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캘리그래퍼 임덕호 작가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우리동네 소상공인] 캘리그래퍼 임덕호 작가

    • 입력 2020.12.20 00:01
    • 수정 2023.09.07 12:33
    • 기자명 김은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행복캘리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행복캘리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악필도 충분히 캘리그라피를 할 수 있어요. 예술을 하기 전 글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춘천시 후평동 삭주로의 한 골목길에 있는 ‘행복캘리’에서 캘리그래퍼 임덕호 작가를 만났다. 아담한 작업실이지만 사람냄새로 훈훈함이 절로 느껴졌다. 수강생들을 위한 긴 테이블과 벽마다 가득 걸린 캘리그라피 작품들이 감탄을 절로 자아냈다.

    ‘말보다 더 강했던 침묵의 힘을 기억하라’, ‘내가 좋은사람이 되면 내게 좋은 사람들이 온다’, ‘지상에서 빛나는 이름하나 누가 물으면 꽃이여 한마디 말로 그것은 꽃입니다’ 등 심금을 울리는 문장들에 시선을 뺏겼다.

    캘리그라피와 서예는 비슷한 듯 다르다. 서예는 간결함과 정직함이 있다면 캘리그라피에는 자유로움이 있다. 하지만 무한한 자유로움에 도달하는 건 쉽지 않다. 다섯 살때부터 붓을 잡은 캘리그래퍼 임덕호 작가 역시 소설가 이외수의 권유를 받아 캘리그라피를 시작했으나 서예 틀을 깨는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작품을 위해 붓필을 든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작품을 위해 붓필을 든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임 작가는 어느덧 캘리그라피 경력 15년차를 맞았다. 금전적인 이유보다 제자 양성을 위해 ‘행복캘리’ 공방을 운영 중이다. ‘행복캘리’에서 캘리그라피 수업을 하고 1년에 2번정도 수강생들과 함께 전시회를 연다. 임 작가의 SNS나 입소문을 통해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임 작가에게 ‘행복캘리’는 일하는 곳이 아닌 따뜻함을 전해주는 매체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취미반은 1년, 자격증반은 3년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에 임작가는 “일회성보다는 지속적인 만남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 작가는 춘천의 시인, 화가, 음악 등 문화예술인들과 어울려 함께 움직인다.  

    임작가는 “수강생들이 힘든 과정을 겪고 마침내 자신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느날 한 수강생이 ‘선생님 어때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작품을 선물했다.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며 “가끔 아주 멀리있는 사람들이 공방을 찾아와 내 작품을 볼 때도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임 작가는 수강생들과 재래시장 등 춘천 곳곳을 다니며 캘리그라피 봉사를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거리에 나서지 못했다. 임작가는 “캘리그라피 봉사를 하며 따뜻한 메시지를 나누는 기쁨을 느낀다. 내년에는 꼭 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작품에 집중하는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작품에 집중하는 임덕호 작가 (사진=김은혜 기자)

    ‘행복캘리’는 캘리그라피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제자들을 양성하는데 목표가 있다. 캘리그라피에 대해 임 작가는 “캘리그라피는 ‘아름다운 글씨’라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 희망과 꿈을 주는 무궁무진한 재능을 갖고 있다”며 “종이뿐만 아니라 나무, 도자기, 돌 등에 다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필은 캘리그라피를 할 수 없다’라는 편견에 대해 “악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먼저 글씨를 조화롭고 균형있게 쓰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예술을 하기 전 글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후 예술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임 작가는 “캘리그라피는 글씨를 쓰는 게 아닌 그리는 것이다”며 “악필인 사람들도 열정적으로 도전하면 예술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다 고향 춘천을 잊지 못해 다시 돌아왔다는 임 작가는 “춘천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이라고 설명한 뒤 “차를 타고 5분만 밖으로 나가도 작품이 떠오르는 아름다운 동네다. 무척 매력적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은혜 기자 keh1130@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