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15. 춘천 ‘책방마실’ 홍서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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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크리에이터] 15. 춘천 ‘책방마실’ 홍서윤 대표
  •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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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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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옥천동에서 10평 규모로 시작돼
격식 없이 ‘사람냄새’ 풍기는 공간으로 변신
‘타인의 취향’ 독서·공연·전시회 등 모임 주최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요소는 더 이상 ‘맛’이 아니다. 종전의 여행 트렌드가 맛집,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각 지역이 갖고 있는 문화를 찾아다니는 여행이 대세를 이룬다.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춘천은 ‘문화도시’의 자격을 하나 둘 갖춰가고 있는 분위기다.

춘천 효자동과 교동 사이 한적하면서도 사람냄새 나는 골목에는 시선이 절로 머물게 되는 홍서윤 대표의 독립서점 ‘책방마실’이 있다. 4년 전 옥천동의 미술관 옆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됐던 이곳은 홍 대표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채 새롭게 탄생했다.

 

춘천 효자동 745-6번지에 위치한 '책방마실' 외부 전경. (사진=신초롱 기자)
춘천 효자동 745-6번지에 위치한 '책방마실' 외부 전경. (사진=신초롱 기자)
'책방마실' 마당 한 켠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 (사진=신초롱 기자)
'책방마실' 마당 한 켠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 (사진=신초롱 기자)

세월의 풍파를 견딘 채 골목을 지키던 평범한 가정집이었을 때의 모습은 가히 상상이 안 갈 정도로 바뀌었다. 책이 좋아 사서(司書)라는 직업을 택했을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깊은 홍 대표에게 이 공간은 자신과도 같다. 문고리부터 조경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취향이 적극적으로 반영돼 있다.

1, 2층으로 나눠진 책방 내부는 개별적으로 독립된 섹션이 존재한다. 공간마다 분위기가 달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형서점과 다르게 책이 많아 고르기 힘든 상황도 적다. 주로 문학, 그림책, 인문사회 분야의 도서가 입고돼 있으며, 독립서점이라는 타이틀에 맞춰 독립출판물도 적지 않게 들어와 있다.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반영된 책방 내부. (사진=신초롱 기자)
감성적인 인테리어가 반영된 책방 내부. (사진=신초롱 기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진 내부. (사진=신초롱 기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사진=신초롱 기자)
판매 중인 도서들. (사진=신초롱 기자)
판매 중인 도서들. (사진=신초롱 기자)

독립서점은 각 서점마다 개성이 뚜렷하다는 장점을 갖기에 찾는 재미가 있다. 이로 인해 취향이 맞는 이들끼리의 두터운 ‘정(情)’도 쌓인다. 대형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독립서점을 찾는 이유다.

홍 대표가 꾸려나가는 ‘책방마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살롱 문화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전시회, 공연을 열고 게임을 하며 소통한다. 이로 인해 평일 저녁 때가 되면 낮과 다른 분위기가 들끓는다.

반응이 좋아 자주 연다는 모임 중 하나인 ‘타인의 취향’에 대해 묻자 홍 대표는 “다른 사람의 책장에 있는 책이 궁금하다는 콘셉트를 가졌다”며 “각자의 인생책을 가져와 소개도 하고 게임도 하며 소통하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모임으로 인해 손님들끼리도 친분이 쌓이게 되면서 MT를 가자는 요청도 나온 상황이다. 이에 축제를 계획이라는 홍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긴 했지만 골든벨이나 운동회 등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책방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천장에서 고양이를 구조했던 일화라고 밝힌 홍 대표는 “책방에 와 계시던 손님 8명과 고양이를 함께 구조했다”며 “인근 주민들은 사다리를 가져오기도 하고,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던 손님들이 이를 계기로 친해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는 홍 대표는 “사람사는 냄새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곳곳에 놓인 읽을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다. (사진=신초롱 기자)
곳곳에 놓인 읽을거리로 지루할 틈이 없다. (사진=신초롱 기자)

책방 오픈 전 어떤 곳에서 영감을 받았는지도 궁금해졌다. 홍 대표는 “다양한 책방을 오가며 많은 걸 배우긴 했지만 워낙 책방마다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딱 영감을 받은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찾는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책방마실’일까. 홍 대표는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을 뜻하는 ‘마실’을 타이틀에 넣은 이유에 대해 “편하게 올 수 있게 하려는 이유에서였다”며 “격식을 차리지 않고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에 전면으로 나서는 일이 없이 그림자와 같은 존재가 된다. 그는 “손님들이 편하게 책을 보실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며 “오시는 손님들이 오래 앉아계시기 편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주말에는 현지인보다도 여행객들이 더 많다는 홍 대표는 한때 딜레마에 빠졌었다. 책방이 북적이는 건 더없이 좋은 일이지만 사진촬영용으로 들렀다 나가는 여행객들로 인해 힘이 빠질 때가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는 책방이 예쁘니까 사진을 찍는것이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방마실’을 방문하면 음료, 스콘 등의 디저트를 즐기며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계절별로 선보이는 특별한 메뉴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올 여름에는 바질토마토 에이드를 선보였다. 이태리 음식 전문 셰프에게 직접 배워왔다는 홍 대표는 “텃밭에서 직접 기른 바질이 들어간다”며 “특색 있는 메뉴를 계속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직원을 두고 운영하다 올해는 혼자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홍 대표는 지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안정적인 직장에서 남부럽지 않은 돈을 벌며 직장 생활을 했던 그는 현재의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책방마실' 마당에서 독서 중인 홍서윤 대표. (사진=책방마실 제공)
'책방마실' 마당에서 독서 중인 홍서윤 대표. (사진=책방마실 제공)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을 즐긴다는 홍 대표에게 이곳은 딱 맞는 옷이다. 그는 “벌이 수준으로 따진다고 하면 책방으로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이전만큼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결제가 필요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고, 피드백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고 재밌다”며 “이는 다음 계획을 세울 때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쉬어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 또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재미라는 홍 대표는 “지난주에는 포스기에 물이 들어가 책방 문을 5일동안 닫아야 했다”며 “비가 많이 내려 그냥 푹 쉬었다”며 웃었다.

‘재밌게 살자’가 인생 가치관이라고 밝힌 홍 대표는 처음 책방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인생을 재밌게 꾸려가고자 노력한다. 또 자신이 직접 선택한 책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도 있다. 홍 대표의 마음을 손님들도 아는 것인지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책방마실’은 오가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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