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육아수당 10만원 증액 추진..."타당성 부족"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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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道 육아수당 10만원 증액 추진..."타당성 부족" 비판 목소리

    • 입력 2020.11.11 00:01
    • 수정 2020.11.11 23:58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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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육아기본수당 홍보 포스터. (사진=강원도)
    강원도 육아기본수당 홍보 포스터. (사진=강원도)

    강원도가 내년도 육아기본수당 예산을 현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10만원 상향하는 것을 추진하는 가운데 도의회 등 일각에서는 근거와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의회 등에 따르면 강원도는 내년 육아기본수당으로 모두 976억원의 예산을 계획하고 있다. 도내 2만3941명의 아동에게 월 40만원씩 지급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올해 지원금액인 455억800만원(1만6474명·월 30만원)에 520억원, 114%가 증가하는 것이다.

    강원도 육아기본수당은 2018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사업으로 강원도는 해당 제도가 도내 출생률 유지와 증가에 효과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올초에는 2015년부터 하락세였던 도내 출생아 수가 육아기본수당 시행 첫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육아기본수당 도입으로 인한 효과라고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강원도는 그 근거로 통계청과 행정안전부 등의 인구자료를 들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출생아 수는 8370명으로 2018년 8351명 대비 19명(0.23%)이 늘어났다. 전국에서 출생아 수가 증가한 곳은 강원도와 세종시 뿐이라 육아수당의 성과는 더욱 돋보였다. 그러면서 현재 월 30만원의 지급액을 최대 50만원까지 증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는 부풀려진 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강원평화경제연구소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주민등록 통계자료를 근거로 한 '행정안전부 2019년 시도별 출생아 통계현황'에는 도내 출생아 수가 늘었지만,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도 8월 인구 통계자료에서는 지난해 강원도내 출생아 수는 8283명으로 2018년 8351명보다 오히려 68명(0.8%↓)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평화경제연구소는 통계청의 공식 통계자료가 아닌 출생아 출생지 기준지로 작성한 주민등록통계 자료를 근거로 발표, 평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강원도 해당 부처의 수준이 초보적 통계자료 분석 능력마저 갖추지 못했거나 해당 사업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통계를 배제, 왜곡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청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도청 전경. (사진=MS투데이 DB)

    또 이번 상향 추진은 지난해 3월 '강원도 육아기본수당 지원 조례' 제정 당시, 사업에 대해 2년마다 평가를 실시해 예산을 수립한다는 도의회 상임위 결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강원도가 여성가족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강원도 육아기본수당에 효과성 분석 결과가 이달 중순 나올 계획이지만 아직 관련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금액 상향 추진은 이르다는 의견이다.

    육아수당 상향 추진은 지난 6일 도 보건복지여성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대상이 됐다. 김병석 의원은 “10만원 올린다고 출산율이 얼마나 높아질 지는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도 집행부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강조하며 예산 협조를 요청했다.

    평화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육아수당 상향 추진은 조례에 근거한 절차와 과정이 위배, 도의회와 시민사회의 의견이 원초적으로 배제된 채 사업 효과성이 검증 안된 현금 지급성 사업 부풀리기"라며 "코로나와 수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 국방개혁 2.0 가중되는 지자체 재정 악화를 고려할 때 이번 사업 증액은 전면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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