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많은 사회 초년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똑똑합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학생이 대학교육을 받았고, 영어에, 어학연수에 스펙은 넘쳐납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받은 교육을 곧바로 써먹기에는 많이 부족해 기업은 다시 하나하나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이런 문제도 있습니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인데, 대학 졸업 및 기본 스펙을 갖추지 못해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과장된 얘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컴퓨터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가 꿈인 아이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 아이는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대회 공모전에서 1등을 거머쥔 경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3까지 자신의 유튜브에 약 700개의 인트로 동영상을 올려놓았고, 3만 명의 구독자와 매일매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집약적인 공부(?)만 했기 때문에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이 전부입니다. 이 아이가 진학하고 싶었던 대학은 서울에 있는데, 스펙 조건이 허락되지 않아 입학이 좌절됩니다. 기업은 기본 스펙이 약하다는 이유로 이 아이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공부 또한 기업이 원하는 핵심 내용이 충분히 반영돼 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 대학생은 매년 평균 700만 원 가까운 등록금을 내고 배웁니다. 그 배움이 현장에서 곧바로 써먹을 수 있는지, 혹은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술을 체험하고 습득할 기회를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캐나다에는 워털루대학이 있습니다. 워털루 공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입니다. 캐나다는 한국으로 말하면 고3의 6개 과목 평균점수로 대학에 입학하는데, 워털루 공대에 들어가려면 평균 90점이 넘어야 가능합니다. 빌게이츠가 직접 날아와 이 학교 출신 학생을 인재로 등용한다는 소문이 넘치면서 그 명성이 더해졌는데, 이들은 1년에 3학기를 공부합니다. 9월부터 1월, 1월부터 5월, 5월부터 시작되는 계절학기, 이렇게 3학기로 나뉘는데, 워털루공대는 반드시 1년에 4개월은 기업에서 CO-OP(이하 코업) 프로그램을 이수해야만 합니다. 한국으로 바꿔말하면 카이스트 학생이 1년에 4개월씩 기업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워털루공대 학생들은 8개월간 엄청 빡빡한 리포트와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4개월간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있는 기업에서 코업해야 하니, 아무리 수재들이라 하더라도 졸업조차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은 이런 과정을 매년 진행하는데, 워털루 학생들은 보통 2~3학년 때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채용된다고 합니다. 대학 명성도 있지만, 인턴 실습하는 학생들을 보며, 기업은 미리 채용을 약속하기도 하고, 보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대학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에서도 워털루 공대의 이런 다양한 코업 프로그램을 시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 지자체, 상공회의소와 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초등학생과 중2 정도 되는 학생들은 미리 자신이 원하는 대학 전공을 지역 대학에서 선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학업이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쓰일지 경험하고, 기업은 해마다 반복되는 코업을 통해 인재를 눈여겨볼 수 있다면 더 좋은 미래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지자체는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