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전반기 성적표] 혈세 사업은 '프리패스'...자리싸움은 '치열'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도의회 전반기 성적표] 혈세 사업은 '프리패스'...자리싸움은 '치열'

    • 입력 2020.06.07 06:55
    • 수정 2020.06.07 07:08
    • 기자명 윤왕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일 열린 강원도의회 제292회 정례회 1차 본회의 모습. (사진=강원도의회)
    지난 2일 열린 강원도의회 제292회 정례회 1차 본회의 모습. (사진=강원도의회)

    2018년 6.13 지방선거로 탄생한 제10대 강원도의회가 지난 2일 제292회 정례회에 돌입, 전반기 의사일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의회는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막판 기싸움을 벌이다 통합당 몫으로 상임위 2석(부의장·교육위원회)을 나눠주며 '협치'를 이어가겠다는 그럴듯한 모습으로 봉합했지만 실상은 암울하다.

    ◇"지사님 하고싶은 것 다해" 혈세 사업 프리패스

    민주당 독주 속에 탄생한 10대 강원도의회 때문에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혈세가 과도하게 투입돼 지역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는 대형사업 관련 예산을 의회가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혈세 투입으로 도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춘천 레고랜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도의회는 지난 4월 열린 290회 임시회에서 강원도가 레고랜드 추가부지 매입비용으로 올린 255억원을 통과시켰다. 이는 강원도가 2013년 중도개발공사에 단 33억원에 매각했다가 7배 정도 오른 가격으로 되사는 것으로 '코미디'같은 예산이었지만 의회는 이를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291회 임시회에서는 레고랜드 주차장 부지매입 추가비용 58억원을 또 통과시켰다. 의회는 해당 안건을 상임위에서 삭감, 모처럼 집행부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척 하더니 예결위에서 이를 부활시키고 결국 본회의에서 '프리패스' 시켜 지역사회의 공분을 샀다.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둔 지난달 19일 오전 강원도의회 정문에서 '레고랜드 좀비예산 편성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윤왕근 기자)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둔 지난달 19일 오전 강원도의회 정문에서 '레고랜드 좀비예산 편성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윤왕근 기자)

    ◇자리싸움은 장고 거듭

    도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은 진영논리에 따라 속전속결로 통과시킨 의회가 자리싸움은 장고를 거듭하며 치열한 수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만 봐도 알 수있다. 전체 46석 중 35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통합당 몫 상임위를 몇석을 줄 것이냐를 놓고 당내 의견이 갈렸다.

    자리 배분을 두고 당내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전반기와 동일하게 2석을 주자는 의견과 부의장 1석이면 된다는 주장으로 나뉘었다. 당시 도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생업과 가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의 자리싸움은 아쉬운 모습이었다. 각종 사안에서 도의회를 모니터링해온 시민단체들은 전반기 도의회에 '낙제점'을 줬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 위원장은 "전반기 도의회는 거수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의원들이 당리당략적인 선택을 계속하고 있는데 의원들 자신이 개별 입법기관이라는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의 소신을 보여 표결 등 의사활동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