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사용설명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콧속 씻기’를 아세요?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내 몸 사용설명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콧속 씻기’를 아세요?

    • 입력 2020.12.25 00:00
    • 기자명 고종관 보건학박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고종관 전 중앙일보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코로나19 검사 받아보셨어요? 면봉이 콧속으로 10~15㎝나 들어가니 몇 초 걸리지 않는 짧은 시간이지만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몸서리치게 되지요. 그렇다면 코로나19 검사는 왜 이렇게 고문(?)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까요.
       
    이는 코 뒤쪽 인두가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채취할 수 있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가장 먼저 정착해 힘을 키우는 장소라고 해요.  

    보통 병원균은 입이나 코를 통해 들어와 목과 코 뒤쪽 점막에 자리를 잡고 세력을 확장하지요. 세균은 염증을 일으켜 영역을 늘려가지만 바이러스는 효소를 분비해 세포벽을 뚫고 들어가 전신으로 퍼진답니다. 

    이러한 간단한 원리를 안다면 콧속과 목의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특히 호흡을 주관하는 코는 외기에 항상 열려 있으니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조물주가 코를 만들 때 단순한 통로만 만들어 놓진 않았겠지요. 사람이 하루에 들이마시는 공기는 약 1만ℓ(500㎖ 페트병 2만개)에 이른다고 해요. 공기에는 온갖 오염물질과 병원체가 들어있고 계절 따라 공기 온도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폐는 항상 따뜻하고 맑은 공기만을 원하니 콧속과 기관지에는 당연히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놓아야 할 것입니다.

    우선 공기가 콧속 통로를 지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0.25초라고 해요. 찰나 같은 시간에 공기가 덥혀지거나 식혀지고 먼지와 세균 등이 걸러집니다. 이러한 기능을 하는 장치가 콧속 통로에 설치된 모세혈관과 코털, 그리고 점막입니다. 모세혈관은 공기의 적정온도를 맞춰주고 코털과 점막이 환경물질을 잡아내면서 습도까지 맞춰 폐에 전달합니다. 

    부연하면 겨울 날씨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부비동이라는 커다랗고 습한 동굴을 지나면서 순식간에 습도 80∼85%, 온도 30~32도로 바뀌게 된답니다. 

    콧속 통로의 기능이 바이러스나 세균을 방어하는 메커니즘은 이렇습니다. 먼저 코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코 점막에서 나오는 끈끈한 점액에 포획됩니다. 그러면 코 깊숙한 곳에서부터 기관지까지 분포된 무수한 섬모가 이를 밖으로 밀어내지요. 마치 늪의 갈대처럼 흐느적거리면서 점액을 배출하는데 이것이 바로 가래입니다. 공기가 탁한 곳에 있거나 감기에 걸리면 가래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걸러내야 할 불순물이 많기 때문이겠죠.

    특히 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고 습한 곳에서는 맥을 못 춘다고 해요. 이런 이유에서 의사들은 감기에 걸린 환자에게 ‘목을 촉촉하게 해야 한다’거나 ‘가습기를 틀어놓으세요’라고 권합니다. 

    특히 코 호흡을 통해 나오는 일산화질소(NO) 또한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렇다면 입 호흡은 어떨까요. 사실 입은 음식 섭취와 언어소통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다보니 공기정화 장치가 없어요. 입 호흡은 단지 코 호흡의 보조기능을 수행할 뿐입니다. 방어기능으로서는 코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지요.    

    그렇다면 콧속 건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핵심은 ‘점막 강화’입니다. 점막은 앞서도 설명했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을 잡는 1차 방어막입니다. 심지어 ‘전신 면역’과 구분해 ‘점막 면역’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입니다.

    점막 면역을 높이려면 콧속이 항상 촉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분섭취 뿐 아니라 실내 공기가 40~60%의 습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겨울에는 난방으로 인해 실내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항상 유의해야 해요.

    또 하나는 콧속 세정입니다. 코로나19 예방지침을 보면 항상 손씻기가 강조돼요. 하지만 이 보다 ‘콧속 씻기’가 더 중요해요. 바이러스나 세균이 점막에 붙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코 세척으로 씻어내는 것입니다. 자주 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외출 후 반드시 코 씻기를 권합니다. 

    세척액은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며 방법도 간단합니다. 한쪽 코로 세척액을 흘려 넣고 다른 쪽 코로 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약국에 가면 코세척용 제품도 팔고 있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점막이 예민해 있으니 테스트를 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다음으로 입 호흡을 하는 사람(특히 수면 중)은 가능하면 코 호흡을 해야 합니다. 입 호흡은 입안을 건조하게 해 세균을 왕성하게 자라게 하는 원인이 되고 외부에서 병원균의 침입을 용이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점막은 건강한 식생활에서 비롯됩니다. 점막세포는 탈락되고 다시 생산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결국 재료가 풍부해야 잘 만들 수 있겠죠.

    오메가3 지방산이 세포막의 원료가 된다고 하니 등푸른 생선이나 들기름, 아마인유 등을 고루 섭취해요. 여기에 점막재생을 촉진하는 비타민 B2와 B6, 비타민 A, 또 세포의 원료 아미노산의 흡수를 도와주는 간이나 계란, 육류 등이 도움이 되겠군요. 추가하면 아몬드 등 견과류, 콩단백질도 추천됩니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