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읽기] 이재용은 ‘새로운 삼성’을 만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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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의 경제읽기] 이재용은 ‘새로운 삼성’을 만들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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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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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 언론인
차기태 언론인

한국경제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위상을 세계 1류기업으로 도약시켰다. 아울러 한국경제가 오늘날 세계 10위권으로 진입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1일 창업자 이병철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는 6월항쟁으로 직선제 개헌을 성취하고 민주화 시대에 진입한 직후였다. 

이건희 회장이 지휘하는 삼성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그의 업적은 우선 숫자로 입증된다. 1987년 11월30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4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그렇지만 이 회장 쓰러진 2014년 5월10일에는 약 200조원으로 급증했다. 500배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1987년 2조3813억원에서 2014년 206조2059억으로 커졌다. 순이익도 345억원에서 23조3943억원으로 678배나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성장은 반도체 사업이 선도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회장 취임 이전부터 삼성의 반도체 사업진출을 앞장서 추진했다. 회장 취임 후에도 그의 집념은 이어졌다. 그 결과 삼성은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하는 등 앞서나갔다. 삼성은 오늘날 D램반도체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도체 뿐만이 아니다. TV와 휴대전화 등 다른 전자제품에서도 세계1위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이 제품을 불태우는 등 극약처방을 동원하면서까지 강조한 ‘품질경영’의 성과였다. 그가 강조한 품질경영은 사실 사소한 것이 아니다. 그 이전까지 삼성을 비롯해 한국 기업들이 빠져있었던 양적성장 위주의 경영방식을 탈피하는 계기가 됐다. 

이건희의 삼성은 김대중정부 당시 추진된 인터넷 보급 확대와 IT 중심의 경제발전 정책과 만나면서 더욱 큰 빛을 발하게 됐다. 김대중정부의 정책을 하드웨어로 뒷받침함으로써 한국은 IT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방역과정에서도 그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반면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산업재해 피해자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그룹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많은 무리수를 저질렀다. 그 결과 그 자신이 삼성특검의 수사대상에 올라 끝내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업에서도 자동차와 석유화학 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한 끝에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이런 무리수와 실패가 워낙 강렬했다. 때문에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늘 엇갈렸다. 필자는 지난 2016년 이건희 시대 삼성의 경영이력을 다룬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 책에서 이건희 회장의 생전 역할을 ‘야누스’라고 평가했다. 로마 신화에서 야누스는 전쟁과 평화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건희 회장이 이끈 삼성에게는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고 본 것이다. 

이제 이건희 시대의 빛과 어둠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스란히 받아들게 됐다. 예로부터 부모에 대한 평가는 자식이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이건희 회장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재용 부회장이 하기에 달려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경영사령탑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노조를 인정하며,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려는 시도이다. 새로운 한국의 위상과 평가에 걸맞는 방향이라 사료된다. 

다만 그가 아직까지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여준 것이 없기에 다소 불안하다. 2000년대 초 인터넷기업을 몇 개 운영해 봤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미국의 유력한 경제신문 <월스트리트 저널>도 삼성이 탁월한 성취를 이룩했지만 아직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약점은 이재용 부회장 홀로 극복할 수 없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에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경영인들이 있다. 바깥에는 삼성의 발전을 뒷받침하고 기대하는 주주들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들과 열린 마음으로 협력한다면 웬만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협력을 통해 진정으로 ‘새로운 삼성’을 보여주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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