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전기차 보급은 '씽씽'…급속충전기 구축은 '엉금'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춘천 전기차 보급은 '씽씽'…급속충전기 구축은 '엉금'

    • 입력 2020.08.31 00:01
    • 수정 2021.05.12 14:28
    • 기자명 신관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최근 춘천을 방문한 A씨는 전기차 급속 충전기 앞에서 줄서는 피로에 시달렸다고 한다. 급속충전기를 찾아 나선 곳마다 대기인원이 꼭 있었고, 심지어 비전기차량의 엉성한 주차행태로 불편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 홍천에서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한 B씨도 마찬가지의 불만을 표출했다. 친환경차 인기로 전기차들이 많아졌는데, 급속 충전기 앞 붐비는 차량으로 행선지로 이동하는 동안 다른 충전소를 찾는 고충이 컸다고 했다.
     

    강원도청 전기차 충전시설 자료사진.
    강원도청 전기차 충전시설 자료사진.

    춘천과 강원도 전기차 보급 대수가 최근 1년사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정작 전기차 급속 충전기는 턱없이 부족해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강원도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강원도 전체 전기차 등록대수는 3025대로 지난해 7월(2114대)보다 911대 늘었다. 한 해 동안 도내 전기차 등록 증가량이 43.0%에 달한 것이다. 최근 10년간 강원도가 대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집중한 결과다.

    춘천지역 전기차 인기도 폭발적이다. 도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7월 405대에 불과했던 등록 전기차 대수가 올해 7월에는 663대로 258대 느는 등 1년 사이 무려 63.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충전시설은 전기차 보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업계에 따르면 급속충전기의 완전충전시간은 약 1시간 이상 수준인 반면 완속 충전기는 유사조건 기준 8시간 넘게 걸려 급속충전기 선호도가 높다.
     

    자료출처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 (그래픽=신관호 기자)
    자료출처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 (그래픽=신관호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27일 기준 강원도의 전기차 충전소에 설치된 충전기 1246대 가운데 급속 충전기는 전체의 43.3%인 540대에 머물렀다. 도 전체 전기차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가 2.4대지만 급속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5.6대에 달하는 셈이다. 더구나 강원도가 관광지인 점을 감안, 타시·도에서 유입되는 전기차가 급속충전시설로 몰릴 경우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춘천의 전기차 충전시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 27일 기준 전체 충전기 200대 중 급속충전기 수가 84대로 전체의 42.0%에 그쳤다. 춘천시 전체 전기차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가 3.3대, 급속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는 무려 7.8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출처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 (그래픽=신관호 기자)
    자료출처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 (그래픽=신관호 기자)

    전기차 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강원도가 전국 다른 시·도에 비해 전기차 등록 대수가 적은 편이어서 1대당 구축시설 수가 괜찮은 편이지만, 자동차 수요대비 공급시설이 충분하다는 것은 아니다"며 "지형상 전기차 이동거리나 타 시도 유입 전기차 등의 불리한 조건을 감안하면 자동차 수요대비 충전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운전자들이 충전소를 찾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유소처럼 도로 근처에 다수의 충전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전기차 지원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공급 등에 대한 부분은 환경부 소관이어서 충전기 시설공급 실태를 점검하기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설과 기기 수량 등을 외부 단체가 관리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관호 기자 ctl789@mstoday.co.kr]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