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의 세상읽기] 세련된 도둑은 물건을 훔치는 대신 상품의 가격표만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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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담의 세상읽기] 세련된 도둑은 물건을 훔치는 대신 상품의 가격표만 바꾼다

    • 입력 2020.04.22 06:50
    • 수정 2020.04.22 07:01
    • 기자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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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김학성 강원대학교 명예교수·한국헌법학회 고문

    다윈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의사였고, 평생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다. 그의 아내 엠마 웨지우드 역시 영국의 유명한 가문 출신이었다. 도자기로 유명한 웨지우드 가문이었다. 엠마는 독실한 신자였고 자녀에게 세례를 받게 했다. 다윈은 에든버러 의대를 다녔지만 의학에 흥미를 갖지 못해 중도에 그만뒀고, 아버지가 의사가 아니면 목사가 어떻겠냐고 해서, 케임브리지 신학교를 다녔다. 그는 생물학의 뉴턴으로 불릴 정도로 저명한 학자였기에,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뉴턴 옆자리에 묻히는 영예를 얻었다. 다윈의 절친이며 지지자인 진화론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도 웨스트민스터에 묻혔다.

    다윈은 크리스천이었다. 다윈이 성경 교리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불신자들은 영원히 벌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 아버지, 형, 가장 좋은 친구가 거의 모두 이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첫째 딸 앤이 10살 때 사망했는데, 간절히 기도했지만 하나님이 이를 거둬간 것에 대해 매우 절망했다고 한다. 그가 기독교와 결별한 이유로 여겨진다.

    다윈의 진화론은 진화론 사상의 선구자인 라마르크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다윈은 종간 진화의 원인을 ‘의지나 욕구’로 본 라마르크와 달리 과학적으로 진화요인을 찾았는데, 물리적 환경(공기·땅·흙)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다윈의 진화론은 첫째, 돌연변이의 양적 축적이 ‘종간 진화’의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고 봤다. 사육사 등의 인위선택으로 새로운 품종이 만들어지듯, 자연선택에 의해서도 변종이 생긴다고 봤다. 비지성적 원인인 자연선택으로부터 우연한 종간 변화를 상상하지만, 우연도 봐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우연한 원인은 천재적 작업을 할 수 없다.

    둘째, 자연선택을 창조주로 보기에 신 없는 창조를 가능하게 해줬고, 세속에게 집단적 안도의 숨을 쉬게 했다. 자연선택을 창조, 그것도 방향성 없는 창조로 이해하고, 시간만 지나면 더 복잡한 생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잘못된 신념일 뿐이다. 진화가 틀렸다는 것에 거대한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자연선택은 진화론을 구출해주지 못한다. 신에 대한 거절로 방향을 잃었다.

    셋째, 동물진화를 사람으로 확대 적용했고, 동물진화에서 육체는 물론 도덕과 양심도 진화할 수 있다고 했다. 동물의 모성애, 주인에게 보이는 애정 등을 보면서, 그것이 점차 발달하면 도덕감각이 생긴다고 하고 동물도 사회적 본능을 가진다는 것이다. 진화론이 생존투쟁과 적자생존을 근간으로 한다지만, ‘도덕, 양심, 사회적 본능’마저도 적자생존으로 가능하다는 데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말과 글은 ‘생각·사상’을 ‘유지·전달’하는 도구인데, 동물에겐 감정을 표출하는 소리는 있으나 개념을 갖춘 언어는 없고, 물론 글도 없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인데, 매우 실망스럽다.

     

    다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찰스 다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윈은 훌륭한 학자였다. 오랫동안 깊은 사색과 관찰과 종간 변화를 연구했고, 당시 도덕의 기준이었던 기독교에 대해 갈릴레이의 심정으로 자신의 견해를 주장했기에 소신도 갖췄다. 또 그의 많은 업적과 집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평생 꾸준히 학문의 세계를 벗어나지 않고 연구에 전념했다. 게다가 그의 학문적 솔직함이 훌륭하다. 종의 기원에서 자기 이론의 한계를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땅을 파기 시작하면 중간화석이 넘쳐날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발견되는 화석들이 자신의 이론에 증거가 되기는커녕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윈은 위대한 학자는 아니다. 지나친 상상에 매몰돼 객관성을 놓쳤고, 잘못된 신념으로 방향까지 잃었다. 그의 주장은 과학설 가설에 불과했는데, 그 가설이 인류 전체를 근본부터 뒤집어 놓았다. 그로 인한 폐해는 실로 엄청났다. 신을 대항하고 저항하려는 사람에게는 희망을 줬겠지만, 그가 엎지른 물은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입증되지 않은 과학적 가설을 아직도 연구 중에 있다고 해서는 안 된다. 거짓일 뿐이다. 

    종의 기원 이후 160년이나 지났건만, 단 한 개의 진화증거가 제시된 바 없다. 그런데도 진화를 과학이라고 우긴다. 유명한 진화론자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에서 “신은 착각이고 날조됐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적설계에 의해 세상이 창조됐다는 주장은 ‘설계자 자신의 기원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라는 모순에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이런 예상질문에 성경(출애굽기)은 답을 제시하고 있는데, 하나님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했다. 미생물이 ‘스스로’ 발생했다는 주장보다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말씀에 더 권위가 있어 보인다. 신뢰가 가고 든든하다. 무신론자들은 창조주를 떠나서는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마치 설명할 수 있는 척한다. 그들은 신이 없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없기를 바랄 뿐이다.
     
    상점에 도둑이 들었는데 물건은 훔치지 않고 상품의 가격표만 바꿨다. 수천만 원을 만원에, 천 원을 수백만 원으로 고쳤다. 상점은 뒤죽박죽됐고, 이를 알아차리고 정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탄은 인생의 가치를 모르게 하고 그 가치를 전도(轉倒)케 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 오늘날도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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