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유치실패] 대규모 국책사업 잇따른 '춘천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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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유치실패] 대규모 국책사업 잇따른 '춘천 패싱'
  •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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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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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강원 미래 과학 포럼이 지난달 23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재수 춘천시장, 허영 춘천갑 국회의원 당선인 등 관계자들이 방사광 가속기 유치 호소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윤왕근 기자)
제2회 강원 미래 과학 포럼이 지난달 23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재수 춘천시장, 허영 춘천갑 국회의원 당선인 등 관계자들이 방사광 가속기 유치 호소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윤왕근 기자)

1조원대 대규모 국책사업인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 뛰어든 춘천이 고배를 마시면서 또 다시 정치력에 밀려 '춘천 패싱', '강원 패싱'을 당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유치전에서 경북 포항, 전남 나주, 충북 청주(오창)와 대결했던 춘천은 6일 대전에서 과기부 주관으로 열린 서류심사, 발표평가 이후 나주와 청주로 후보지가 압축되면서 결국 포항과 함께 1차 관문을 못넘고 낙마했다.

사실 단순 입지적 여건으로만 봤을 때 춘천은 꽤 매력적인 후보지였다. 춘천시가 강조했던 것처럼 춘천은 방사광가속기 수요기관의 52%가 몰려있는 수도권과 가장 빠른 접근할 수 있는 최적지였고, 이에 춘천시는 남춘천 IC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광판리 121만2000㎡ 부지에 가속기 혁신도시를 제공, 수도권에서 단 40분 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

또 지진에서 안전하다는 것도 이점이었다. 춘천은 국내에서 지금까지 보고된 주요 활성단층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이고 2000년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유력후보지로 떠오른 전남 나주는 최근 인접한 해남 일대에서 3.1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는 등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또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시행하는 해당 사업의 성격상 매번 국책사업 유치에서 밀려왔던 강원도와 춘천은 가장 적합한 후보군이었고 또 접경지라는 상징적 조건도 갖춘 셈이었다. 실제 이날 발표평가에서도 심사위원들은 춘천의 입지조건이나 '가속기 혁신도시' 구상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과정을 볼 때 결국 이번 실패는 '힘의 논리'에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지난 총선 기간 이미 나돌았다. 실제 총선 일주일을 앞둔 지난달 8일 광주를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전남 나주에 구축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뭇매를 맞고 철회한 일이 있다.

실제 전남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표밭이고 전남은 유치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민주당인 총선 호남권 당선자 28명을 총동원하는 등 '파워게임' 전략을 썼다. 강원도의 경우 도지사-시장-국회의원 '민주당 원팀'에 기대를 했지만 '전통적인 텃밭'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 다시 증명된 순간이었다.

또 시민, 도민 차원의 붐업 조성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나주시는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전 도민적 운동을 벌여 호남권 서명운동에 230만명 동참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충북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강원도는 도의회 차원, 강원권 국회의원들의 결의문 정도에 그쳤다. 실제 춘천 내에서는 '강원도 무관심'론이 파다하게 돌기도 했다.

이 같은 '춘천 패싱'은 이번이 비단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제3정부통합전산센터 유치 경쟁에서 나섰던 춘천은 대구에 고배를 마셨고 혁신도시는 같은 강원권인 원주에, 태권도공원은 전북 무주에 뺏기는 등 대형국책사업 유치전에서 번번이 탈락한 바 있다. 이에 강원도는 이날 오전 방사광가속기 낙마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 중앙에 액션을 취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상태로, 정치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윤왕근 기자 wgjh65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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