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PC방 문 닫자 "춘천으로 원정 가자" 道 대책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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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PC방 문 닫자 "춘천으로 원정 가자" 道 대책 전무

    21일 인터넷커뮤니티 "춘천PC방 왔다" 인증 봇물
    춘천 PC방 가보니..원정 게임·수강신청 사용자 가득
    "당장 PC방 단속 어려워…" 강원도 대책 마련 시급

    • 입력 2020.08.22 00:02
    • 수정 2020.08.23 00:39
    • 기자명 신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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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시내 한 PC방.(사진=이정욱 기자)
    춘천 시내 한 PC방.(사진=이정욱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는 수도권 PC방 등 고위험 분류 시설의 영업을 중단시키자 해당지역 PC방 소비층이 인접 비규제지역인 춘천 PC방들로 21일을 중심으로 원정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논란이 확산된 21일 춘천을 비롯한 광역권 '코로나19대응TF팀'을 운영 중인 강원도는 이번 사태를 대응하기 위한 사전대책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부 수도권 PC방을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PC방을 출입하기 위해 수도권 외 지역으로 원정에 나서고 있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함께 PC방을 비롯한 감염 위험업종을 상대로 영업정지에 준하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달 19일부터 30일까지 수도권 PC방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다.

    이 때문에 PC게임과 수강신청 등의 목적을 가진 일부 PC방 소비자들이 수도권 외 원정지역으로 강원 춘천과 충남 천안 등을 목적지로 삼아 PC방 원정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춘천 PC방을 찾는 원정 게임 유저들의 소식이 만만치 않게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춘천 PC방 관련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춘천 PC방 관련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 소비자는 21일 커뮤니티 글을 통해 춘천과 천안 중 어느 곳을 택할지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22일부터 이틀간 원정에 나선다고 했다. 또, 다른 소비자가 같은 커뮤니티에 '춘천 PC방이 비단속 대상인지 여부'를 묻는 것에 대해 '지금 춘천가는 중 경춘선이다', '춘천도착 9정거장전 게임하려고 이렇게 원정', '단속이 되지 않는다', '대학가 주변 PC방에서 이용 중이다' 등의 내용을 담은 댓글도 빗발치고 있다.
     

    인터텟 커뮤니티 한 이용자가 PC방에 함께 갈 동료를 구하고 있다. (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가 PC방에 함께 갈 동료를 구하고 있다. (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심지어 21일자로 게제된 글 중 단체로 춘천역에서 만나 시내 PC방 원정에 나서려는 속칭 '겜방 피돌이 원정대'(PC방 원정 게임단) 구성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으며, 닭갈비로 식사를 함께하고 춘천 PC방에서 게임하자는 언급도 등장, 이에 동참하겠다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가 PC방 방문 목적으로 춘천역에 도착했다는 인증글을 올렸다. (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2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가 PC방 방문 목적으로 춘천역에 도착했다는 인증글을 올렸다. (사진=해당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다른 게시자는 21일 '춘천역에 도착했다. 게임하러 갈까' 등의 글을 남기면서 춘천역을 촬영한 인증사진도 게재하는 한편, 남춘천역 주변으로 PC방 원정을 떠난다고 밝히는 소비층도 있었다. 또 다른 게시자는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교통비를 게재하면서 지역 PC방 원정을 독려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춘천 온의동 주변의 한 PC방은 유선전화를 통해 서울에서 원정을 오겠다고 밝히는 소비층의 문의전화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방에서 근무하는 A씨는 "동료 직원이 문의전화를 받았는데, (서울 등 타지역 주민이라고 밝힌 사람이) PC방의 위치를 물어보기도 했다"며 "직접 게임하러 오려고 한다고 문의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PC방 소비층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춘천으로의 PC방 원정은 문제인 반면 코로나19 사태에도 서울과 춘천 출퇴근은 허용된다'는 식의 의견과 특정지역의 PC방 규제를 지적하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대응TF팀을 운영 중인 도 보건당국은 해당 사안을 다룰 대책이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 관계자는 "현재 강원도는 수도권에 비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수준으로, 당장 조치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춘천지역 PC방 원정 사안을 인지한 만큼, 담당 관리자들과 내부 보고를 통해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신관호 기자 ctl79@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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