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피플’ 인터뷰] 11. 전국 최초 춘천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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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피플’ 인터뷰] 11. 전국 최초 춘천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 신초롱 기자
  • 승인 2020.11.17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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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창단, 8개월간 코로나 뚫고 연습 돌입
평균연령 72세, 열정으로 만들어 낸 연주 ‘귀감’
“리코더 시작한 이후 건강 회복, 너무 감사해”
올해 1월 창단 후 지난 10일 창단연주회를 가진 봄내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과 이영진 음악평론가. (사진=신초롱 기자)
올해 1월 창단 후 지난 10일 창단연주회를 가진 봄내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과 이영진 음악평론가. (사진=신초롱 기자)

평균연령 72세, 지긋한 연세의 어르신 9명이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합주단을 창단,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춘천 삼천동 중도선착장 옆 카페 ‘5NOTE’에서 전국 최초의 여성 시니어 리코더 합주단인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창단연주회가 열렸다. 이영진 음악평론가가 지난 1월 창단한 합주단은 소프라노 리코더 이성희·심순기씨, 알토 리코더 김복희·이상녀·최명순·이성옥씨, 테너 리코더 채정숙·박연화씨, 베이스 리코더 박연숙씨 등 9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이성희 단장이 이끄는 합주단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지난 3월부터 주 2회씩 모여 연습에 매진해왔다. 연주회를 앞두고는 하루종일 연습에 매달렸다. 단원 중 음악 전공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악보를 볼 줄 모르는 단원도 여럿 있었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쌓은 끝에 무대에 설 정도가 됐다.

춘천시 조운동 주민센터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온 리코더반 수강생들인 이들은 이날 무대를 통해 헨델 ‘라르고’, 마르티니 ‘사랑의 기쁨’, 프랑스 민요 ‘아비뇽의 다리에서’, 앤더슨 ‘월칭 캣’, 프레토리우스 ‘르네상스 춤곡ⅠⅡⅢ’,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트르 ‘아이네클라이네나흐트무지크’, 헨리 메시니 ‘문리버’, 애니메이션 ‘라이온킹’ OST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차이코프스키 ‘꽃의 왈츠’ 등 연주를 선보였다.

긴장한 탓인지 중간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관객들도 관대한 박수와 환호성으로 용기를 북돋아줬다.

한국 리코더계 대부 조진희씨도 이날 자리를 빛냈다.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을 위해 몇 차례 수업을 하러 연습실을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작곡가 쿠안츠의 ‘미뉴엣 변주곡’을 비롯해 제자 이하얀씨와 자크 마르텡 오트테르 ‘두 대의 리코더를 위한 모음곡’ 등 아름다운 연주로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리코더계 대부 조진희씨 (사진=신초롱 기자)
리코더계 대부 조진희씨 (사진=신초롱 기자)

막내 단원 박연숙씨는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카리나를 배운 경험이 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중단돼 쉬던 중 우연히 리코더 연습반에 구경을 왔다가 단원으로 합류했다.

모든 병의 약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리코더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전에는 초등학생들이나 다루는 악기인 줄 알았다”며 “그런데 음역대도 넓고 악기도 이렇게나 고가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단원으로 합류한 이후 리코더에 대한 지식을 많이 알게 돼 기쁘다는 그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합주단이 해체되지 않는 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합주단 초창기 멤버인 테너 리코더 채정숙씨는 이전 멤버들과 원주에서 열렸던 실버 경연대회에서 인기상을 수상했던 경험을 기억에 남는 일화로 꼽았다. 그는 “음악을 시작하면서 나갔던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였다”며 “요즘에는 요양원 등 요청이 들어오는 곳에서 연주로 봉사를 한다”고 말했다.

 

모차르트 '아이네클라이네나흐트무지크'를 연주 중인 이성희, 이상녀, 채정숙, 박연숙 단원. (사진=신초롱 기자)
모차르트 '아이네클라이네나흐트무지크'를 연주 중인 이성희, 이상녀, 채정숙, 박연숙 단원. (사진=신초롱 기자)
봄내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과 이하얀씨의 연주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봄내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과 이하얀씨의 연주 모습. (사진=신초롱 기자)

리코더 연주를 시작하면서 건강을 회복한 단원도 있다. 대학교 재학시절 1~2년 정도 리코더를 불었던 경험이 있는 알토 리코더 최명순씨는 “몸이 많이 아팠었는데 리코더를 다시 시작한 이후 많이 좋아졌다”며 “옛날에 불었던 기억이 나서 좋고, 새롭게 배우는 것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리코더를 부는 것도 좋지만 몸이 좋아진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플룻, 바이올린 등을 배웠던 이성희 단장은 나이가 들면서 호흡이 차게 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리코더를 접하게 됐다. 이 단장은 “선생님이 지도를 잘 하실 뿐 아니라 리코더의 소리도 너무 좋아서 빠져들게 됐다”며 “삶의 활력이 되고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봄내 실버리코더앙상블 단원들은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지역 내 공연을 활발히 펼쳐나갈 예정이다. 오는 12월 세종호텔에서 열리는 ‘문학인의 밤’ 초청 연주를 앞두고 맹연습에 돌입한 상태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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