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백년가게 원주일미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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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소상공인] 춘천 백년가게 원주일미통닭

    • 입력 2020.09.13 00:01
    • 수정 2023.09.07 12:36
    • 기자명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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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 이들이 골목상권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소상공인’을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원주일미통닭 변주섭 사장.
    원주일미통닭 변주섭 사장.

    예로부터 지금까지 100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백년해로, 백년동락, 백년대계 등 100이라는 숫자는 무한한 세월을 비유한다. 100년이 안 된 시간 속에서 8·15 광복, 한국전쟁, 분단, 냉전 등 숱한 격동이 발생한 것을 미뤄봤을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100년을 변함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100년을 한결같이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가령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하면서 언제든 고객이 찾아와도 여전히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는 음식점이 있다면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며 '이 집은 변한 게 없군'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춘천 원주일미통닭은 1979년 개업을 시작으로 40여년 업력을 가진 음식점이다. 최근 정부는 소상공인 성공모델로 원주일미통닭을 백년가게로 선정했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업력을 가진 가게중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서비스의 차별화 등 까다로운 절차와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변주섭(46)씨는 원주일미통닭 사장으로 춘천 동부시장 인근에서 2대에 걸쳐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를 처음 시작한 어머니 장정수씨의 뒤를 이었다. 상호명에 원주라는 지역명이 들어가, 원주에서 온 가게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출발부터 춘천에 자리 잡은 가게다.

    1970년대 강원도 원주지역 통닭이 유명했기 때문에 당시 춘천지역 닭요리집 대부분이 원주를 상호명 앞에 붙였다. 원주일미통닭이 마찬가지다.

    원주일미통닭은 후라이드, 양념, 옛날통닭, 찜닭, 닭도리탕, 백숙 등 메뉴가 다양하다. 이밖에 두부전골, 모래집볶음, 짬뽕라면 등 국물메뉴도 개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주일미통닭 반반 메뉴(위)와 찜닭. (이상 사진=김민수 기자)
    원주일미통닭 반반 메뉴(위)와 찜닭. (사진=김민수 기자)

    원주일미통닭에는 특별함이 있다. 원주일미통닭에서 사용하는 닭고기는 12호(1151~1250g)로 대형치킨 가맹점에서 통상 사용하는 9호(851~950g)보다 사이즈가 크다. 가격도 반마리(1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덜하다.

    변 사장은 “처음에는 메뉴가 후라이드 밖에 없었지만 안동 등 여러 지역의 맛집을 방문, 벤치마킹해 메뉴를 늘려갔다”면서 “한번은 안동에서 온 손님이 찜닭을 먹어보고는 ‘고향에서 먹은 맛이 여기에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메뉴개발이 매번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는 “메뉴를 정말 많이 개발했지만 손님들에게 선보이기 전 가족에게 보여준다”며 “식구들끼리 먹어보고 별로다 싶으면 메뉴로 내놓지 않는다”고 했다.

    치킨은 가마솥에서 튀겨진다. 일반 프렌차이즈의 경우 튀김기를 사용해 온도와 시간을 설정해 두면 치킨을 튀길 수 있지만 원주일미통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가마솥 튀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가마솥에 튀기는 것은 번거롭고 감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주일미통닭은 모두 경험 있는 가족들이 가게를 운영한다. 가마솥에 직접 튀기는 수작업이 매번 반복되지만 변 사장은 “가마솥에 튀기는게 더 익숙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치킨 메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상태에서 특별한 소스를 더해 완성된다. 여기에 치킨무, 김치, 젓갈 등 반찬을 매일 직접 만들기 때문에 손맛이 더해진다. 그는 “한 손님이 원주일미통닭을 보고 ‘거기는 반찬이 맛있는 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며 “반찬만 따로 사고 싶어하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매일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손님이 맛있어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다는 일념으로 그는 마트에서 매일 장보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언젠가는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원주일미통닭이 최근 백년가게로 선정된 것도 지금까지 쌓아온 흔적의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삶은 유한하고 언젠가는 가게를 떠나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그는 때가 되면 자신의 조카에게 가게를 물려줄 계획이다.

    변주섭 사장은 “100년 역사를 가진 가게로 이어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때가 되면 조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큰조카에게 가게를 물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minsu@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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