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네이처앤드피플' 김찬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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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네이처앤드피플' 김찬중 대표

    • 입력 2020.04.22 06:55
    • 수정 2023.09.07 12:51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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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지역의 고유 자원을 사업화, 대안적인 자영업 생태계를 제안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돕기 위해 ‘우리동네 크리에이터’를 연중 기획으로 보도합니다. <편집자>

     

    김찬중 네이처 앤드 피플 대표가 20일 오전 '카페 더 피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김찬중 네이처 앤드 피플 대표가 20일 오전 '카페 더 피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정훈 기자

    "저희는 기존의 경제 논리와 행정 시스템에서 탈피해 장애인이나 난민, 자연 등 사회적 문제를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로 창조·발전시켜온 종합 디자인 회사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들과의 상생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좀 더 풍요로운 삶의 질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20일 오전 춘천 조양동의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자리 잡은 사회적 기업 '네이처 앤드 피플' 건물 1층에는 '카페 더 피플'이라는 휴식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찬중(38) 대표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기업의 정체성에 대해 밝혔다.

     

    '네이처 앤드 피플' 회사 소개. 사진/홈페이지 캡처
    '네이처 앤드 피플' 회사 소개. 사진/홈페이지 캡처

    '네이처 앤드 피플'은 기업 브랜딩에서 편집 디자인, 홍보 마케팅까지 폭넓은 디자인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디자인 회사다. 콩기름 인쇄, 재생용지, 저잉크폰트 등을 사용해 환경 오염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통한 약자와의 상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처 앤드 피플'은 2016년 업싸이클링 사업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더 이상 과수가 열리지 않는 망고나무를 거둬들인 다음,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및 난민들을 그릇 제작에 참여시켰다. 이렇게 만들어진 망고나무 그릇을 국내에 들여와 수익금의 일부로 다시 난민촌에 과수원을 조성, 이를 통해 난민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에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멸종 위기 동물들의 스토리를 디자인에 담아낸 백팩과 머그컵도 만들어 함께 지원했다. 난민들은 이를 통해 의식주는 물론 자녀들의 학교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국내에 판매했던 망고나무 그릇. 사진/방정훈 기자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국내에 판매했던 망고나무 그릇. 사진/방정훈 기자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국내에서의 판매가 저조하기 시작했고, 태국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이 같은 사업을 펼치면서 국내의 장애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종합 광고·디자인 회사로 재탄생했다. 

    김 대표는 지역 내 발달 장애인 10명을 고용해 캘리그라피와 백그라운드 제거 작업 등 광고·다지인 교육을 실시하고 사업에 직접 참여시키며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다. 전체 직원이 27명인 것을 고려하면 30% 넘는 비율이다. 

    특히 '카페 더 피플'에서 근무하는 발달 장애인 바리스타의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바리스타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실력도 겸비했다.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의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의 모습. 사진/방정훈 기자

    그는 "발달장애인들이 성인이 되면 행정적 지원으로는 한계가 발생한다"면서 "이들이 한 명의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립을 도와주는 것은 시민사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학생 때부터 이러한 모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일반기업 퇴사 후 실행에 옮겼다. 모두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의사결정 역시 직원들 모두가 참여하고 이익 분배도 정해진 원칙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네이처 앤드 피플'의 이러한 가치관은 광고와 디자인에도 녹아있다. 디자인 그 자체에서 나아가 그 안에 콘텐츠와 문화, 클라이언트의 가치관을 녹이기 위해 일반 디자인 회사보다 몇 배의 시간을 투자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진행한 광고 디자인 사업 사진/홈페이지 캡처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진행한 광고 디자인 사업 사진/홈페이지 캡처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청와대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강원도, 춘천시, GS, 현대자동차 등 30여곳이 넘는 공공부처와 대기업의 광고·디자인에 참여했다. 

    앞으로도 김 대표는 장애인 연계고용 제도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의 고용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애인 연계고용 제도란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 의무가 있는 100인 이상의 사업주가 연계고용 대상 사업장(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도급을 주고, 그 생산품을 납품받는 경우 부담금을 감면하는 제도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100인 이상의 사업장에 광고·디자인 도급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저희와의 연계를 통해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세금을 줄이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납부금이 줄어들어 좋고 저희도 장애인들의 자립 기회가 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밝혔다.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한 이스레타 백팩과 양 인형. 사진/방정훈 기자
    '네이처 앤드 피플'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한 이스레타 백팩과 양 인형. 사진/방정훈 기자

    김 대표는 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직원 전용 휴게소 겸 카페로 활용하던 1층 공간을 일반인들에도 공개했다. 그는 "이 카페를 외부에 오픈한 이유는 외부인들에게 커피를 한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발달 장애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친숙함을 느끼길 바래서다. 이를 통해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그 일환으로 발달 장애인들을 표현한 양 인형을 제작해 나눔으로서 지역사회에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 대해 "정말 고민을 많이 한 다음 창업을 하길 권한다. 저 같은 경우도 많은 곳을 탐방하고 오래 공부했다"며 "특히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격려하고 협력하다 보면 종종 찾아오는 위기를 잘 넘기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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