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사통팔달] 코로나19 이후 주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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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지역 사통팔달] 코로나19 이후 주택 전망

    • 입력 2020.10.24 00:00
    • 수정 2020.12.08 11:06
    • 기자명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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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
    노승만 강원연구원 연구본부장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주변의 사회와 실생활의 변화는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시쳇말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멘붕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어렵고 힘든 시간,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는 우리들의 마음을 소심하고 폐쇄적인 인간형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부 미래학자와 사회학자들의 조만간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기업 부도와 개인들의 파산, 그리고 심지어는 자살율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듣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뉴스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99% 감소, 지난달 일자리 83만개 소멸이라는 어두운 소식들만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비정규직, 계약직 위주의 '긱 이코노미'의 보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몰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오랜 걱정거리였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현상과 중복되어 나타나는 여러 형태의 문제 중 간과되어서는 안 될 사회문제가 바로 주택문제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하루가 멀다하고 발표되고 있으나 서울의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고, 서울 주택 투자자의 일부는 이미 수도권에 근접한 지방의 주택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9월 기준 수도권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5억5000만원이고 광역시는 3억, 지방도시는 2억3000만원 수준으로 조사되었으나 주택 수요자가 느끼는 실 체감 비용은 그보다 훨씬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 춘천의 평균 전세가율은 84.5%이나 그마저도 품귀현상이라 하니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춘천의 주택보급율은 이미 110%를 넘어 120%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생활형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습니다. 춘천시만 해도 벌써 10개 정도의 생활형 숙박시설이 신축됐거나 건설중에 있고 지금도 추진중인 시설이 10개 정도 된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꾸준히 빈집은 증가하고 있는데도 다른 한편에선 주택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했고 인구의 급격한 노령화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령화는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가 기존 '55~63년생'에서 '55~75년생'으로 확대되고 대상자는 17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올해 이 세대들이 65세가 되기 시작했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사회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정원이 수능생보다 많아 미달사태를 걱정하기 시작했고 베이비부머가 경제 호황속에서 부를 누려왔다면 이제부터 45세 미만의 세대들은 자녀 부양, 부모 공양, 본인 노후의 3중고에 시달려야 할 것입니다. 

    1960년대 이후 일본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몰락의 시행착오 시기를 살펴보면 일본은 단기적이기는 하나 토건사업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했고 지역 경제를 일으키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일본의 토건사업은 성장동력이자 사회통합의 기반이 됐으며 1990년대와 2000년대, 매년 40조~50조엔을 건설사업에 쏟아 부으며 경제를 부흥시켰습니다. 경제 불황으로 소멸된 일자리와 소득을 건설사업으로 대체한 것입니다. 이러다보니 일본의 국가채무는 GDP의 150%를 뛰어넘게 됐고 사상 초유의 거대 부채는 이후 일본 경제의 오랜 그림자가 됐습니다. 그 여파로 나타난 현상이 일본 국민들의 경제활동 위축과 산업의 몰락, 그리고 주택시장의 붕괴로 이어진 것입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예측에 따르면 2033년 일본의 빈집 수는 전체의 30% 수준인 2000만 채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빈집이 늘어나게 되면 지역사회는 슬럼화되고 경제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지역사회의 붕괴는 지방에서 시작돼 도시 교외, 그리고 도심지까지 퍼지게 됩니다. 빈집이라면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서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무너져가는 주택을 떠올릴 겁니다.

    저출산·고령화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도심에서도 유령주택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2018년 일본 전체의 빈집은 13% 수준이었고 대도시권의 빈집 비율도 10%대 수준이었습니다. 대도시지역에서 빈집이 늘어났던 이유는 고령화였고 빈집의 형태도 맨션(아파트)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내 맨션수는 약 640만 가구가 있었는데 그중 30년이 넘은 맨션이 전체의 40% 수준인 250만 가구였습니다. 주택이 오래되고 노후화되면 재건축이나 수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맨션(아파트)은 단독주택과 달리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소유자 전원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빈집 증가와 소유자의 고령화로 인해 수선과 재건축같은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빈집이 늘어나면 관리비와 수선충당금을 징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되었고 주택 빈집의 문제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강원도에서도 정비가 필요한 빈집수는 3200가구 수준으로 1997년부터 2017년까지 총 8048가구를 대상으로 13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비했습니다. 춘천시도 2015년 221가구였던 빈집을 정비해 현재는 100가구 수준으로 낮춰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농산어촌의 폐가를 대상으로 한 가구수이고 실제 도시내 빈집을 포함해서 조사하면 그 숫자는 1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입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한 강원도의 일반가구 수 대비 노인 가구 비중은 33.5% 수준으로 전국 평균 19%에 비하면 꽤나 높은 편입니다. 65세 이상이 가구주인 가구 수는 2000년부터 연평균 5.7%씩 증가해 총 11만4000여 가구로 나타나고 있어 일본의 사례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강원도에서 빈집 증가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최근 10년 간 1인 가구 증가폭이 가장 큰 지역은 춘천시로 7% 수준이고, 다음으로 원주시가 6%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원도내 주택유형 분포는 단독주택 42.7%, 아파트 52.1%, 연립주택 3.6%, 다세대주택 1.9%이고, 전체 주택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원주가 72.1%로 가장 높고, 춘천이 다음으로 67.1% 수준입니다. 2018년 기준 춘천시의 주택재고는 12만7548가구로 강원도 주택수의 약 20% 수준입니다.

    또한 강원도 전체 주택수(2015년 기준 56만9899가구) 중 30년 이상된 노후주택비율은 22.8%이고, 춘천시 15% 수준이나 그나마 다행이라 판단되지만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빈집문제의 발단은 인구 감소나 주택정책의 변화보다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됐을 때 폭증된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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