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의 세상읽기] 정세균 총리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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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의 세상읽기] 정세균 총리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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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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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감염사례를 분석해 보면 교회의 소규모 모임과 행사로부터 비롯된 경우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의 교회를 대상“으로 핵심 방역수칙을 의무화한다… 교회 전체를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 조치는 아니지만 정규예배 이외의 각종 모임과 행사, 식사제공 등이 금지되고 출입명부관리도 의무화된다… 그러면서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교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에게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임을 이해해주기 바라며 종교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듣는 순간 귀를 의심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왜 그래야 하지? 그 간에도 목에 걸리는 듯한 상황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 번 조치는 도를 넘어도 한 참 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총리의 지시를 구체화하면서(이하 본부조치), 7월 10일 18시부터 교회에 대해 핵심방역규칙을 의무화하며, “정규예배는 허용하지만” 이 경우에도 방역수칙(좌석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출입자명부관리)을 준수하도록 했고, 교회명의의 “소모임”과 행사를 “금지”하면서, “침방울 배출위험도가 높은 단체식사 등”도 최소화하도록 의무를 부과하였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공공복리를 위해 국민의 기본권(종교의 자유)을 제한할 수 있지만, “필요한 경우” 법률로 하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기본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란, 규제목적이 정당해야 하고, 규제방법이 적정해야 하며, 규제내용이 정당하고, 규제정도가 지나쳐서는 안 된다. 동시에, 명확한 규제여야 하고, 다른 사람이나 영역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이번 총리나 본부의 조치는 첫째, 규제목적이 부당하다. 교회의 예배와 소모임 및 행사는 총리나 정부의 허가사항이 아니다. 총리의 조치는 예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예배의 최소한 의식에만 관여하는 것이라 하겠지만, 위 본부조치에 나타난 “정규예배는 허용하지만”의 표현을 보면, 예배를 마치 정부의 허가사항인 양 마음에 깔고 있다고 보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다. 교회의 예배, 모임, 행사는 방역규칙을 준수하는 한 규제대상이 될 수 없다.

둘째, 규제방법이 매우 부당하다. 본부조치는 교회 명의의 소모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소모임 개념이 매우 불명확하고 애매하다. 총리는 몇 명을 소모임으로 보는가? 참고로 독일은 지난 3월 말경 옥외 모임을 금지하면서 배우자, 직계혈족 등의 예외를 제외하곤, 3인 이상의 모든 모임을 금했다. 3인 이상 모임의 성격이나 종류를 따지지 않고 모두를 ‘숫자’로 금하고 있다. 종교적 소모임이라는 원시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위 조치는 7월 15일까지 적용되는데, 향후 10명 정도로 완화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침방울 배출위험도가 높은 단체식사 등”을 최소화하라고 했는데, 식사 외에도 침방울 배출위험도가 높은 것은 금지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게 된다. 만일 찬송이나 통성기도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묵과할 수 없는 신앙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다.

셋째, 규제내용이 터무니없다. 교회명의의 소모임과 행사 역시 예배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본질적 사역에 해당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중보기도 팀이 예배 중 예배를 위해 기도한다. 이들도 소모임이지만 예배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소모임이다. 소모임은 어느 조직이나 단체에 모두 필요하다. 지금까지 모든 교회가 소모임조차도 자제해왔는데, 한 두 교회의 소모임문제를 가지고 교회 소모임이 코로나의 온상인 양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데 잘못이다. 또 단체식사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데, 교회의 현실은 제공하던 식사도 그만둔 지 오래되었다. 정부 구내식당이나 다른 구내식당은 무방하고 교회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 터무니없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

넷째, 규제정도가 지나치다. 정부는 소모임과 행사를 ‘모두’ 금지하고 있다. 모임과 행사의 목적, 성격. 장소, 기간 등을 일절 무시한 채, 아예 모이지 말라고 한다. 너무 포괄적이고 자의적이다. 방역규칙을 준수하는 한 교회 내의 어떠한 모임이나 행사도 금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한 그렇다. 또한 ‘전국’ 교회를 동시에 규제대상으로 삼고 있다. 클럽이나 학교나 병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국의 클럽, 학교, 병원을 대상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방역에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조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지나치다.

주일에 교회에 출석한 신자 중 코로나 감염은 0.0051%이며, 8만4000 한국교회 중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는 22곳으로, 0.02%에 불과하다. 총리나 정부는 교회가 마치 감염의 온상이나 되는 듯 몰아가고 있는데, 자중하기 바란다. 또 금지되는 소모임과 행사의 대상은 전국 교회가 아니라 ‘모든’ 종교단체와 시설로 해야 한다. 의료지원, 성금 마련, 마스크 보내기, 사회봉사 등 코로나 방역과 코로나 지원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한 곳이 교회인데, 종교탄압으로 갚으려 한다. 한국교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그리고 고통당하는 환자들을 위해 밤낮으로 기도했고, 기도하고 있다. 총리와 정부는 보다 정중한 자세로 교회와 상의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동시에 본부조치는 바로 취소하고 전국 교회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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