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등록금 반환소송에 비춰 본 한국 교육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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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대학 등록금 반환소송에 비춰 본 한국 교육현실

    • 입력 2020.05.08 06:50
    • 수정 2020.05.08 08:29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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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김경수 여의도아카데미 마케팅연구소장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온라인 강의만 듣게 된 미국 대학생들이 대학 측을 상대로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에 나섰다고 합니다. 미국 명문대학도 이번 소송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하는데,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사립대학들이 과연 학생들의 이런 요구에 어떻게 부응할지 귀추가 주목되는데요. 

    저는 최근 이런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2018년도 학생 1인이 내는 대학 평균등록금은 612만원이라고 합니다. 등록금 이외에도 거주비, 통신비 등 또 다른 비용 부담까지 합하면 절대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2018년 대학 졸업자의 평균 취업률은 54.2%로, 거의 반절 이상이 대학 졸업 후 실업자로 전락하는 신세라고 합니다. 

    대학 교육의 근본 목적을 꼭 취업률 수치로만 말할 수 없지만, 비용과 시간을 4년 넘게 투자한 결과치고는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게다가 초등학교부터 사교육으로 지출한 비용까지 더한다면 이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캐나다 토론토대학을 졸업한 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캐나다의 대학 입학은 한국보다 훨씬 쉽지만, 졸업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1학년 입학했을 때와 졸업 학년을 비교해보면, 학생 수가 반절 이상 사라질 정도로 중도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고 하는데요.
     
    대학 입시는 12학년(한국으로 하면 고3) 6개 과목의 평균 점수로 결정되며, 캐나다 최고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6개 과목의 평균 점수가 90점을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각 과목 점수는 철저히 내신과 시험으로 나뉘고, 100점을 기준으로 내신이 70%, 시험이 30% 정도이며(학교마다 다름), 내신은 거의 매일 주어지는 과제를 얼마나 성실하게 제출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에세이 쓰기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얼마나 수준 높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토론토대학. (사진=셔터스톡)
    캐나다 토론토대학. (사진=셔터스톡)

    즉, 학교 정규 교육 과정만 충분히 따라가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고등학생도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세 시 반까지 수업하고, 이후에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학교에 남아 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짜 어려운 것은 대학에 입학한 후, 졸업하기까지의 공부 과정이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말하면 고3을 4년 이상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캐나다에서 주요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면, 그만큼 기업에서 실력자로 인정받아 취업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지만, 또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세계의 고용시장은 얼어붙고,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모를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제 곧 학생들이 등교해 학교마다 학사관리가 시작되겠지만, 대학이 학생의 미래를 키우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내는 진정한 상아탑 구실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걱정이 됩니다. 미국 US NEWS가 발표하는 매년 전 세계 대학 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은 120위권 밖에 있습니다. 100위권 안에 중국의 대학, 싱가포르, 일본의 대학들은 많이 있는데, 우리는 계속 경쟁력이 퇴보하는 느낌이 듭니다. 여러분도 저와 비슷한 생각이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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