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메카 꿈꾸는 춘천] 1. 유기동물 입양카페 조성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반려동물 메카 꿈꾸는 춘천] 1. 유기동물 입양카페 조성

    • 입력 2020.11.16 00:02
    • 수정 2021.03.29 16:32
    • 기자명 윤왕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시동물보호센터와 춘천 유기동물 입양센터 조감도. (사진=춘천시동물보호센터 제공)
    춘천시동물보호센터와 춘천 유기동물 입양센터 조감도. (사진=춘천시동물보호센터 제공)

    전국의 반려가구는 지난해 기준 모두 591만 가구로 이들이 기르는 반려동물만 856만마리(반려견 598만 마리·반려묘 258만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울산·경남 인구 약 8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며 서울·경기 인구에 35%가 넘는 숫자다. 이 같은 반려가구가 증가하면서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가 올해 5조8000억원대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6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춘천시는 이 같은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춘천시 반려동물 산업육성 종합계획’을 세우고 2024년까지 600억원을 투입해 인프라 구축, 산업육성, 연결플랫폼 구축, 신산업 육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편집자주>

     

    내달 15일 준공을 앞둔 강원도 최초 유기동물 입양카페 조성 공사 현장.(사진=윤왕근 기자)
    12월15일 준공을 앞둔 강원도 최초 유기동물 입양카페 조성 공사 현장.(사진=윤왕근 기자)

    ◇커피 한잔으로 맞춤형 입양 돕는다
    '반려동물 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춘천시의 의지는 다음달 15일 준공을 앞둔 춘천시 유기동물 입양센터 공사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6월 신북읍 옛 102보충대 주차장 자리로 이전한 춘천시 동물보호센터 옆에 연면적 1만2089㎡, 2층 규모로 지어지고 있는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맞춤형 유기동물 매칭'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콘크리트 공사는 완료된 상태로 공정률은 60% 정도다. 센터 1층은 카페형 매칭 장소로 꾸려 음료를 마시면서 본인이 입양을 원하는 반려동물과 먼저 자유롭게 교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유기동물 입양을 원하는 이들은 인터넷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통해 마음이 쓰이는 반려동물을 선택해 해당 공간에서 안아도 보고, 만져도 보며 교감을 맞춰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운수 춘천시동물보호센터 동물복지담당은 "현행 시스템은 온라인에 게시한 사진과 정보만으로 반려동물을 택해야 하기 때문에 파양률이 높고 재유기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은 매칭 공간은 파양률을 줄이는 한편, 적극적인 분양 추진으로 사육공간 제약에 따른 안락사율을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동물 입양카페 앞 조성되는 반려견 운동장 공사 모습. 운동장은 유기동물과 입양인의 교감 장소로 쓰일 뿐 아니라 일반 반려인구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유기동물 입양카페 앞 조성되는 반려견 운동장 공사 모습. 운동장은 유기동물과 입양인의 교감 장소로 쓰일 뿐 아니라 일반 반려인구도 사용할 수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해당 공간은 입양 매칭장소 외에도 입양인에 대한 상담과 소양교육 공간으로도 활용, 충동적 입양을 막고 반려견 양육에 필요한 기본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사용된다. 또 버려진 동물이 유기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 심리치료 공간, 견사 내 유기동물의 놀이터로도 쓰인다.

    2층은 사무공간으로 사용, 현재 춘천시 제2청사(옛 춘천여고)와 현 용산리 건물로 나뉘어 있는 동물보호센터 인력을 통합, 조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앞에는 '반려견 운동장(가칭)'을 조성, 입양인이 아닌 일반 반려인구도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난 12일 춘천시동물보호센터 입소실에 만난 시츄. 이 시츄는 눈 한쪽이 없는 등 질병을 앓고 있어 위탁운영 입양기관의 '입양 오디션'에서는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공공성을 강화한 춘천 센터는 적극적인 매칭에 나서고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지난 12일 춘천시동물보호센터 입소실에 만난 시츄. 이 시츄는 눈 한쪽이 없는 등 질병을 앓고 있어 위탁운영 입양기관의 '입양 오디션'에서는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지만 공공성을 강화한 춘천 센터는 적극적인 매칭에 나서고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전국 두 번째 사례, 공공성 강화로 유일무이 꿈꿔
    춘천시 유기동물 입양센터가 내달 문을 열면 전국에서 두번째 사례가 된다. 최초는 서울 강동구 '리본(Reborn·다시 태어나다)센터'다. 춘천시는 센터 건립을 결정하고 리본센터를 발이 닳도록 방문하며 프로그램 등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했다. 그러나 운영방식 등에서 강동구와 차이가 있다.

    강동구 입양센터의 경우 위탁운영이지만 춘천시 유기동물 입양센터는 직영으로 운영, 공공성을 강화했다. 강동구는 수도권 동물보호센터에서 입양의 가능성이 높은 반려동물을 '캐스팅'해 운영하지만 춘천시는 춘천시동물보호센터 내 입소된 모든 동물의 매칭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난 12일 취재차 방문한 센터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예쁜 시츄 한마리를 볼 수 있었는데, 한쪽 눈이 없는 상태였다. 센터 관계자는 "수술 흔적도 있는 것으로 봤을 때 강아지가 늙고 병들자 일부러 버렸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했다.

    이럴 경우 입양 가능성이 낮지만, 공공성을 강화한 춘천 입양센터에서는 적극적인 매칭 대상 중 하나다. 물론 좋은 주인에게 입양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이 동원돼 건강과 심리상태를 최선의 상태로 만들고 있다.

     

    지난 12일 춘천동물보호센터 내 견사에서 유기동물들이 입양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지난 12일 춘천동물보호센터 내 견사에서 유기동물들이 입양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왕근 기자)

    ◇102보충대 떠난 용산리, '댕댕이 부대'가 채울까
    춘천시 유기동물 입양센터가 들어서는 신북읍 용산리 옛 102보충대 주차장은 입대 날이면 장병과 가족,친구 등 4000~5000명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다. 그러나 2016년 11월 부대 해체 이후 4년 동안 황량한 모습으로 남았다.

    부대 해체 전 15~20곳에 이르던 식당은 현재 2곳 밖에 남아있지 않다.  춘천시는 102보충대가 떠난 용산리를 '댕댕이 부대'가 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운수 춘천시동물보호센터 동물복지담당은 "전문 입양카페 개소 전인 현재도 단순 유기동물 입양을 위해 동물보호센터를 찾는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현재는 연 500~600명(보호센터 이전 전 방문객 포함) 정도지만, 이마저도 인근 상인들은 굉장히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이 정도 인파에도 상인들의 긍정적 반응을 보며 그동안 용산리 상권이 어느정도로 어려웠는지 짐작이 간다"며 "입양센터, 일반 반려인구가 사용 가능한 운동장 등이 완공되면 용산리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춘천시가 반려동물 사업에 올인하는 이유는 1인가구 시대에 성장할 수 밖에 없는 반려동물 산업을 선점, 반려동물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라며 "단순 반려동물 동행도시가 아닌 사료업체 등 각종 관련 산업시설 유치 등을 이뤄내는 것이 목표로, 용산리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