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자전거 안장 특허, 휴안 김용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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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자전거 안장 특허, 휴안 김용주 대표

    • 입력 2020.05.12 06:55
    • 수정 2023.09.07 12:51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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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김용주 휴안 대표가 8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PPS 안장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김용주 휴안 대표가 8일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PPS 안장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5년 동안 아무런 수익도 없이 자전거 안장만 연구하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안장 하나로 세계를 제패하자는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춘천 동내면 거두리의 휴안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주(58) 대표는 자신이 만든 PPS(Pudendal nerve Protection Saddle) 안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김 대표는 '안장통 없는 즐거운 라이딩'을 모토로 2015년 11월부터 PPS 안장을 개발하고 있다. 배드민턴을 치기 위해 체육관을 드나들면서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엉덩이가 너무 아파 다른 안장을 찾다가 국내에는 마땅한 제품이 없는 것을 알고 직접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타사 안장과는 다른 PPS 안장의 구조. (사진=휴안 제공)
    타사 안장과는 다른 PPS 안장의 구조. (사진=휴안 제공)

    앞서 자신이 운영하던 추모원을 처분한 그는 한림대학교 시니어기술창업지원센터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주변 의사들에게 자문을 받으면서 통증의 원인을 찾았지만, 국내엔 안장을 개발할 회사가 없어 대만의 벨로(VELO)사와 협업을 맺었다. 제품 샘플을 만들어 1년여 테스트를 한 후 제품화 직전까지 이르렀지만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뒤늦게 발견되면서 사업성 하락이 우려 돼 훗날을 기약하며 사업을 중단했다.

    김 대표는 "벨로와의 사업이 모두 엎어진 후 중기청의 '재도전 성공 패키지' 지원을 받아 지난해 6월부터 다시 디자인 작업에 돌입한 후 지난해 말까지 금형 설계와 레일, 쿠션 등을 제작해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완성된 안장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자출사(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 카페 등을 통해 400명의 체험단을 모집, 350여명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이들로부터 들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현재 금형 수정 중에 있다.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치의 4161%를 달성한 PPS 안장.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크라우드펀딩에서 목표치의 4161%를 달성한 PPS 안장. (사진=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김 대표는 이렇게 재탄생된 안장의 시장성을 판단하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와디즈를 통해 PPS 안장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387명의 서포터즈가 모여 목표액의 4161%(4669만원)를 달성하며 정식 출시 전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안장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기술특허 U자형 홈을 설계해 통풍으로 인한 쾌적함과 동시에 엉덩이뼈를 감싸주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바른 체형과 안정감 있는 자세를 유지해 안장통을 느끼는 접촉 부분의 압박을 해결한 것이 인기의 주된 비결로 꼽힌다. 

    여기에 안장의 높낮이와 앞뒤 기울기, 핸들과의 거리 등 자신의 몸에 맞는 피팅을 하면 안장통 없이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휴안에서 획득한 특허 및 디자인 등록증. (사진=방정훈 기자)
    휴안에서 획득한 특허 및 디자인 등록증. (사진=방정훈 기자)

    이 같은 독창성과 기술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인정했다. 국내에서는 3개의 특허 등록을 했으며 중국, 일본, 유럽연합 등 7개국에서도 디자인 등록을 마쳤다.

    특히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과정에서 자전거 강국인 일본의 9개 업체로부터 동시에 휴안의 독점계약 의뢰를 받으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김 대표는 이들 중 한 업체와 독점 계약을 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크라우드펀딩 마켓인 마쿠아케에 입점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국내 공영홈쇼핑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PPS 안장을 통한 자신의 성공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PPS 안장이 상용화되면 생활이 어려운 분들이 영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그들에게 약간의 보탬이 되고 싶다"며 "사업이라는 것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이득을 남기는 것이라지만 저는 저로 인해서 어려운 분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져 그 분들도 좀 더 나아진 경제생활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PPS 안장의 쿠션과 레일의 튼튼한 접착을 위한 제작 과정. 일정한 온도로 하루 정도 보관해야 한다. (사진=방정훈 기자)
    PPS 안장의 쿠션과 레일의 튼튼한 접착을 위한 제작 과정. 일정한 온도로 하루 정도 보관해야 한다. (사진=방정훈 기자)

    그는 앞으로 자전거 안장을 넘어 앉아서 일하는 분들을 위한 쾌적한 방석과 오토바이 안장을 개발할 계획이다. 대리점에 가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고 교체할 수 있는 형식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다.

    그는 "누구든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게 안장을 개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소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자신의 성공 비결을 말했다. 

    또 "사업에는 자금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른 이들의 투자를 급한 마음에 무조건 받기보다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며 예비 창업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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