 예술이 아니라 상대에게 스며드는 연극을 하고 싶다”며 “공연장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다. 지켜보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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