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건강한 떡을 만들어요” 춘천 ‘소당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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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건강한 떡을 만들어요” 춘천 ‘소당식품’

    비타민·단호박·수리취 영양떡 한때 수출도
    발품팔아 춘천 등 인근 지역서 재료 공수
    “정직한 재료로 건강한 떡 만들 것” 소신

    • 입력 2020.09.26 00:01
    • 수정 2023.09.07 12:36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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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떡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정성이 얼만큼 들어갔느냐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그저 그런 재료로는 불가능하다. '이왕이면 맛있는 떡을 몸에 좋은 건강한 식재료로 만들자'는 소신으로 21년째 떡집을 운영 중인 ‘소당식품’ 김용호 대표를 동내면 신촌리에서 만났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매일같이 동 트기 한참 전인 새벽 3시쯤 일어나 일과를 시작한다는 김 대표는 수십년 전 아내의 고향인 춘천으로 넘어왔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등 떠밀리듯 떡집을 도맡아 운영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떡집 대표’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한때 직원 10여명을 두고 운영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김 대표는 2명의 직원과 함께 사업장을 꾸려가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던 사업이기에 어려운 점은 말할 것 없이 많았다. 도움 받을 곳도 없었기에 고난과 시련은 오롯이 혼자 극복해야 했다.

    잠을 줄이면서까지 열정적으로 운영을 해온 덕에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올해는 다르다. 대부분의 사업장과 비슷하듯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은 이렇게까지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은 힘들다”고 말했다. 

     

    비타민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비타민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주로 개인 손님보다는 단체 급식이나 군부대 납품을 주로 해왔다는 김 대표는 사업 방향을 틀어 개인 손님들에게 제품을 알리는 게 목표다. 오는 11월부터는 홈쇼핑을 통해 소당식품의 떡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이 의무가 아니던 시절부터 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떡을 만들어보자는 소신으로 위생에 철저하게 신경써오고 있는 그는 몇 가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인증을 받는 것보다 관리하고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는 김 대표는 그럼에도 ‘기본을 지키자’는 철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힘입어 그의 사업장은 강원농수산특산물품질보증, 푸른강원마크 획득 등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위생 뿐만 아니라 차별성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연구 끝에 탄생한 ‘비타민 영양떡’ ‘단호박 영양떡’ 수리취 영양떡‘ 등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소당식품을 대표하는 제품이 됐다.

    비타민 영양떡에는 춘천에서 자란 비타민나무잎, 잣을 비롯해 호두, 땅콩, 호박꼬지 등이 함유돼 있으며, 단호박 영양떡에는 단호박분말, 호박꼬지, 호두, 땅콩, 춘천산 잣, 녹두고물으로 고소함을 극대화했다. 또한 수리취 영양떡은 강원도에서 자란 자연산 수리취와 서리태, 울타리콩, 잣, 알밤, 호두 등을 사용해 식사대용으로 딱이다.

     

    단호박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단호박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120g에 맞춰 개별 포장된 떡들은 쫄깃한 식감과 달달한 맛이 일품이어서 배가 부른 상태에서도 자꾸 손이 가는 맛을 자랑한다. 몇 종류의 떡을 한때 해외로 수출하기도 했던 그는 향후에도 여건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수출해 한국 떡을 널리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떡에 들어가는 재료는 대부분 춘천지역에서 구한다는 김 대표는 “영양떡 같은 경우 비타민 가루가 들어가는데 춘천 업체에서 생산하는 것을 가져다 쓴다”고 말했다. 쌀은 20년째 같은 곳에서 받아쓰고 있고, 수리취 같은 경우 춘천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인근 지역인 홍천에서 구입한다. 떡집 오픈 이후부터 줄곧 직접 발품을 팔아 재료를 구해온다는 그는 “중간 단계를 거치면 비용도 높아지지만 확실한 믿음이 없기에 농가를 직접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한두 가지 제품을 시중에 내놓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는 그는 “구상 후 제품을 만들고 완제품이 나오기까지의 기간은 알 수가 없다”며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수리취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수리취 영양떡. (사진=소당식품 제공)

    밀가루 대신 100% 쌀로 만든 떡 피자 특허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김 대표는 “될 수 있으면 몸에 좋지 않은 재료는 빼자는 생각에 만들었는데 고생만 엄청하고 결국 시중에 내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연재료로 색을 내 만든 오색 약밥 역시 익숙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현재도 개발 중인 제품이 있지만 아직은 더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떡집을 운영하면서 무언가를 바꾸고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맛있고 제대로 된 떡을 찾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옛날 방식으로 떡을 만들기보다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개발하고는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소당식품에는 직접 개발한 특별한 떡 이외에도 시중에 있는 떡 종류는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남다른 노력 끝에 자신만의 레시피로 정직하게 건강한 떡을 생산 중인 김 대표는 판로를 넓혀 좀 더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생산된 떡을 맛볼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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