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투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 장기표류...'춘천시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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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자투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 장기표류...'춘천시 골머리'

    3400억원대 민자투입 춘천신영관광단지
    사업기간 올 연말 완료..3년 추가 연장
    착공 10년 지났지만 골프장 외 공정률 50% 머물러
    6000억원대 라비에벨 관광단지 역시 장기 표류
    관광 트렌드 변화, 민간사업자 내부 사정 등으로 '수난' 지자체 골머리

    • 입력 2020.12.30 00:01
    • 수정 2020.12.30 09:19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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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착공된 춘천 동산면 군자리 신영관광단지 조성 현장 모습. 골프장만 개장한 채 10년 이상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춘천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2010년 착공된 춘천 동산면 군자리 신영관광단지 조성 현장 모습. 골프장만 개장한 채 10년 이상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어 춘천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최규진 기자)

    2010년대 전후로 시작된 춘천지역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계획이 10년 이상 장기 표류하면서 춘천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28일 춘천 신영관광단지 조성계획 변경안을 승인, 고시했다. 올해 12월31일자로 사업기간이 만료된 것을 2023년 12월31일까지 3년 더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2010년 신앤박종합개발이 시행사로 나서 시작된 해당 사업은 2013년까지 민자 3400억원을 투자해 동산면 군자리 일대 164만여㎡ 면적에 콘도 등 숙박시설과 27홀 규모의 골프장, 스키장 5면 등의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공사 착공 직후 발생한 투자자간 갈등으로 준공시기가 지연됐다. 이 과정에서 신영종합개발로 시행사가 바뀌면서 사업 명칭이 변경됐다. 착공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현재 공정률은 여전히 50% 정도. 사업을 이어받은 신영 측은 2013년 골프장을 먼저 개발하는 등 속도를 내는 듯 했지만 이후 스키장과 숙박시설 진척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공사지연 이유는 시행사 내부 문제와 본래 개발계획의 변화 때문이라고 춘천시는 설명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신영 측은 스키장을 개발하겠다는 본래의 계획을 바꿔 다른 관광 아이템을 개발하는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라며 "지구온난화 등 기후여건의 변화 등으로 스키장이 사업성이 적다는 판단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행사 내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현재는 해결된 상태로, 신영 측은 관광단지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 측은 이번 사업기간 연장을 논의할 때 마스터플랜 수립 구체화 등을 이유로 3년이 아닌 5년 연장을 원했지만 더이상 사업을 방치할 수 없었던 강원도와 춘천시는 3년 연장으로 못을 박았다.

    그러나 아직 시행사 측에서 스키장을 대체할 뚜렷한 'B플랜'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혹여 마스터플랜이 완성된다고 해도 강원도, 춘천시 주무부처와 협의, 재해영향분석과 환경영향분석, 교통영향분석 등 각종 행정절차를 진행해야된다. 이 모든 과정이 속도있게 진행된다고 해도 준공기한인 2023년 안에 완전 개장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관광단지 당초계획이 진행됐다면 스키장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단지 인근 산 모습. (사진=최규진 기자)
    신영관광단지 당초계획이 진행됐다면 스키장으로 사용됐을 관광단지 인근 야산. (사진=최규진 기자)

    2009년 착공된 6000억원 규모의 라비에벨 관광단지 역시 조성사업 속도가 더디다. 최초 '무릉도원 관광단지 조성사업'으로 시작된 해당 단지 개발사업은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와 홍천군 북방면 전치곡리 일대 499만㎡에 6000억원 가까이 투자해 56홀 규모의 골프장과 콘도 302개동(558실), 호텔(109실), 생태공원, 한옥마을을 조성하는 것으로 당초 2009년 착공해 2014년 준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1년 18홀 규모의 골프코스에 대한 공사를 마친 후 회원권 분양이 저조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가 다시 공사를 시작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현재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숙박시설만 운영되고 있다. 역시 2022년까지 준공기한이 연장돼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2012년 신동면 혈동리 74만㎡에 3200억여원 규모로 추진되던 한원춘천관광단지는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간 상태다.

    한편 신영관광단지와 라비에벨 관광단지에 투입되는 민간자본은 9400억원대로 2000년대 초반 한류열풍에 힘입어 사업이 시작됐다. 

    춘천시 관광과 관계자는 "춘천지역 2곳의 대규모 관광단지는 2010년 전후에 골프장을 중심으로 추진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현재 변화된 관광 콘텐츠와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고 아이템도 동일하다. 훗날 새로운 관광단지 조성시 비슷한 아이템으로는 관광단지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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