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질병관리본부의 '소통의 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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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이 지방을 살린다] 질병관리본부의 '소통의 힘'을 보며

    • 입력 2020.06.12 06:50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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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우리가 사는 지자체는 정말 소통이 잘되고 있는 것일까요. 즉, 지자체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홍보는 잘 되고 있는지, 의견수렴 과정에서 시민의 뜻을 충분히 받들고 있는지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보통 지역에서는 지역주민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 활동을 합니다. 시장이나 군수는 자신의 개인 계정은 물론, 해당 지자체가 만든 SNS에 소식을 알리기도 합니다. 저는 주민들이 지자체 정책에 대해 무관심하다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주민들이 쉽게 볼 수 있고, 쉽게 알 수 있도록 다양하게 홍보하고 있는지 세심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전국에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질병관리본부는 매일 국민 앞에 브리핑했습니다. 그것은 126일간이나 계속됐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챙겼습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매일 국민에게 보고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사망자 수를 발표하며, 각 지역별 확진자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국민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예방 활동을 해야 하는지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은 신뢰를 보냈습니다. 

    전북 부안군은 높이 10m의 조형물을 인적도 없는 곳에 설치했습니다. 차량만 다니는 도로 옆에 왜 이것을 설치했는지, 조형물을 만든 사람도 이해 못 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조형물을 만든 예산이 3억 원이나 된다는 말에 시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김제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룡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밤이면 시뻘건 조명에 뒤덮인 백룡 때문에 지역 주민은 화들짝 놀랐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넣기도 했습니다. 이 조형물 역시 약 8000만원이나 예산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후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모르지만, 무주군은 이런 상상력을 충분히 뛰어넘는 일을 하려 합니다. 무주의 산 정상에 72억 원을 들여 '로봇 태권V'를 만들려 시도한다는 것입니다. 72억 원의 예산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산 정상에 '로봇 태권V' 만들겠다는 소식을 듣고 발상이 신기하다고 조롱할 정도였습니다. 12층 아파트 규모의 높이라고 하는데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공공조형물로 만든 돈만 1조 2000억원이 지출됐다고 합니다. 물론 유용한 조형물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대부분은 지자체장이나 관공서 장이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1조라는 돈은 어머어마한 국민의 혈세입니다. 만약 정말 생계가 어려운 청소년 가장에게 이 돈이 돌아간다면, 100만 명에게 100만 원씩 줄 수 있는 돈입니다. 전남 신안군도 110억 원을 들여 황금 바둑판을 만들려고 했다가 중단됐는데, 지자체장들이 지역민과 충분히 소통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소통' 절차를 최대한 피하든, 아니면 최대한 형식적인 절차만 통하고 추진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질본'의 브리핑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은 철저히 국민의 편에서 움직인 그들의 행보 때문입니다. 한 명의 국민이라도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들은 국민의 편에서 노력했습니다. 지자체는 지역민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나요? 소통 잘 하는 지자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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