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추석] 영화가 사랑한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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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택트 추석] 영화가 사랑한 '춘천'

    • 입력 2020.10.01 00:01
    • 수정 2020.10.02 00:18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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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사랑이 숨쉬는 곳~”

    이제는 춘천을 대표하는 노래가 되어버린 가수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1989)'의 한 구절처럼 1980~90년대 대학 생활을 보낸 이들과 대중에게 '춘천'은 찌든 삶 속 어딘가 숨 쉬고 있는 청춘의 기억이며 낭만이다.

    지금은 어느덧 각자의 위치에서 번듯하게 생활하고 있는 이들에게 춘천은 사랑에 서툴렀던 풋내기 시절의 기억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춘천은 영화감독이 사랑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춘천이 지니고 있는 정서와 수려한 자연환경 외에도 수도권 인접지역 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소라는 점이 영화 예술가들을 사로잡는 이유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이번 명절 연휴, 영화가 사랑한 춘천의 모습을 감상하며 추억 속으로 젖어들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 가족의 탄생 중 한 장면.
    영화 가족의 탄생 중 한 장면.

    ◇가족의 탄생(Family Ties, 2006)
    지금은 '탕웨이의 남자'로 더 알려진 김태용 감독의 2006년작 '가족의 탄생' 역시 춘천이 주 무대가 됐다.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미라(문소리 분)에게 5년 만에 갑자기 스무살 연상의 동거녀 오무신(고두심 분)을 데려온 동생 형철(엄태웅 분)이 나타나면서 갈등이 시작되는 영화의 주택, 골목길 등은 약사동에서 빈집 등을 대여해 촬영이 진행됐다. 영화의 주는 소소한 느낌이 춘천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영화 와니와 준하 속 남춘천역의 옛모습이 눈에 띤다.
    영화 와니와 준하 속 남춘천역의 옛모습이 눈에 띤다.

    ◇와니와 준하(Wanee & Junah, 2001)
    김용균 감독, 김희선·주진모 주연의 2001년작 '와니와 준하'의 배경은 춘천이다. 극중 '와니', '준하' 역시 춘천에 사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지금은 사라져버린 남춘천행 무궁화호 열차와 공중전화 박스 등 현재는 보고싶어서 볼 수 없는 춘천의 아날로그 감성을 볼 수 있다. 특히 유학을 결심한 영민이 와니에게 처음으로 유학 얘기를 꺼내는 장소인 중도 등 춘천의 옛 감성을 고이 꽂아준 앨범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중 한 장면.
    영화 '다른 길이 있다' 중 한 장면.

    ◇다른 길이 있다(Another Way, 2017)
    얼마전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대세 배우로 자리잡은 서예지의 초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2017)'는 홍천 출신 조창호 감독이 춘천을 배경으로 완성한 영화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만난 두 남녀가 짧은 사랑에 빠지는 배경인 겨울의 춘천은 아름답지만 쓸쓸하다. 수완(김재욱 분)과 정원(서예지 분)이 배를 타고 청평사로 향하는 모습, 중도 선착장, 공지천 등 춘천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

     

    영화 '춘천, 춘천' 중 소양강댐 모습.
    영화 '춘천, 춘천' 중 소양강댐 모습.

    ◇춘천, 춘천(Autumn, Autumn, 2018)
    춘천 출신 장우진 감독의 2018년 작 '춘천, 춘천'은 춘천을 떠나고자 하는 청년 지현과 몰래 서울을 벗어나 춘천행 열차를 탄 중년 남녀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영화에서 춘천은 일탈을 꿈꾸는 중년 남녀의 현실 도피처로, 청년에게는 암울한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해 벗어나야 할 곳으로 표현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청평사 기도 장면 또한 청년에게는 현실을 탈피할 축원의 의미로, 남녀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비춰진다. 영화 속 춘천의 가을은 아름다우면서도 소양강댐의 안개 자욱한 모습 등 이중적인 춘천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영화 너의 결혼식 중 한 장면.
    영화 너의 결혼식 중 한 장면.

    ◇너의 결혼식(on your wedding day, 2018)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멜로영화 '너의 결혼식'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장 유명한 촬영 장소로 손 꼽히는 춘천 구봉산 '산토리니'가 등장한다.

    춘천 카페 ‘산토리니’는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예쁜 배경으로 각종 촬영, 행사, 프로포즈 등을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핫플레이스다.

    [윤왕근 기자 wgjh6548@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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