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원상품권] 5.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성공 지자체를 가다 -경기 성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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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의 강원상품권] 5.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성공 지자체를 가다 -경기 성남시

    • 입력 2020.09.03 00:02
    • 수정 2021.05.12 14:22
    • 기자명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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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사랑상품권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성남사랑상품권 모습. (사진=네이버 제공)

    강원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역 화폐인 ‘강원상품권’을 2017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강원상품권은 지역자금 유출방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상품권 사용에 불편을 느끼면서 자발적인 구매가 저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상품권 판매량이 늘었지만 상품권 가맹점들의 한달 환전액을 제한, 중소상공인들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등 지역경기 활성화를 오히려 해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MS투데이는 강원상품권의 문제점과 해법 등을 5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가맹점들, “환전액 제한은 탁상행정 발상”

    2. 회전율 낮아 지역경제 ‘돈맥경화’ 심각

    3. 강원도, 발행만 치중...전시행정 ‘표본’

    4. 강원도, 가맹점 불편 외면...해결 시급

    5.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성공 지자체를 가다

     

    5. 상품권 발행 성공 지자체를 가다 - 경기도 성남시

    경기도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은 2006년 첫 발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소비자, 가맹점 모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성남시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총 4985억원 발행했다.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면 2000억원 이상 추가 발행할 예정이다. 성남사랑상품권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소비촉진과 동시에 종이 상품권, 모바일 상품권, 체크카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고 있는 비결은 상품권의 소비와 환전 등 전 과정에서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피드백을 즉시 반영하고 있는 성남시의 적극적인 대응에 있었다. 

    강원도가 발행하고 있는 '강원상품권'의 가장 큰 불편은 가맹점들의 환전 제한이다. 강원상품권 가맹점들이 환전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강원도는 가맹점당 월 기본 1000만원으로 상품권 환전한도를 제한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성남시는 가맹점들의 성남사랑상품권 환전 한도를 전혀 제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성남시에서는 일반 영업점은 물론 개인택시 사업자도 지역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성남사랑상품권은 접근성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농협중앙회 25개, 단위농협 19개, 축협 4개, 신협 12개, 새마을금고 58개 등 총 118개 기관이 성남사랑상품권을 판매하고 환전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환전처가 다양한 이유는 특정 기관에 업무가 몰릴 것을 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올 상반기 1000억원 규모의 지역상품권을 유통하기 전, 환전처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했다. 이후 상품권이 대량으로 풀리는 시점에 맞춰 환전 대행기관수도 늘려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강원도가 18개 시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강원상품권 판매·환전 대행기관은 340개에 불과해 이용자와 가맹점 모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는 또 상품권 환전 담당기관을 확대하면서 환전 시스템망을 통합했다. 성남시는 지난 3월 한국조폐공사가 운영하는 시스템망을 도입해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 등 지역내 여러 기관이 각자 시스템 사용으로 발생하는 혼선과 문제점을 해소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혼란을 줄이고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은행원 교육도 진행했다.

    이는 강원도가 비용 등을 이유로 환전 시스템망을 농협에만 집중시킨 것과 대비되는 정책이다. 강원상품권의 올해 유통량이 1000억원을 넘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강원도는 성남시처럼 환전처 확대나 환전 한도 제한 등의 문제를 타개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성남시가 발행하는 성남사랑상품권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상품권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상인들은 상품권이 현금처럼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성남사랑상품권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가천대학교 산학협력팀이 지난해 성남사랑상품권 유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성남사랑상품권을 현금과 동일하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26%, 그렇다 42% 등 긍정적 응답이 68%로 부정적 응답(17%)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번 결제한 상품권을 가맹점이 환전하지 않고 다른 상품을 구입해 사용하는 재사용률도 18.3%에 달해 종이 상품권의 2차 유통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품권 유통량이 증가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돼 상품권 정책 취지를 증진하는 동시에 성남시의 상품권이 일회성이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강원도는 한번 환전한 종이상품권은 재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처리하기 때문에 발행비용 만큼 세금이 낭비된다. 강원도는 올해 1분기 1억6800만원, 2분기 6억8400만원을 강원상품권 제작비용으로 한국조폐공사에 지급했지만 한차례 사용 후에는 폐기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인력과 비용이 소모된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그래픽=박지영 기자)​

    성남사랑상품권은 구매처도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분당캠퍼스는 올해 초 성남사랑상품권 5370만원을 구입, 직원 1300여명에게 나눠줬다. 지급한 이후에는 주변 영세업체에게 상품권이 갈 수 있도록 구내식당 문을 닫았다. 그 결과 직원들은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했다. 성남시에 본사를 둔 네이버도 지난 4월 성남사랑상품권 3억원을 구입해 직원 5800여명에게 지급하는 등 지역경제를 위한 소비활동을 견인했다.

    하지만 강원상품권은 올해 강원도와 속초시, 양양군 등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상품권을 구입해 유통할 뿐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상품권을 구입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일호 경기 성남시 골목경제정책팀장은 “성남사랑상품권은 만족도가 높아 공무원 복지포인트도 상품권으로 지급한다”며 “성남사랑상품권은 발행, 유통 등 전 부문에서 현장 중심의 생생한 목소리를 파악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모두 고려해 정책을 설계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상품권 유통량이 늘어난다면 거기에 발맞춰 정책도 바뀌어야 가맹점·소비자 모두에게 불편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이 지역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반영해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는 강원상품권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사항을 안일하게 대응하거나 공무원 편의주의, 탁상행정, 관 중심 행정 등 소극행정으로 일관,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강원도민과 강원상품권 가맹점들이 보고있다. <끝>

    [김민수 기자 minsu@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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