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로컬푸드] 새콤달콤 춘천 신북읍 ‘소양강 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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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로컬푸드] 새콤달콤 춘천 신북읍 ‘소양강 자두’

    • 입력 2020.07.25 00:01
    • 수정 2023.09.07 12:38
    • 기자명 신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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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지역 농민과 도시민이 상생하면서 먹거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 지역 경제가 더욱 튼튼해질 수 있도록 연중 캠페인 ‘우리동네 로컬푸드’를 기획, 보도합니다. <편집자> 

     

    춘천에서 생산되는 주요 로컬푸드는 토마토, 복숭아, 멜론 등이다. 토마토의 경우 강원도 전체 출하 물량의 39.4%, 복숭아는 37.2%의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로 손꼽히는 자두가 본격 수확철을 맞으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춘천 신북읍에는 13년째 자두 농사를 짓고 있는 참 농사꾼 유승열 대표의 과수원이 있다. 유 대표는 무려 1만5000㎡ 규모에 달하는 드넓은 과수원을 홀로 가꾼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날, ‘소양강 자두’ 농장에서 만난 유 대표는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과수원에서 자두 품종에 대해 설명하는 유승열 대표. (사진=김나연 기자)
    과수원에서 자두 품종에 대해 설명하는 유승열 대표. (사진=김나연 기자)

    쉬고 있는 땅이 있어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2007년부터 이곳에서 자두 농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유 대표는 농사와 관련 없는 분야에 종사했다. 또 강원도 내 자두농장이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과수원을 운영해오며 남다른 고충이 있었을 법도 하지만 타고난 농사꾼 기질 덕분인지 큰 시련이나 위기 없이 순탄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날이 며칠간 지속되면서 자두 씨 부분의 과육이 노랗게 변색된 적이 있었다고 밝힌 유 대표는 “군대에 3톤 정도를 납품했다가 고스란히 되돌려 받은 뒤 전량 폐기처분을 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늘 오던 해외 계절 근로자들이 오지 못하게 되면서 일손이 부족해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자두는 불리한 재배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과일이지만 정성을 다하지 않고는 자두 농사를 완벽히 일궈내기 어렵다. 현재 ‘소양강 자두’ 농장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자두 품종은 대석, 퍼플퀸, 왕자두, 추희 등이다.

     

    유승열 대표가 13년 전 심었던 퍼플퀸. (사진=김나연 기자)
    유승열 대표가 13년 전 심었던 퍼플퀸. (사진=김나연 기자)

    이 외에도 이름조차 생소한 새로운 품종의 자두 나무들이 나란히 자라고 있다. 유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맛의 자두를 선보이기 위해 새로운 품종 재배를 위한 실험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퍼플퀸도 전국에서 제일 처음으로 심었다”며 “경매장에 가면 경매사들이 전화를 해서 품종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13년 전 유 대표가 심은 퍼플퀸은 농촌진흥원의 추천 품목으로 올라가 있다. 유 대표는 “품종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도 “새로운 맛이 익숙치 않은 소비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유 대표는 농장 한 켠에 서양 자두, 화이트슈가 등의 품종도 시범삼아 심어놨다. 그는 화이트슈가에 대해 “잘 될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했지만 열매도 잘 달리고 맛도 굉장히 달다”고 말했다. 16브릭스 이상의 당도가 될 것 같다고. 유 대표가 나무에서 따자마자 건넨 화이트슈가는 이름 그대로 달달한 맛 그 자체였다.

     

    달달한 맛이 일품인 화이트슈가. (사진=김나연 기자)
    달달한 맛이 일품인 화이트슈가. (사진=김나연 기자)

    유 대표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자두의 양은 한 시즌, 40톤 정도에 달한다. 이 중 일부는 군대, 학교 급식에 납품하고, 경매장을 거쳐 소비자들의 품으로 간다. 군대, 학교 등을 상대로 납품을 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통과했다는 의미여서 ‘소양강 자두’의 상품성은 말하지 않아도 인정해 줄 수밖에 없다.

    또한 일부 과수원에서는 자두의 빚깔을 좋게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호르몬제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 대표는 자연 그대로의 자두를 추구한다. 그는 “소비자들은 새빨간 자두가 맛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빨개졌을 때 수확하게 되면 금방 물러져 상품성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45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재배되는 왕자두 열매. (사진=김나연 기자)
    4500평 규모의 과수원에서 재배되는 왕자두 열매. (사진=김나연 기자)

    과수원 운영 초기 때와 비교해 점차적으로 수확량이 매년 늘고 있다고 밝힌 유 대표는 누구나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자두를 생산하기 위해 농약을 치는 것에도 신중한 편이다. 유 대표는 “군대, 학교 등에 납품이 되다 보니 안전성을 남다르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기르는 자두는 유독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어서 자두 주스를 만들어 먹기에도 제격이다. 그는 “양평의 한 카페에서는 매년 수백키로그램에 달하는 자두를 사가곤 한다”며 주스를 만드는 법까지 친절히 설명해줬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로운 품종에 관한 실험을 꾸준히 하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초롱 기자 rong@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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