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피플’ 인터뷰] 5. 열정으로 이룬 ‘대상’, 춘천 ‘씨밀레극단’
상태바
[‘핫 피플’ 인터뷰] 5. 열정으로 이룬 ‘대상’, 춘천 ‘씨밀레극단’
  • 서충식 기자
  • 승인 2020.10.29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에 거주하는 70대 어르신으로 구성된 ‘씨밀레극단’이 최근 열린 ‘소소아마추어연극제’(춘천연극제 주최)에서 대상을 차지,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씨밀레극단(단장 김영조)은 춘천남부노인복지관에 다니는 어르신들이 2019년 춘천연극아카데미 일반과정을 수료한 뒤 결성된 시니어극단이다. 이들은 반신반의로 신청한 ‘소소아마추어연극제’ 참가극단으로 선정돼 올해 초 연습에 돌입했다.

이들의 열정은 청년들에 뒤지지 않았고, 꿈꿔왔던 연극 무대에 오르기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쉴 틈 없이 연습했다. 그 결과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 김소영 단원이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씨밀레극단' 김영조 단장(왼쪽)과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김소영 단원. (사진=서충식 기자)
'씨밀레극단' 김영조 단장(왼쪽)과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김소영 단원. (사진=서충식 기자)

김영조 단장은 “연극제에 참가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쁜데 대상까지 받아 심장이 내려앉는 줄 알았다”며 “제대로 된 극장에서 첫 연극을 하기에 다들 쉽지 않았을 것이다. 참여한 단원들과 조명담당, 음향담당 등 모든 사람이 고생했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씨밀레극단의 연극제 참가작인 ‘무수리 남편’은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고통받아 온 할머니들의 고통과 통쾌한 복수를 그린 이야기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삼식이’(하루 세끼 꼬박꼬박 찾아 먹는 백수) 등의 익살스러운 표현과 능청스러운 연기로 코믹하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재밌는 것은 해당 이야기가 주인공을 맡아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김소영 단원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이다.

 

​연기 중인 김영조 단장과 노래를 부르며 열연 중인 김소영 단원. (사진=CITF춘천연극제 유튜브)
​노래를 부르며 열연 중인 김소영 단원. (사진=CITF춘천연극제 유튜브)

최우수연기상을 받게 된 이유가 이 때문일까. 김소영 단원은 “옛날 기억을 살려 실제 내가 겪었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려 했다”며 “내 이야기여서 그런지 연기에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물론 탄탄한 연기도 한 몫했다. 김소영 단원은 어렸을 때 성우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부모님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지만 가수를 꿈꿨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겸비한 '끼쟁이'다. 여기에 기타 실력도 수준급으로 실제 연극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심사위원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씨밀레극단이 달려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행정복지센터, 노인복지관 등의 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연습할 곳을 찾는 것이 큰 어려움이었다. 결국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인적이 드문 공터를 찾아다니며 연습했다. 김소영 단원은 “막바지 연습 때는 야외에서 덜덜 떨면서 했다”며 “그럼에도 가장 아끼는 실크머플러가 바람에 날아가 잃어버렸는데 그걸 모를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웃음지어 말했다.

 

연기 중인 김영조 단장. (사진=CITF춘천연극제 유튜브)
연기 중인 김영조 단장. (사진=CITF춘천연극제 유튜브)

김영조 단장, 김소영 단원 모두 연극을 시작한 뒤로 ‘살맛 난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겠다며 즐거움을 표했다. 이에 연극이란 본인에게 어떤 존재인지 묻자 김영조 단장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는 기회”, 김소영 단원은 “내 마음속에 감춰져 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씨밀레극단의 목표는 '정식 극단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연극을 본 업계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외에도 20분짜리 연극을 1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씨밀레극단의 ‘무수리 남편’ 연극은 CITF춘천연극제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