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붕어빵 장사에 나선 이유?...창업 문의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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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이 붕어빵 장사에 나선 이유?...창업 문의 빗발

    • 입력 2020.11.27 00:02
    • 수정 2020.11.28 00:08
    • 기자명 석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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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여파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붕어빵 장사에 도전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코로나 여파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붕어빵 장사에 도전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사진=석민정 기자)

    "운영하던 장사를 접고 4개월을 쉬면서 김밥집 아르바이트도 해봤지만 나이와 코로나19 벽에 번번히 부딪혔죠. 더이상 집에서 쉬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붕어빵 장사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26일 오후 12시. 춘천 동내면 인근 노상에 자리잡고 붕어빵을 굽고 있는 A(60)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한달도 안된 초보 붕어빵 사장님이다. 그는 수년간 거두리에서 주점을 운영하던 사장님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주점 매출이 크게 줄었고 결국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A씨는 몇 달간 새로운 일에 도전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붕어빵 장사에 나서게 됐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붕어빵' 장사에 도전하는 서민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해당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춘천에는 70개 이상의 붕어빵 노점이 운영 중이며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최근 하루에만 10건 이상의 창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봄부터 계속된 경기악화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은데다 이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는 크게 줄면서 '붕어빵 창업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데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어 붕어빵 장사를 택하는 서민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 해당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붕어빵 노점상들도 코로나19 한파는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크게 떨어진데다 불법 점포 단속으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붕어빵 창업에 뛰어들어도 며칠 버티지 못하고 장사를 접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붕어빵 창업을 연계해주는 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붕어빵 노점 유지 비율이 60%대에서 20%대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붕어빵 장사를 15년간 해온 B(58)씨는 “최근 붕어빵 장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 보니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춘천에서 겨울철 한철 장사인 붕어빵 점포를 찾기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석민정 기자 suk3845@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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