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주민에겐 헐값 매입…농어촌공사, 춘천서 '땅장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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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 주민에겐 헐값 매입…농어촌공사, 춘천서 '땅장사' 하나?

    • 입력 2020.10.20 00:02
    • 수정 2021.05.12 14:47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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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동면 노루목저수지 전경. (사진=MS투데이 DB)
    춘천 동면 노루목저수지 전경. (사진=MS투데이 DB)

    농어촌공사가 춘천시 동면 노루목저수지를 처분하기 위해 전체 부지의 37%만 춘천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63%는 용도를 변경, 특정 기관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마련, 시민들로부터 '땅 장사'를 위해 저수지 일부를 '기부채납'하려 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구나 춘천시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 동내면 학곡개발지구를 조성하고 지역내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공사가 일부 공공기관을 노루목저수지 부지에 유치하겠다고 밝혀 춘천시 도시개발계획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농어촌공사 홍천춘천지사에 따르면 최근 노루목저수지 부지 활용계획을 마련해 동면지역 노루목저수개발위원회에 전달했다. 활용계획안에는 전체 8만9256여㎡(약 2만7000여평)가운데 37%인 3만3057㎡(1만여평)은 춘천시에 기부채납해 시가 활용토록 하고, 나머지 63%인 5만6198㎡(약 1만7000여평)의 부지는 현재 용도인 자연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 공공기관에 매각하겠다는 의견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어촌공사가 저수지부지 대부분을 매각하기 위해 협의중인 공공기관은 농어촌공사 강원본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 지역농협 등 3개 기관·단체다. 농어촌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춘천 우두동에 소재한 농어촌공사 강원본부와 신북읍에 위치한 한강수력본부를 해당 부지로 이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농어촌공사의 노루목저수지 부지 활용계획에 춘천시민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농어촌공사 소유의 노루목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장학1리 주민들은 장기간 방치돼 있는 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외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관광명소로 꾸며 지역경기를 활성화시키자는 주장을 해왔고 춘천시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상태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외면한 채 전체 부지의 3분의 1 밖에 안되는 부지를 춘천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체의 3분의 1 규모의 부지를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나머지 3분의 2에 해당하는 저수지 부지의 용도를 현재의 자연녹지에서 개발이 가능한 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줄 것을 춘천시에 요구, '특혜시비'가 불거질 전망이다. 더구나 저수지 조성당시 주민들로부터 헐값에 땅을 매입한 농어촌공사가 이제는 저수지가 용도폐기되자 자연녹지를 주거지역으로 변경해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땅장사를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어촌공사의 노루목저수지 매각과 공공기관 유치가 춘천시의 도시개발계획과 정면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춘천 학곡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조성 공사 현장. (사진=MS투데이 DB)
    최근 춘천 학곡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조성 공사 현장. (사진=MS투데이 DB)

    춘천시는 2008년 법조타운 조성을 목표로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동내면 학곡리에 학곡도시개발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법원, 검찰 이전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지역내 공공기관 이전을 10년째 추진중이지만 아직도 요원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 농어촌공사가 동면 노루목저수지를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고 밝혀 춘천 학곡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춘천시 내부에서도 농어촌공사가 춘천시 도시개발계획에 정면 배치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난개발을 우려해 용도변경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요청에 대해서도 수용불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수 춘천시장도 지난 16일 노루목저수지개발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특혜 시비'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춘천시장은 "해당 부지에 대해 주변지역까지 아우르는 중장기적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내년 초 실시할 것"이라며 "용역에서 주민들의 정확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강원본부 관계자는 "주민들과 몇 차례 간담회를 거쳐 이 같은 활용방안이 도출됐고 현재 주민들에게 전달된 상태"라며 "아직 초안이라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용도폐기된 노루목저수지에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사진=MS투데이 DB)
    용도폐기된 노루목저수지에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사진=MS투데이 DB)

    한편 이번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용도폐기 저수지 문제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춘천 노루목저수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되기도 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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