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도정 10년 난맥사업] 2.'사면초가' 레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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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문순 도정 10년 난맥사업] 2.'사면초가' 레고랜드

    • 입력 2020.05.24 06:55
    • 수정 2021.03.29 16:43
    • 기자명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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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공사현장. (MS투데이 DB)
    레고랜드 공사현장. (MS투데이 DB)

    최문순 강원도정이 출범한지 올해로 10년째가 된다. 2011년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출범한 '최문순 호'는 그동안 전국 시도지사 직무수행 긍정평가에서 상위에 링크되는 등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대형 난맥 사업들이 산적해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코로나에 묻혔던 최문순 도정의 대표적인 난맥 사업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와 전세계를 포함해 가장 아름다운 테마파크가 될 것"

    지난 21일 도청 출입기자단을 대동하고 춘천 중도 레고랜드 공사현장을 찾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발언이다. 춘천시민들의 대표적 휴식공간이었던 춘천 중도 106만8000㎡에 일대에 내년 7월 개장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는 레고랜드는 2010년 이광재 강원지사 당선 후 추진, 이후 최문순 도지사가 이어받아 추진하고 있다.

    ◇어긋나기 시작한 레고 블럭
    사업 초기 강원도는 춘천에 한국 최초 글로벌테마파크가 들어온다는 장및빛 기대로 물들었다.

    그러나 사업 운영사인 영국 멀린사가 중도 100년 무상임대를 요구하면서 부정여론이 시작됐고 2014년 중도 지역 대규모 청동기 유적 발굴은 장기간 사업추진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시행사 비리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시공사가 교체되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착공식만 3차례 진행되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로 추진이 한국보다 늦었던 일본은 2017년 나고야에 레고랜드를 개장, 손님을 받고 있었지만 춘천에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눈 씻고 찾아봐도 레고 블럭 하나 볼 수 없었다.

     

    초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21일 춘천 중도 레고랜드 공사현장을 찾아 현장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MS투데이 DB)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21일 춘천 중도 레고랜드 공사현장을 찾아 현장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MS투데이 DB)

    ◇눈덩이 부채·혈세로 조립 중인 레고랜드
    눈덩이처럼 쌓인 부채는 레고랜드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레고랜드 인근 개발을 담당하는 중도개발공사 차입금 중 2140억원은 강원도 보증으로 빌린 돈으로, 내년 11월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그 빚이 강원도로 넘어온다.

    그러나 중도개발공사가 보유한 자본금 잔액은 채 100억원이 되지 않는다. 이 같은 '레고랜드 빚 잔치'에 강원도민의 혈세가 지속적으로 들어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레고랜드 사업부지 추가매입 비용 255억원이 도의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상임위에서 삭감됐다 예결위에서 부활한 주차장 부지매입 추가비용 58억원이 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논란을 일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레고랜드 중단 촉구 범시민대책위 등 시민단체와 일부 정당은 관련 집회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한편 집행부와 도의회를 향한 고발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둔 19일 오전 강원도의회 정문에서 '레고랜드 좀비예산 편성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윤왕근 기자)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둔 19일 오전 강원도의회 정문에서 '레고랜드 좀비예산 편성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윤왕근 기자)

    ◇도의회는 "지사님 하고싶은 것 다해"
    이 같은 혈세 논란에 대해 최 지사는 관련 사업으로 들어간 혈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1일 현장방문에서 최 지사는 "부지 매각사업이 원활하게 진행, 도비 투입은 600억원에서 최대한 늘려 잡을 경우 80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며 "그렇게 들어간 예산 역시 다른 데 들어가는 것이 아닌 부지 사용을 위한 기반시설에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손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도는 중도개발공사로부터 매입한 부지 총 금액 1534억원 중 도유지 매각대금 약 944억원이 중도개발공사로부터 도 세입으로 납부될 예정으로 실제 도비 소요는 590억원 정도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최 지사가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도의회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강원도의회는 잇따른 혈세 지원을 통과시키면서 매번 '거수기'를 자처, 레고랜드를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매번 흘려보내고 있다.

    이같은 도 집행부의 논리에 시민단체는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동철 레고랜드 중단 촉구 범대위 운영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도의회가 운영된다면 해산만이 답"이라며 "도의원들을 상대로 고소고발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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