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35. 춘천 ‘허밍면옥’ 백진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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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상공인] 35. 춘천 ‘허밍면옥’ 백진우 대표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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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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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은 본래 ‘이냉치냉’으로 즐기는 겨울 별미
육수 우리는 데만 하루 평균 12시간…“정성 가득”
백 대표 “‘허밍면옥’ 대중화 넘어서 세계화 꿈꿔”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들던 여름이 가고 포장마차에서 갓 말아낸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이 간절한 계절이 왔다. 하지만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추운 겨울에도 한결같이 평양냉면을 찾는다. 세시풍속집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냉면은 무김치, 배추김치 국물에 말고 돼지고기와 섞은 메밀국수를 뜻한다. 본래 평양냉면은 새콤하면서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메밀면을 말아 먹는 겨울 별미다.

 

춘천 소양2교 강변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허밍면옥' 외부 전경.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 소양2교 강변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허밍면옥' 외부 전경. (사진=신초롱 기자)

아쉽게도 춘천은 막국수의 본고장답게 평양냉면 전문점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적다. 무더웠던 지난 7월, 백진우 청년대표는 소양2교가 훤히 보이는 우두동에 평양냉면 전문점 ‘허밍면옥’을 열었다. 창업 3년차 초보 대표인 그는 두 번의 요식업 실패를 교훈삼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백 대표는 요식업을 연달아 실패한 뒤 모든 걸 정리하고 서울의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평양냉면집에서 일을 배우며 기초를 다졌다. 남는 시간에는 전국의 유명 냉면집을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정리했다.

 

(사진=신초롱 기자)
'허밍면옥' 백진우 대표. (사진=신초롱 기자)

서울이 아닌 춘천에서 사업장을 꾸리게 된 이유에 대해 백 대표는 “서울은 규모도 크고 유동인구가 많지만 춘천은 막국수에 길들여진 분들이 많아서인지 평양냉면을 유독 생소하게 받아들이더라”며 “서울은 경쟁이 치열한만큼 살아남기 힘들지만 이곳에서 연 것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매장 인테리어는 백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실패를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손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흘러가는 대로 대충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차원에서 도면 작업부터 직접 참여했다.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춘천 허밍면옥 내부. (사진=신초롱 기자)
세련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춘천 허밍면옥 내부. (사진=신초롱 기자)

무심하게 고명이 얹혀 나오는 일반적인 평양냉면과 달리 허밍면옥의 냉면은 식용꽃이 장식된 채 테이블로 옮겨져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다. 모든 냉면은 놋그릇에 담겨나온다. 냉온 기능이 있어 한 그릇을 다 먹을 때까지 처음 느꼈던 그 식감 그대로 식사를 마무리 할 수 있다. 이렇듯 메뉴 하나, 그릇 하나까지 일일이 신경 쓴 탓에 매장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그 정성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게 고객들의 한결 같은 후기다.

그럼에도 막국수 등 간이 센 음식을 선호하는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다. 평양냉면은 마니아층이 두텁기도 하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적어도 5번은 먹어봐야 조금을 알 듯 말 듯하고, 그 이상 먹어야 비로소 맛의 진가를 알게 되면서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는 게 냉면 좀 먹어본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식용 꽃이 얹혀진 춘천 허밍면옥의 평양냉면. (사진=MS투데이 DB)
식용 꽃이 얹혀진 춘천 허밍면옥의 평양냉면. (사진=MS투데이 DB)

평양냉면 마니아인 백 대표는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면 맛있긴 하지만 쉽게 질리고 금방 생각이 안나지만 평양냉면을 몇 번 먹으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순수하게 올라오는 매력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춘천에서는 대중적이지 않은 평양냉면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백 대표는 “제대로 된 내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동치미 육수를 베이스로 하는 일반적인 평양냉면과 달리 그는 고기육수가 베이스인 서울식 평양냉면을 고수하고 있다. 만드는 게 까다롭기로 소문난 평양냉면 육수도 직접 우린다. 그는 “핏물을 빼고 작업을 다 하는 데까지 12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평양냉면이 호불호가 갈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슴슴한 맛 때문인데, 간이 전혀 돼 있지 않은 듯한 맛에 처음 먹어본 이들은 면수를 먹는 것 같다거나 극단적인 표현으로 걸레를 빤 물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푹 우려낸 육수와 면을 마시듯 먹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허밍면옥의 평양냉면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식용꽃과 육수를 먼저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럼에도 이 맛이 익숙치 않다면 다시마초를 뿌려먹으면 된다. 백 대표는 “단맛과 감칠맛이 강한 다시마초를 면발에 뿌리면 누구나 다 좋아할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다시마초는 다이어트, 성인병 예방에 좋은 메밀면에 감칠맛을 더해준다. 육수는 본연의 맛 그대로 즐기되, 식초와 겨자는 기호에 맞게 넣어 먹으면 된다.

냉면만 먹기 아쉽다면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만두와 함께 먹어도 좋다. 만두도 아쉽다면 수육과 함께 곁들이면 된다. 주로 2인이 방문하는 특성에 맞게 작은 사이즈의 수육도 있다. 전통있는 평양냉면집에서 볼 수 있는 어복쟁반도 주력 메뉴다. 9가지 부위의 소고기와 각종 야채, 버섯 등이 들어간다. 그는 “손님들이 부담없이 드실 수 있고, 보다 많은 분들이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재료를 아끼지 않은 어복쟁반. (사진=MS투데이 DB)
재료를 아끼지 않은 어복쟁반. (사진=MS투데이 DB)
생들기름에 비벼먹는 춘천 허밍면옥의 '허밍냉면'. (사진=MS투데이 DB)
생들기름에 비벼먹는 춘천 허밍면옥의 '허밍냉면'. (사진=MS투데이 DB)

백 대표는 초보자를 위해 직접 개발한 메뉴도 있다. 생들기름에 비벼먹는 비빔냉면인 ‘허밍냉면’이 그 주인공이다. 1년 정도 노력을 쏟은 끝에 탄생한 허밍냉면은 면과 고명을 간장 베이스의 양념에 비벼먹는 것이다. 눈으로 보기에 어여쁜 색색의 고명과 고소한 들기름, 메밀면의 조화는 향만 맡아도 군침이 절로 돈다.

해외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부터 늘 한식의 위대함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던 백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 “‘허밍면옥’을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켜 한국의 냉면을 해외로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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