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폐창고가 아름다운 예술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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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폐창고가 아름다운 예술공간으로 바뀌었다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 입력 2020.01.06 11:11
    • 수정 2020.01.20 10:26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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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한 시골 마을에 거미줄만 가득 처진 채 오랫동안 방치된 창고가 있었습니다. 2004년 쌀 수매제 시행 이후 이 창고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330평이나 되는 너른 창고를 어떡하면 좋을까, 지역민과 공무원은 머리를 싸맸습니다. 그리하여 탄생된 담빛예술창고! 오래된 낡은 폐 양곡 창고가 문화예술 창고로 거듭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버려진 창고가 아름다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자 5개월 만에 지역민은 물론 전국에서 3만여 관광객이 몰려들었습니다. 

    담빛예술창고는 아름다운 전시공간, 문예까페, 문화체험실로 나뉘는데, 내부 2층이 높게 뻥 뚫려 있어 웅장한 느낌마저 더해줍니다. 문예까페에는 담빛예술창고의 명물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데, 그 높이가 무려 4m, 폭은 2.6m로 천장까지 닿아있습니다. 담양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대나무의 고장으로 불리는데, 이곳에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은 참 잘 어울리지 않나요?

    대나무 파이프오르간은 금속 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792개의 대나무 파이프를 사용해 웅장하고 신비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이곳은 메타세쿼이아 숲으로 유명한 담양이기에, 수려한 자연경관과 잘 어울려 작품 감상은 물론, 독서와 음악까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지요. 

    양곡창고는 곳간 창고인데,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보다 '예술난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이곳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뿐만 아니라 비엔날레 전시도 이루어지고 있을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들로 가득하답니다. 근사한 조명에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대나무 파이프오르간과 구석구석 가득한 책들과 커피향…. 여기에 문학, 음악, 미술을 다 담은 문예카페인데 조경마저 예쁘니,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또한 정원에는 크고 작은 예쁜 조각작품이 가득하며 천연기념물 제366호 관방제림과 연결돼 있어 창고 구경으로만 끝나지 않을 멋진 관광코스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같은 듯 다른 이야기이지만 양곡 창고가 멋진 공간으로 리모델링된 사례는 또 있습니다. 전남 순천농협의 양곡 창고는 약 80년 전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창고인데, 양곡 창고가 '청년들을 위한 삶의 터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순천시는 이 창고를 사들여 청년들의 창업·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는데요.   

    수십 년간 먼지 퀴퀴한 냄새 가득했던 양곡창고는 청년들의 감각이 더해져 문화공간으로 거듭났고, 22개의 점포와 공연 공간, 오픈 스튜디오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더욱 진화하는 중이랍니다. 게다가 순천시는 청년들에게 1만원 대 월세로 공간을 거의 무상 제공하고 있는데, 다양한 창업 컨설팅 및 교육 지원을 통해 지역 청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폐창고가 예술창고로, 청년희망창고로 변하는 이런 리모델링이 우리 지역에도 있을까요? 버려진 채 방치된 건물에 조금만 '쓸모'를 찾아준다면 지역민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모아 지역에 건의해 주세요. 지역 공무원은 늘 멋진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활기차게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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